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까지 예술공간 거인
이번 전시를 기획한 썬데이페이퍼 하윤주는 “예술가의 일상 역시 일반인들과 다를 바 없지만, 일반인과는 구별되는 시간을 가지며 이를 ‘작은 사건들’이라 명명한다”며 “‘작은 사건들’은 예술가가 작업을 대하는 시간이자 자세다. 또한 이 ‘작은 사건들’은 그들의 욕망이 투영되어 있는, 생산으로서의 노동이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작가 김선정의 작업은 물과 기름이라는 성질이 다른 두 물질을 한 화면에서 소통한다. 대개 이질적인 물질의 만남은 폭발 혹은 불안을 동반하지만, 작가의 화면에는 이러한 정서들이 보이지 않는다. 서로 섞일 수 없어 각각의 성질을 드러내고 있지만, 이질적인 두 물질을 부드럽게 휘날리고 있는 공기층을 통해 서로 연결하고 대화하도록 이끈다.
김수미는 여러 가지 조형 요소 중 선이 주는 감각에 집중한다. 인체나 꽃의 유기적인 선을 붓으로 표현하던 방식에서 최근 칼을 이용한 투각을 더해 유연한 선과 공간을 창조한다. 그의 작업은 지난한 노동이 백미다. 작업 과정상 수많은 드로잉과 배치 그리고 커팅이 개입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과정은 무겁되 재료인 종이와 커팅으로 인해 결과물은 가벼움 그 자체다. 이는 그의 작업의 차별점이자 매력점이다. 전시는 17일까지. 010-8597-4083 황인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