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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직에 대한 처벌 기준 강화하자

기사전송 2017-07-12, 22: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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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호 논설실장
우리나라 속담에 ‘배고픈 것은 참을 수 있지만 배아픈 것은 참기 힘들다’는 말이 있다. 형평성에 어긋난 일은 잘 수용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법의 3대 원칙으로 정의, 형평성, 법적 안정성을 꼽는 학자가 많다. 사회에서 형평성이 무너질 경우 사회 안정도 무너질 수 있다는 의미이다.

A씨(43)는 의사다. 2년전 무단가출한 뒤 부인과 이혼소송을 진행중이다. 부인을 상대로 위자료 청구 및 재산분할 소송을 냈으나, 최근 모두 기각됐다. 비슷한 시기에 A씨의 부인 B씨는 A씨를 상대로 상해 혐의로 형사고소했다. 상습 구타 등의 혐의가 인정돼 1심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A씨는 실형을 선고받은 후에도 최근 부인이 사는 아파트를 찾아가 부인을 폭행했다. 참다못해 B씨의 어머니는 사위인 A씨를 존속상해 혐의로 형사고소장을 제출했고, 부인은 A씨를 상대로 접근금지가처분을 신청한 상태다.

어느 전문직 종사자의 가정폭력 사례이고 실제 진행중인 사건이다. 이번 사건에서 부인이 받은 상해진단서만 해도 10주가 넘는다. 2008년부터 3년간 이어진 폭행만으로 입은 상처다. 그 이전부터 A씨의 부인에 대한 폭행은 이어져 왔으나, 공소시효가 만료돼 형사고소하지 않은 폭행사건도 다수다. 재판과정에서 이같은 내용도 진술된 상태다. 그럼에도 법원은 판결문에는 명시하지 않았지만, A씨가 전문직 종사자라는 이유로 구속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A씨가 일용직 노동자였다면 과연 지금도 거리를 활보하고 있을지 의문이다. 실형을 선고받고도 A씨는 의료행위를 계속하고 있다. 의료법상 의사는 직무에 관련된 범죄를 저지르지 않고서는 의사 자격증에 제약을 가할 수 있는 방법이 마땅치 않은 실정이다. 이같은 규정은 정신적으로 피폐한 사람이 육체적으로 고통을 받는 사람을 치료하는 현상을 조장하고 있는 셈이다.

B씨(57)는 건축사이다. 병원에 입원중 간호사를 노래방에서 성폭행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3차례에 걸쳐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에 의해 기각됐다. 증거불충분 때문이다.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사건이 일어난 노래방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모든 시설을 교체했다. 그래서 재판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전문직은 우리나라에서 선망의 대상이다. 월수입이 많게는 수천만원에 이르는 등 물질적 풍요를 누리고 있는 탓이다. 의사라는 자격증 하나로 사회에서 누리는 혜택이 너무 많다. 소득이 많음에 따라 백화점 등에서도 VIP 대접을 받는다. 돈이 없는 사람은 제값을 주고 사고, 돈이 많은 사람은 오히려 적은 돈을 주고 물건을 살 수 있는 사회구조 탓이다. 이들에 대한 혜택은 백화점 등에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법원에서도 대우를 받는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많은 사람은 존중받아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존경받는 부자는 많지 않다. 정당한 부의 축적이 아닌 경우가 많고 타인을 배려하는 행동이 적은 탓이다. 이같은 특혜를 조장하는 사회구조도 문제가 많다. 이들은 이런 특혜를 사회에 환원하기는커녕 개인적 욕망 채우기에 급급하다. 과연 이런 사람들에게까지 사회가 특혜를 베풀어 줄 이유가 있는지 의문스럽다.

전문직 종사자들의 사회적 기여도를 높이기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의무적으로 연간 일정시간 사회봉사 활동을 규정하고, 이들로 하여금 ‘함께 사는 사회’를 위한 일정한 역할을 분담시킬 필요가 있다.

이들의 사회기여의무가 법제화되기 전까지는, 법원 스스로 이같은 사회적 여론 등을 감안해 그동안 보여왔던 온정주의를 버리고 엄격한 잣대로 이들의 일탈행위를 단죄할 필요가 있다. 법원의 존재가치는 사회유지에 있다. 그럼에도 법원의 판결이 사회갈등을 부추긴다면 법원은 존재 의미조차 없어지기 때문이다.

어느 전문직의 사례이지만, 실제로 사회에는 유사한 사건이 너무나 많다. 공무원 신분을 잃지 않기 위해 집행유예 형을 벌금형으로 낮춰 현재의 신분을 유지하려는 사건도 부지기수다. 이들의 공통점은 물질만능주의다. 언제까지 존경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을 돈이 많다는 이유로 우대해야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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