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싸 황금연휴” VS “우린 그림의 떡”
“앗싸 황금연휴” VS “우린 그림의 떡”
  • 곽동훈
  • 승인 2016.04.26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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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6일 임시공휴일 추진에 시민들 엇갈린 반응
공무원·대기업 근로자
“여행 가자” 크게 반겨
워킹맘은 자녀 걱정
쉴 수 없는 알바생도
“시급이나 올려 줬으면”
지난 25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어린이날 다음날인 내달 6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 줄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 나흘간의 연휴가 발생하면 내수진작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임시공휴일’이라는 단어가 연일 포털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하며 많은 관심을 받고 있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어린이날인 다음달 5일부터 주말까지 이어질 나흘간의 ‘황금연휴’를 기대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어차피 쉬지 못해 ‘그림의 떡’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일단 기대치 않던 사흘 연휴가 올수도 있다는 기대감에 가장 들뜬 모습을 보인 건 공무원들과 대기업 직장인들이었다. 이들은 여행계획을 짜는 등 임시공휴일 지정을 크게 반기는 분위기였다.

수성구 소재 한 은행에 근무하는 K(37)씨는 “이번에 임시공휴일이 지정되면 가족들과 함께 속초나 제주도에서 가족동반 연휴를 다녀 올 예정”이라고 즐거워했다.

대구 한 지자체 공무원 L(33)씨도 “뜻밖의 임시공휴일로 인해 연휴가 되면 친구들과 설악산 풍경을 보러갈 계획”이라며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

반면, 어린 아이를 맡길 곳 없는 워킹맘과 시급을 받는 아르바이트생 등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근로자들은 임시공휴일이 그야말로 ‘그림의 떡’이라고 말한다.

지역 부품생산업체에 다니는 워킹맘 P(여·35)씨는 “임시공휴일이 지정되더라도 출근을 해야하는데 어린이집은 쉰다고 하니 5살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친정에 부탁해야 한다”며 “주변 워킹맘들도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서 오히려 혼란스러워 한다. 아직까지 임시공휴일 지정이 확실하지도 않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고 했다.

대구 동구 한 편의점에서 시급 ‘알바’로 일하는 C(25)씨는 임시공휴일에 대해 “우리 같은 알바생은 공휴일도 시급은 그대로다. 군대 제대 후 복학하려면 등록금이 만만치 않은데, 안쉬어도 되니까 공휴일엔 시급이라도 높여줬으면 좋겠다”며 씁쓸해 했다.

시민사회단체와 사회분야 전문가들은 “우리사회 각 분야에서 임시공휴일이 달갑지 않은 사람들이 적지 않다”면서 “국민 모두가 고루 임시공휴일의 즐거움을 누리며 마음 편히 휴식할 수 있도록 ‘임시공휴일 소외계층’에 대한 세심한 지원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취업 사이트 인크루트가 임시공휴일로 지정됐던 지난해 8월 14일, 기업 규모별 휴무여부를 조사한 결과 종업원 수 1천명 이상의 대기업의 경우 63%가 임시공휴일에 쉰다고 답한 반면 중견기업은 28%, 중소기업은 19%에 그쳤다.

곽동훈기자 kwak@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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