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관 마저 ‘백지화’라니 …
한국문학관 마저 ‘백지화’라니 …
  • 승인 2016.06.26 18:0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립한국문학관을 문향의 도시 대구로 유치하기 위한 큰 걸음에 족쇄가 채워졌다. 남부권 신공항 백지화를 선언한 정부가 한국문학관 입지 발표도 백지화시킨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4일 “지방자치단체 간 유치경쟁이 과열되면서 후보지가 선정되더라도 반발과 불복 등 후유증이 우려된다”며 “현 상황에서 건립후보지 선정을 서두르는 것이 최선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당초 계획을 변경, 조정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심한 정부다. 경쟁이 치열한 것이 무서워서 입지발표 계획을 중단하다니. 신공항 입지선정에서 보여 준 것처럼 갈등조절 능력을 상실한 정부가 아닌가.

기가 막힐 소식에 대구예총과 대구문인협회 등 문학 관련 단체들과 시민들이 발끈했다. “지자체 간 경쟁이 뜨겁다고 문학관 부지조차 선정하지 못하는 정부가 무슨 합리적 대안을 내겠다는 것이냐, 공모하면 유치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는 것도 몰랐다는 말이냐”며 분노를 터뜨렸다.

장호병 문인협회 회장은 “대구는 지난 6개월간 치밀한 준비와 함께 한국문학관 문제로 지역 간 갈등 유발은커녕 폭넓은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경북, 경남 등과 유기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유치 경쟁을 이유로 국책사업추진을 무기한 연기하는 것은 신뢰 원칙에 어긋난다. 참으로 황당하다”고 말했다.

한국문학관은 우리 문학과 문학인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관리, 보존 및 조사하는 박물관인 셈이다. 오는 2019년까지 국비 446억원을 투입해 3만3천여㎡ 부지에 건설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도서관과 기록관, 박물관 기능까지 망라될 가능성이 높은 이 한국문학관은 문학진흥법 관련 조항에 명시된 사업을 잘 수행해 나가기 위해 전시관과 공연장 기능까지 더해야 할 상황이니 이 국립한국문학관이 들어서는 지역은 활용도가 막대한 대규모의 국립문화시설물이 되는 셈이다.

유치 열기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가치 있는 사업이란 의미다. 따라서 만난을 무릅쓰고 추진하는 것이 순리다. 신공항 입지선정에 영남권이 크게 반발하는 것은 당초 논의 대상이 아닌 김해공항을 끌어넣는 비논리적인 억지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문학관의 경우 객관적이고 투명한 잣대로 선정하고 그 결과를 발표한다면 어느 지자체라도 승복하게 돼 있다. 공모절차를 거쳤으므로 가장 경쟁력 있는 지역을 선정하면 된다. 경쟁이 뜨겁다고 부지선정을 못하는 정부가 무슨 일인들 할 수 있겠는가. 당초 일정대로 추진하기 바란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