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미 더한 대금연주 기대하세요”
“인간미 더한 대금연주 기대하세요”
  • 황인옥
  • 승인 2016.09.29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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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슬기 첫 독주회

내일 대구문예회관

퓨전국악팀·국악관현악단 등

폭넓은 연주 활동으로 실력 쌓아

전통곡 통해 대금 매력 알릴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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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금연주자 구슬기의 첫 독주회가 10월 1일 오후 7시 대구문화예술회관 비슬홀에서 열린다.
대금연주자 구슬기(25)는 집안에서 돌연변이다. 대학 입시를 앞두고 돌연 국악과를 진학하겠다고 했을 때 그녀의 부모는 당황했다. 당시에는 가족 중 누구도 전통음악과 서양음악 어느 쪽에도 발을 걸친 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완강한 딸의 고집에 결국 부모도 두 손을 들었다.

“입시를 6개월 정도 앞두고 미래를 고민하는데 가슴이 두근거렸어요. 국악과에 가서 대금을 전공하고 싶은 열망이 막 올라왔죠. 한 번도 음악을 전공한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어 부모님도 저도 당황스러웠죠.”

구슬기는 초등학교 방과후학교가 낳은 결실이다. 초등학교 3학년 때 방과후학교에서 단소를 처음 배우고 6학년 때 대금을 접했다. 이후 대금은 빡빡한 학교생활에 활력소가 되는 취미생활 정도로만 유지하다 대학입시를 앞두고 대학 전공으로 마음을 잡았다.

“처음 단소를 배웠는데 의외로 소리가 잘 났고 재미가 있었어요. 6학년 때 악기를 업그레이드해서 대금까지 배우게 됐어요. 취미활동 정도였지만 단소를 손에서 놓지 않았어요. 그래서 고 3때 단소를 전공하겠다고 뒤늦게 결심했지만, 6개월 정도의 짧은 시간에 집중 트레이닝해서 대학에 합격할 수 있었죠.”

대금연주자 구슬기의 첫 독주회가 10월 1일 오후 7시 대구문화예술회관 비슬홀에서 열린다. 실력과 비용 모든 면에서 쉽지 않은 첫 독주회를 그녀는 한참 이른 25살에 실행에 옮긴다. 이 당찬 도전에는 구슬기 특유의 악바리 근성이 작용했다.

구슬기는 현재 ‘2016 대구문화재단 청년예술가육성지원사업’ 선정자로 월 80만원을 지원받고 있다. 이는 이번 독주회를 기획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 그녀는 “‘청년예술가육성지원사업’에 다양한 분야의 실력 있는 국악인들이 지원했는데 내가 됐다”며 “운이 좋았던 것 같다”고 떠올렸다.

악바리 구슬기의 활동영역은 또래 연주자들의 그것을 넘어선다. 그녀는 퓨전국악팀 ‘이어랑’과 전통 민속악에 집중하는 연주단 ‘선풍’, 관현악이 중심인 영남국악관현악단의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20대 중반의 젊은 연주자로서는 드물게 전통과 퓨전, 실내악과 관현악을 넘나들며 다양한 분야의 국악을 섭렵하고 있다.

활동 분야가 넓고 연주 무대가 많은 만큼 감당해야할 공부 또한 적지 않다. 이 무대들 중에서 그녀가 가장 애정을 가지는 분야는 전통국악이다. “대중과 함께 호흡하는 퓨전국악과 보다 깊이있는 전통국악무대, 그리고 관현악단과도 함께 하면서 국악의 전반을 공부하고 있죠. 하지만 가장 중요한 무대는 전통국악이에요. 전통에 정통해야 자유로움이 나온다고 봐요.”

구슬기의 첫 연주회 역시 그녀의 지향점이 반영된 전통국악곡들로 짜여졌다. 우리나라 전통 음악 중 가곡 태평가의 반주를 변주한 ‘청성자진한잎’, 생황의 깊고 부드러운 음색 위로 하늘거리듯 맑고 고운 단소의 가락이 어우러지는 ‘수룡음’, 부드러우면서도 강렬한 계면조와 꿋꿋한 우조의 조화가 특징적인 ‘김동진류 대금산조’, 그리고 창작곡이지만 전통색이 짙은 김영동의 대금연주집에 수록된 ‘파문’ 등이다.

이날 공연에는 대구시립국악단 수석단원인 양성필이 사회를 맡고, 대구시립국악단 단원 박성휘가 생황을, 신재승 프로젝트의 신재승이 장구를 맡는다.

첫 독주무대를 준비하면서 공연장을 잡고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진행하는 모든 것을 혼자 감당하며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는 구슬기. 완벽한 무대에 대한 중압감보다 무대를 즐기며 인간적인 감성이 묻어나는 연주를 들려주고 싶다는 나이답지 않은 성숙한 포부를 밝힌다. .

“저는 무대 체질인 것 같아요. 무대에 올라가면 무의식적으로 즐기는 자신을 발견하곤 하죠. 연주자에게는 좋은 끼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연주는 누구보다 진중하게 하는 연주자가 되고 싶어요. 연주에 인간미까지 담아내며 대중들에게 대금을 알리고 싶어요.”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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