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물 다 튀는 매대에 관리비 압박
빗물 다 튀는 매대에 관리비 압박
  • 정민지
  • 승인 2016.06.23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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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서문시장 야시장 흥행에 가려진 속사정

<上> 야시장 상인 불만 고조

市 장마대책 실효성 우려

영업신고증 발급 늦어져

개장 3주만에 카드결제

상인들 “규제 너무 많아

인근 점포 얻는 게 더 낫다”
/news/photo/first/201606/img_201000_1.jpg"서문시장
대구 서문시장 야시장의 한 매대에서 조리시 발생하는 연기가 앞쪽으로 퍼지자 한 여성이 고개를 돌리고 있다. 윤관식기자
“빛 좋은 개살구다. 규제가 너무 많다. 국가에서 하는 거라 심사까지 받고 들어왔는데 처음 이야기와 다르다.”

지난 21일 오후 11시께 대구 중구 서문시장 야시장의 한 상인은 당초 2명이 함께 시작했지만 최근 한 명이 그만두었다고 했다. “장사가 안되는 건 아니지만 둘이서 할 만큼 벌이가 좋은 것은 아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인근 점포를 얻는 편이 낫다는 생각도 든다.”

대박난 것으로 소문난 대구 서문시장 야시장이 화려한 겉모습과 달리 매대 셀러와 기존 상인, 양측에서 불만이 나오고 있다.

흥행 성공의 이면에는 수주째 지연되는 영업신고증 발급과 대책없는 장마, 얼마나 뛸 지 모를 관리비 등 야시장 상인들의 불안감이 자리잡고 있다. 기존 상인들의 불편한 심기도 찜찜하다. 쓰레기, 소음, 주차난 등 상인들을 통해 서문야시장이 보완해야 할 점을 짚었다. (편집자주)

◇‘비오는 날=공치는 날’ 되나

대구 중구 서문시장 야시장에서 육포를 판매하는 A씨는 코앞에 닥친 장마가 가장 큰 걱정이다. 숯불을 쓰는 A씨는 윗부분 외 사방이 뚫린 매대가 비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그는 “최근 비가 왔는데 매대에 장착된 캐노피(차양)가 앞은 막아줬지만 옆에서 비가 들이닥쳐 엉망이 됐다”며 “대구시도 별다른 대책이 없는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대구시는 장마대책에 대해 장기적으로는 ‘아케이드 추가 설치’와 ‘매대 연결’ ‘가림막 활용’ 방안을 내놨다. 추가 아케이드는 현재 매대 위쪽에 설치된 반 아케이드 위에 40억원을 들여 만들 예정이다. 지난 22일 대구시의회 추경안 심사를 받았다.

정기영 서민경제 팀장은 “현재는 예산편성 여부는 반반”이라며 “올해는 매대에 장착된 캐노피를 활용하고 매대를 연결해 공간을 없애는 것도 고려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매대 연결 현실화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혼잡이 가중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추가 아케이드 역시 내년 상반기에나 공사를 시작할 수 있고, 이미 설치된 아케이드 위에 덧씌워 예산낭비라는 지적도 나올 수 있다.

◇카드결제 지연, 대구시·중구청 남탓

서문야시장을 찾는 방문객 중 상당수는 카드결제가 되지 않는 점에 불편을 느꼈다. 시민들은 노점이라 당연히 카드결제가 힘들다고 여겼지만 이유는 따로 있었다. 가맹점 등록을 위해 카드사에 제출해야 할 영업신고증 발급이 지연됐기 때문이다.

22일 대구시와 중구청에 따르면 지난 3일 개장 후 3주가 지났지만 아직 영업신고증이 발급되지 않았다. 이유에 대해 양측은 서로 남탓을 했다. 보이지 않는 기 싸움에 중간에 낀 셀러와 방문객의 불편만 계속되는 셈이다.

중구청 조혁규 위생과장은 “서문시장을 조성·운영하는 대구시가 신고 서류를 주지 않았다”며 “가스안전공사에서 가스시설 보완 지시를 내려 지연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모든 준비를 해놨는데 시에서 처리가 늦어지니 우리도 중간에서 곤란한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대구시는 중구청이 지난달 말 ‘식품접객업 시설기준 적용특례 규칙안’을 제정해, 이 규정에 맞추느라 늦어졌다고 주장했다. 중구청은 개별 매대 영업신고증을 받으려면 가스안전점검 검사필증과 매대별 협약서를 제출하라고 대구시에 보완요구를 했다.

글로벌명품시장 육성사업단 전문인력인 이병두 팀장은 “기존에 없던 노점 형태라 중구청에서 규정을 새로 만들었다”며 “구청에서 요구하는 서류보완 때문에 영업신고증이 다소 늦어졌다”고 했다. 다행히 지난 22일 가스안전공사는 점검 결과 LPG를 사용하는 65개 업소에 대해 ‘가스 누출 없음’ 통보를 했다. 매대별 협약서도 체결중이다. 내 영업신고증이 발급되면 이번주부터 카드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관리비 책정 두고 분분, 갈등 불씨 될라

현재 서문시장 관리인력은 총 11명이다. 이들은 오후 7시 30분부터 자정까지 청소, 교통질서, 노점상 단속 등을 담당한다. 꼭 필요한 인력이지만 문제는 비용이다.

셀러 B씨는 “처음에 30만원으로 들었는데 최근에 70만원으로 오른다는 말이 있다”며 “조리장을 사용하면 100만원 정도 내는 거 아닌가 걱정이다”고 말했다. 230여㎡ 규모로 인근 상가에 마련된 공동 조리장은 급수, 조리시설이 갖춰져 재료 준비와 사전 조리가 가능하다. 조리장 임대료는 1년 동안 지원되지만 나머지 사용료는 별도다.

대구시는 전기, 수도, 조리장 이용료에 도로점용료 등 기본 사용료 더하기 관리인력 비용, 차량 이동비 등을 포함, 60만원 선의 관리비를 예상했다. 하루 1t씩 나오는 쓰레기를 처리하는 비용도 매달 600만원 넘어 이 역시 셀러들 몫이다. 미디어파사드 등의 부대 시설 전기료도 포함된다. 상품 매대 역시 50~60만원은 내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구시 경제정책과 관계자는 “3개월 정도는 시에서 지원할 예정”이라며 “당초 예상보다 관리 비용이 많이 나오는 것은 불가피하다. 상품 매대의 경우 관리비 부담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정민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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