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직접 탈골해 싸고 싱싱한 고기 제공”
“돼지 직접 탈골해 싸고 싱싱한 고기 제공”
  • 김지홍
  • 승인 2016.10.27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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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풍당당 청년상인 <7>동서시장 대박한우마트 김영균 사장

25살에 첫 창업…1년만에 실패

대형 정육점서 9년동안 일 배워

한달 평균 매출액 7천만원 기록

“기술 습득 등 준비 후 도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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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균 사장은 “입지 선정부터 실패했던 첫 창업은 장보러 온 사람이 붐비는 시장이 답이라고 생각했다”며 “자신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이 플러스된다면 더 단단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지홍기자
“나는 다 잘 될꺼다고 생각했고, 창업하자마자 바로 실패했다.”

대구 동구 동서시장에서 정육점 ‘대박한우마트’를 운영하는 김영균(44)씨는 25살 때 자신이 벌인 첫 사업을 이렇게 평가했다. 정확히 십 년 뒤 또다시 같은 정육점 창업을 시도한 그는 이제 한 달 평균 매출액 7천만원을 기록하는 청년 사장이 됐다. ‘어린’ 나이에 시작해 ‘젊은’ 나이에 일궈낸 값진 성과다.

지난 25일 가게에서 만난 김씨는 “오늘은 덜 바쁘다”며 여유 있는 모습이었다. 식육처리기능사(국가자격) 2급 자격증을 취득한 그는 이곳에서 돼지의 뼈와 살을 직접 발라내고 손질한다. “하루에 돼지 10마리 정도 판다. 도축장에서 공급받아 직접 탈골 작업을 하니 원가가 절감되고 도·소매를 함께 하면서 고기 회전율이 좋으니 손님들에게 더 싸고 싱싱한 고기를 제공해준다”며 “손님들에게 행복한 장보기가 될 수 있도록 행사도 자주 하는 편”이라고 그는 말했다.

대박한우마트는 이 시장에서 시차를 이용한 ‘반짝 할인’ 행사로 유명하다. 오후 4시나 5시 등 선착순으로 돼지고기 세 근을 삼천원에 파는 등 상상 이상의 싼값에 질 좋은 고기를 내놓는다. 사실 일시적인 손해보다 행사가 끝난 이후에도 단골 손님으로 찾아오는 등 시너지 효과도 더 크다. 그는 “시장은 유동인구가 많아서 장사하기에 적합한 장소”라며 “시장에서 손에 꼽히는 젊은 장사꾼이다보니 열심히 산다고 주변에서도 격려를 많이 해주셨다. 20대 중반에 혈기(血氣)만으로 시작한 사업이 굉장한 쓴맛을 남겨서 나만의 경쟁력을 가지려고 부단히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고등학교 졸업 직후 돌아가신 아버지를 대신해 일찍 사회생활에 뛰어들어 가족을 부양해왔다. 무료한 직장 생활 중 회사 근처에서 자신만의 기술을 내세우며 정육점을 운영하던 사장이 너무 부러웠단다. 결국, 그는 4년 만에 사표를 내고 부산에 사는 삼촌의 도움을 받아 부산 구포의 한 공영주차장 근처에 정육점을 열었다. 무모한 도전은 일 년 만에 끝났다. 전 재산을 몽땅 날려버렸다. 입지 선정부터 시장 조사, 기술, 정보, 홍보까지 단 하나도 준비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

그는 “이대로 주저앉을 순 없다”며 대구의 한 대형 정육 판매장을 찾아가 ‘월급을 주지 않아도 좋으니 작업 기술을 배우게 해달라’고 매달렸다. 배우고 싶은 열정만큼 기술 습득도 빨랐다. 그렇게 작업장 기술부터 유통, 판매까지 9년 동안 꼬박 일을 배웠다.

이후 자신의 가게를 연 뒤에도 그는 “아직도 배우는 중”이라며 항상 담금질한다. 1세대 청년 상인이자 현재진행형인 그는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사장님은 누구나 될 수 있지만, 사장님을 오래 듣는 건 어렵다”며 “적성에 맞는지 기술이 갖춰져 있는지 등 사색과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지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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