두드려라, 데이터 세상이 열릴 것이다
두드려라, 데이터 세상이 열릴 것이다
  • 승인 2016.02.10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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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영 영남대 사이버감성연구소 연구원
얼마전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을 비롯해 ‘응답하라-’ 시리즈는 당시의 시대를 관통하는 소품들과 코드들을 기막히게 배치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 중 90년대를 다룰 때 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개인용 컴퓨터와 PC통신 문화였다.

그 즈음 정규 초중 교육과정에도 컴퓨터 과목이 신설되었다. 그리고 그로부터 20여년을 지난 현재, 2018년부터 한국의 정규 교육과정에는 ‘소프트웨어 코딩’ 과목이 포함될 예정이다. 영국을 비롯한 IT 선진국들에서는 이미 코딩 교육을 정규 수업에 포함시켜 왔다.

흔히 하는 오해 중에, 코딩 교육이 게임 관련 혹은 프로그래머를 육성하려는 게 아니냐는 눈초리를 보내기도 하는데, 전혀 다른 이야기이다.

다음 세대의 주역들은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 기기를 가지고 놀던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임과 동시에, 컴퓨팅적 사고(Computational Thinking)로 세상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세대가 될 것이다.

즉, 일상생활의 문제들을 기호로 추상화하고 이를 다시 처리, 풀이하는 문제해결 능력을 갖춘 세대를 말한다.

산업의 기반이 컴퓨팅으로 집약됨으로써 분야에 상관없이 이러한 사고를 바탕으로 데이터를 다루고, 원하는 것을 만들어내는 능력이야말로 미래 산업에서 필요로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능력은 다음 세대로 미뤄둘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당장 현재를 살고 있는 세대들에게도 눈앞에 닥친 현실이다. 데이터가 폭발하는 현 시대를 몸소 겪고 있는 이들에게 각자의 분야, 전공, 직종은 구분의 의미가 없다.

최근, 데이터 시대를 맞이한 이들의 열망을 가까이에서 목격한 바 있다. 대구 지역의 빅데이터 스터디모임에서 빅데이터를 주제로 공부를 지속해 나가다 관련 분석 툴에 대한 책까지 출판한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이들이 전문적인 공학계열 사람들이 아니라 인문, 사회과학 분야 사람들로 구성된 스터디모임에서 출발했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비전공자들의 수준에서 빅데이터을 어떻게 다루고 분석할지에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에 책의 내용도 보다 쉽게 접근하도록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그렇다고 책의 수준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책의 세부 내용은 빅데이터 분석 툴로 소개된 노드엑셀(NodeXL)의 개발자 Marc Smith와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 아래 진행되었다. 미국에서도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노드엑셀의 쉬운 활용서가 출간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일이지 않을 수 없다.

비전공자들의 데이터를 향한 뜨거운 관심은 세계적인 추세에 있다. 온라인을 통해 세계 수준의 교육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는 온라인 공개 강좌(Massive Open Online Course, MOOC)의 대표적인 업체인 코세라(Coursera), 에덱스(edX)등의 상위 강의 목록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코세라는 스탠퍼드, 콜롬비아, MIT등의 대학에서 제공받은 다양한 분야의 약 1천여개 이상의 강의를 서비스하고 있는데, 사용자 수 만해도 작년 9월 기준으로 1500만명을 넘어섰다.

흥미로운 것은 작년 말 코세라가 공개한 2015년 인기 강의 목록이다. 상위 10개 중 절반 이상이 데이터와 관련된 주제였다.

대표적인 강의에는 ‘엑셀로 데이터 분석하기’, ‘모두를 위한 프로그래밍’과 같이 전문 교육과정이 아닌 기초 수준을 대상으로 한 강의들이 꼽혔다.

이와 같은 현상은 또 다른 MOOC 중 하나인 에덱스의 인기 강의 목록에서도 동일하게 발견되었다. 에덱스의 가장 인기 있는 강의는 ‘비전공자를 위한 프로그래밍’강좌였는데, 80만명이 수강했다고 알려졌다.

MOOC 강의가 전 세계를 대상으로 공개되어 있다는 점에서, 세상의 관심이 어디로 향해 있는지 극명하게 드러나는 지점이다.

사회과학 분야를 전공으로 한 필자가 빅데이터를 얘기할 때 종종 인문 사회 분야에서 빅데이터를 다루느냐는 질문을 받곤 한다.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다면 하루 동안 본인이 사용하는 디지털 기기들과 쏟아내는 디지털 흔적들을 다시한번 뒤돌아보라고 말하고 싶다. 이미 분야의 경계는 무너졌다. 그리고 그 다음은 이 데이터를 어떻게 다루고 활용할 줄 아는 이들을 향해 열려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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