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더위에 감기?…냉방병 기승
이 더위에 감기?…냉방병 기승
  • 남승렬
  • 승인 2017.07.24 18:0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에어컨 바람 장시간 노출
두통·근육통 등 호소
병의원 찾는 환자 급증
직장인 김영화(여·31·대구 중구 동인동)씨는 직장생활의 반은 무더운 실외에서, 나머지 반은 에어컨이 작동되는 실내에서 번갈아 보낸다.

이 같은 패턴이 반복되면서 김씨는 최근 극심한 두통과 근육통을 앓았다. 견디다 못해 경북대학교병원을 찾았다. 의사의 소견은 ‘냉방병’. 김씨는 “처음 사흘은 저승사자랑 하이파이브할 정도로 지독하게 앓았다”며 “병원 진료와 더불어 약을 처방 받고도 일주일 정도 고생했다”고 말했다.

대구 동성로의 한 프랜차이즈 커피숍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생 신예지(여·21·대구 범어동)씨도 최근 두통과 어지럼증, 목 통증으로 동네 내과를 찾았다. 신씨 역시 하루 12시간 넘게 에어컨이 작동되는 공간에서 일한 탓에 냉방병에 걸렸다.

폭염이 연일 계속되는 가운데 냉방병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냉방병은 냉방기기가 가동되는 폐쇄된 공간에 지내는 사람들이 근육통과 두통, 기침, 목의 통증, 소화불량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병이다. 뚜렷한 의학적 소견이나 정의를 갖고 있지 않아 ‘증후군’으로 다뤄지기도 한다. 한 가지 질환이 아니라 신체 여러 부위에 다양한 증상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엔 동네 내과는 물론 상급종합병원도 냉방병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꾸준히 찾고 있다.

대구의 한 종합병원 관계자는 “정확한 수치는 아니나 냉방병으로 병원을 찾는 이가 지난해와 비교해 10~15% 가량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연일 섭씨 35도를 웃도는 폭염에 따른 장시간 에어컨 사용이 냉방병 환자 증가 원인”이라고 했다.

대구 고성동의 한 내과의원 원장 김모(60)씨는 “여름철 감기로 알고 병원을 찾는 냉방병 환자들이 증가하는 추세”라며 “냉방병을 예방하려면 가급적 에어컨 사용을 자제하고 미지근한 물을 자주 먹는 게 좋다”고 했다.

냉방병으로 인한 전신증상에는 두통과 피로감, 근육통, 어지러움, 집중력 저하가 가장 흔하고 어깨, 팔다리가 무겁거나 허리의 통증도 나타난다. 또 위장 증상의 경우 소화불량, 복부팽만감, 복통, 설사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메스꺼움과 구토증상이 발생한다. 여성의 경우 생리가 불규칙해지고 생리통이 심해질 수 있다.

김대현 계명대 동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냉방병에 걸리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지나친 냉방을 하지 않는 것이 기본이다. 가능하면 에어컨 사용시간을 줄이되, 틀 때는 실내외의 온도차이가 5~8도가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남승렬기자 pdnamsy@idaegu.co.kr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