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김해공항 확장안 검증’ 딜레마
대구시 ‘김해공항 확장안 검증’ 딜레마
  • 곽동훈
  • 승인 2016.07.25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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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기업 용역 참여 기피
외국기업은 막대한 비용
검증 작업 쉽잖아
ADPi 용역 부실 밝혀져도
정부 결정 뒤집기 어려워
면피용 출구전략 의심
대구시의 영남권 신공항 백지화 전후 행보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유일한 출구전략인 김해공항 확장안(ADPi 용역)에 대한 검증마저 ‘딜레마’에 빠졌다.

ADPi 정도의 경쟁력을 갖춘 해외 검증기관을 선정해 검증용역을 맡길 경우 선정비용 부담뿐 아니라 검증이후 여론 수습, 정부 대응 등 많은 문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결국 권영진 대구시장이 영남권신공항 백지화 이후 성난 지역민심을 수습하기 위해 던진 ‘검증 카드’가 되레 ‘자충수’가 될 공산이 커졌다.

다시 말해 김해공항 확장안에 대해 검증한 결과, ADPi 용역보고서 내용에서 부실이나 오류를 찾아내더라도 대구공항 통합이전이란 ‘선물’-부도 가능성이 높지만-을 받아든 대구시의 입장에서 정부를 상대로 김해공항 확장안 폐기와 밀양 신공항 건설을 요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권영진 대구시장이 김해공항 검증카드를 통해 시간을 끌면서 대구공항 통합이전으로 시민들의 관심을 돌린 뒤 면피하려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서병수 부산시장이 가덕도 신공항 무산 시 ‘시장직 사퇴’라는 초강수까지 꺼낸 반면, 권 시장은 ADPi 용역보고서를 검증해 부실이나 오류를 찾아낸 다음, 정부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전혀 의견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25일 대구시에 따르면 영남권신공항 연구용역을 맡은 프랑스의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의 연구결과 보고서를 지난 23일 국토부로부터 건네받았다. 이어 대구경북연구원과의 공조 검증과 함께 해외 공항전문 민간기관과 접촉, 2곳에서 참여 의사를 확인했다. 검증 예산은 수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알려졌고, 대구경북연구원에 용역비로 지원된 예산의 일부를 사용할 계획이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검증작업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민간기업에 검증 용역을 맡기는 게 부적절하다는 내부 의견과 함께 해외 전문 용역기관 섭외의 어려움, 그리고 막대한 용역 비용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국내 민간기업의 경우 국내 전문가와 연구기관이 절대적으로 부족한데다 이들 전문가와 기관이 국토교통부의 눈치를 보며 용역 참여를 기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 관계자는 “이미 호주(1곳)와 미국(1곳) 등의 전문기관과 접촉해 참여의사를 받은 상태다. 최종 선정은 이달 말에서 내달 초 쯤 결정될 예정이며 비용은 최소 수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ADPi 용역검증 이후, 보고서 내용에 부실이나 오류 등을 발견하더라도 대구공항 통합이전을 추진하는 대구시의 입장에서 정부를 상대로 김해공항 확장안 폐기와 밀양신공항 건설을 요구할 수 없을 것이란 ‘현실적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지난 11일 박 대통령이 직접 나서 검증 결과는 공정했다면서 대안까지 내놓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내부에서는 내심 검증을 포기하려는 움직임 마저 감지되는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공항 전문가는 “수억 원이 드는 검증 작업에서 오류가 발견된다 하더라도, 정부가 콧방귀나 뀌겠냐”며 “소수에 불과한 국내 업체들은 국토부의 눈치를 살피며 검증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며, 해외 업체에 맡기더라도 최소 수억 원의 세금이 들어갈텐데 실익이 없는 검증을 대구시가 왜 하려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곽동훈기자 kwak@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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