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낳고 싶지만 돈 때문에…”
“아이 낳고 싶지만 돈 때문에…”
  • 김정석
  • 승인 2016.07.21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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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극복’ 미흡한 대책

정부·지자체 출산 장려정책 저소득층 집중

지역 초보맘 출산·육아 ‘경제적 어려움’ 토로

출산율 전국 1위 전남 해남군 벤치마킹 필요
지난 21일 ‘저출산·고령화 특별대책위원회’가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회의실. 정진엽 복지부 장관은 “저출산은 대한민국의 존립을 좌우하는 가장 큰 위협으로 저출산 극복은 선택의 문제가 아닌 절체절명 과제”며 “정부는 향후 5년이 인구절벽 극복을 위한 마지막 기회라는 절박한 인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최근 보건복지부 내 저출산·고령화 관련 부서 1곳을 추가로 신설하는 등 저출산·고령화 문제 해결을 위해 특단의 조치를 펼치기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대구시의 저출산 문제는 어느 정도 심각하고, 그에 대한 지원책은 얼마나 잘 정비돼 있을까. 대구지역에서 아이를 갖고 키우고 있는 ‘초보맘’들은 입을 모아 대구시의 출산 장려 정책이 미흡하다고 지적한다. (편집자주)

◇가장 큰 어려움은 ‘돈’= 출산과 육아에 감당하기 어려운 경제적 어려움이 뒤따르면서, 지역에서 아이를 갖는 것을 지레 포기하는 이들이 많다.

결혼 후 주택, 자동차 대출 할부금을 갚기도 빠듯한 상황에서 맞벌이까지 포기하고 임신과 출산, 육아에 들어가는 경제적 부담을 떠안기엔 현재 정부가 제공하고 있는 지원 혜택이 터무니없이 부족하기 때문.

대구지역 ‘초보맘’들은 한 목소리로 “출산·육아의 가장 어려운 점은 ‘돈’”이라고 말했다.

김현아(여·31·서구 비산동)씨는 “인터넷 최저가로 20만원어치 분유를 사도 일주일을 못 간다. 나도 내 아이를 남들과 똑같이 잘 키우고 싶어 아이와 함께 문화센터를 다니는데, 이 비용도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정부 지원으론 턱도 없죠”= 대구시는 다양한 출산 장려 정책을 펼치고 있다.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 임산부 건강관리, 태아 기형아 검사,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지원, 고위험 임산부 의료비 지원, 미숙아·선천성이상아 의료비 지원, 기저귀·조제분유 지원 등 다양한 지원책을 시행한다.

문제는 지원책 대부분이 대상자를 저소득 가정으로 한정짓고 있는 데다 알아서 신청하지 않으면 혜택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일례로 ‘기저귀·조제분유 지원’은 기준중위소득 40% 이하의 저소득 가정만이 신청 가능하다.

‘출산축하금’도 전폭적인 증액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시는 2012년 이후 출생한 둘째 이상 출생아에게 축하금을 지원하고 있는데, 둘째아에겐 20만원, 셋째아 이상에겐 50만원을(일부 구·군 제외) 준다.

이은정(여·31·달서구 죽전동)씨는 “출산·육아 지원분야도 다양해져야 하고 지원금액도 증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구시의 경우 둘째아부터 육아지원금이 나오는데 출산율을 높이려면 첫째부터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출산 장려책, 출산율 등락 직결= ‘육아전선’에 뛰어든 엄마들은 출산·육아 지원 정책의 부실이 저출산의 결정적 원인이 된다고 강조한다.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2014년 출생 통계’에 따르면 대구시의 합계출산율은 1.169명으로 전국 평균 1.205명보다 낮았다. 광역지자체 중에서는 서울과 부산에 이어 세 번째로 낮다. 구·군별로는 대구 남구 0.870명, 서구 0.958명, 중구 0.996명 등으로 낮았다.

반면 달성군의 합계출산율이 1.505명으로 대구지역 구·군 중 가장 높아 눈에 띄었다. 달성군은 지역에 1년 이상 거주한 가정에 한해 첫째아 10만원, 둘째아 70만원, 셋째아 이상 150만원 등 훨씬 많은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결국 출산·육아 지원 정책이 얼마나 큰가에 따라 출산율이 달라진다는 주장을 뒷받침해주고 있는 것.

◇전국 최고 출산율 해남서 배우자= 이 가운데 전국에서 가장 높은 출산율을 기록한 전라남도 해남군의 출산 장려 정책이 주목 받는다.

해남군의 경우 합계출산율이 2.433명에 달해 전국 평균 1.205명의 2배가 넘는다. 합계출산율이 대체출산율(현 인구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출산율)의 기준인 2.1을 넘는 유일한 지자체다.

이 때문에 해남군의 성과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지금까지 28개 지자체에서 해남군을 방문했고 뉴욕타임즈와 아사히신문, 싱가폴 더스트레이츠타임즈 등 저출산으로 고민하고 있는 국가 언론들도 ‘해남의 기적’으로 해남의 높은 출산율을 대서특필하기도 했다.

해남군은 첫째아 출산 시 300만원, 둘째아 350만원, 셋째아 600만원, 넷째아 이상 720만원의 양육비를 지원하는 파격적 정책을 펴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해 전라남도에서 첫 공공산후조리원을 개원, 다른 시설보다 약 30% 낮은 비용으로 운영 중이다.

출산가정에 쇠고기, 미역, 신생아 내의 등 출산축하물품을 보내는 세심한 배려에서부터 난임부부 시술비 본인부담금 지원, 신생아 무료 이름 지어주기, 산모·신생아 건강관리사 본인부담금 지원 등 다채로운 정책들도 관심을 모은다. 김정석·김용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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