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나무가 죽은 나무에게 의지하고 있더라
허접한 어깨도 누군가에게는 한생을 비빌 언덕이 된다는 것
또 누군가는
내 투박스런 어깨에도 포근하게 기대려고 할지 몰라
오늘 죽은 나무도 어제는 산 나무였을 테지만
생전에는 모질게 무시당했을지 누가 알아
망자들은 심심하면 산 사람들을 울린다
산 사람이 망자를 울렸다는 이야기는 들은 적이 없는데
근자에 개업한 장례식장 화단에도
죽은 나무들이 산 나무들을 보듬고 있더라
산 나무들이 죽은 나무들에게 살가운 위로를 받고 있는 것이다
망자는 영정사진 속에서 활짝 웃고 있는데
산 사람들만 속절없이 꺼억꺼억 울고 있더라
◇김환식 = 계간 <시와반시>로 등단
시집 <산다는 것> <낯선 손바닥 하나를 뒤집어 놓고>
<낙인> <물결무늬> <천년의 감옥> <참, 고약한 버릇>
<버팀목>
(사)대구경북 중소기업 이업종 연합회장 역임.
(사)대구경북 경영혁신기업 연합회장 역임.
동국대학교 겸임교수 역임. 대구문인협회 부회장 역임.
(주)한중엔시에스 대표이사
한국문인협회원, 한국시인협회원, 대구문인협회원, 21C 생활문인협회원, 서세루회원.
<감상> 살아가면서 좋은 사람을 만난다는 것도 참 행운인데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은 더없는 축복이 아닐까? 희생이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삶을 만들어 주는 것이리라. 인간으로써 진정한 버팀목이 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겠지만 언젠가 나도 누군가의 버팀목이 되기 위해 싹을 틔우고 꽃 피우며 살아갈 수 있기를 작은 바람 가져 본다. -달구벌시낭송협회 오순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