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밀양 시·도민
정치권 등 민·관·정 동참
權시장 “지역민에 사과해야”
지난 25일 오후 5시 대구 중구 동성로 야외무대에서 열린 ‘남부권신공항 백지화 진상규명 촉구대회’에서 강주열 남부권신공항 범시도민추진위원장은 참담한 표정으로 말문을 열었다. 강 위원장은 규탄사에서 “세계에서 유명한 전문기관인 ADPi(파리공항공단 엔지니어링)에 용역을 맡겼다고 하나, 결국 이번 논의도 철저한 정치적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지역민의 바람은 두 차례나 물거품이 됐다”고 울먹였다.
이날 야외무대에는 대구와 경북, 밀양 등 시·도민 2천여명으로 가득 찼다. 자리를 잡지 못한 시민들은 무대 주변에 빼곡히 모여들었다. 손에는 태극기와 하얀 풍선을 들고 있었다. 지역 정치권 인사는 물론 대구시 공무원 등도 상당수 참석해 민·관·정이 함께했다.
엄용수 국회의원(밀양·창녕·의령·함안)은 “2011년과 마찬가지로 되풀이된 결과에 밀양 사람들은 말문이 막혔다”며 “애초 밀양과 가덕도의 유치 경쟁은 정치적인 결단에 의해 김해신공항이라는 ‘낙하산 공항’으로 변질됐다. 임시방편인 ‘분노의 공항’에 영남인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무엇보다 정부의 어느 누구도 시·도민들에게 사과하지 않았다”며 ‘사오정 정부’의 태도를 비판했다.
권영진 대구시장도 “믿고 기다린 신공항 결정을 정치적·법적 고리에 엮여 정부는 원칙 자체를 어겼다”며 “적어도 국무총리만큼은 지역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진영환 대구상공회의소 회장은 “신공항 건설의 합리적이고 경제적인 관점을 철저한 검증으로 재평가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형기 지방분권운동본부 상임대표도 “‘지방이 죽어야 나라가 사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싶다. 지방의 단순한 전략적 고리에서 국가 균형발전, 즉 백년대계 프로젝트가 기만당했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는다”며 “지방의 진정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결의문은 △정부의 백지화 및 공약 파기에 대한 사과 △용역 과정의 의혹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 △정책 부재에 대한 대책 △지역 갈등 해소·상생 방안 수립에 대한 요구를 담았다.
김지홍기자 kjh@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