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계란 무해” 발표에도 “못 믿겠다”
“살충제 계란 무해” 발표에도 “못 믿겠다”
  • 남승렬
  • 승인 2017.08.21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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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살충제 5종 위해평가
건강에 큰 우려 없는 것 확인”
시민들 “성급한 발표” 의구심
영천·경산 농장선 DDT 검출
당국, 성분 출처조사 진행 중
‘살충제 계란’에 대한 총체적 부실 관리로 국민들의 질타를 받아온 식품당국이 “살충제 계란은 무해하다”는 처방전을 내놨다. 하지만 ‘에그 포비아’가 만연한 상황에서 국민들은 당국의 발표를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이다.

최성락 식품의약품안전처 차장은 21일 ‘살충제 검출 계란 관련 추적조사 및 위해평가 결과 발표’를 통해 “국민 중에서 계란을 가장 많이 먹는 상위 2.5%가 살충제 최대 검출 계란을 섭취한다는 최악의 조건을 설정해 실시한 살충제 5종의 위해평가에서 건강에 큰 우려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산란계에 사용이 금지된 ‘피프로닐’에 오염된 계란을 1~2살짜리 유아가 하루에 24개, 성인이 평생 매일 2.6개씩 먹어도 건강에 큰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전국 산란계 농장 전수조사에서 검출된 살충제 5종은 ‘피프로닐’, ‘비펜트린’, ‘플루페녹수론’, ‘에톡사졸’, ‘피리다벤’이다.

현재 우리 국민들의 계란 섭취량은 하루 평균 0.46개(27.5g)다. 연령대별 극단 섭취량을 보면 1~2세는 2.1개(123.4g), 3~6세는 2.2개(130.3g), 20~64세는 3개(181.8g)다.

식약처는 “피프로닐에 최대로 오염된 계란을 하루동안 1~2세는 24개, 3~6세는 37개, 성인은 126개까지 먹어도 해가 없다”며 “국민이 평생동안 매일 2.6개씩 먹어도 건강에 큰 문제는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비펜트린은 극단섭취자의 경우 최대로 오염된 계란을 1~2세는 7개, 3~6세는 11개, 성인은 39개까지 먹어도 위해하지 않은 수준이다. 에톡사졸과 플루페녹수론은 국내·외에서 급성독성이 낮아 급성독성참고치 설정이 필요하지 않은 살충제로 정해져 있다고 식약처는 밝혔다.

정부 발표에도 불구하고 불안감은 여전하다. 유해성 평가결과가 안전하다고 하지만 부실한 전수조사에 재검사, 보완조사가 반복되고 농장 3곳에서 새로운 살충제 성분이 추가로 나오면서 소비자 불안은 쉽게 가시지 않고 있다.

대구 수성구에 사는 나모(48)씨는 “정부의 부실조사로 불안감만 잔뜩 가중 시킨 상황에서 하루 아침에 해가 없다고 발표한다고 누가 믿을 수 있겠느냐”며 “먹거리 불안감을 인위적으로 불식시키기 위해 성급한 발표를 한 게 아닌 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한편 식약처는 친환경 인증 농장에서 잔류 허용기준치 이하로 검출된 디클로로디페닐트라클로로에탄(DDT), 클로르페나피르, 테트라코나졸 등 3종에 대해서는 추가로 위해 평가를 할 계획이다.

특히 1979년부터 판매가 중단된 DDT가 영천의 농장 1곳과 경산 농장 1곳의 계란에서 검출돼 관련 당국은 성분 출처에 대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

영천 농장은 친환경 인증 농장으로 DDT가 0.047㎎/㎏ 나왔다. 잔류 허용기준치(0.1㎎/㎏)보다는 적다. 그러나 친환경 인증 농가는 살충제 등 농약을 쓸 수 없으므로 DDT 등 어떤 잔류 농약이라도 나오면 안 된다.

그러나 농장주는 이런 결과에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농장주는 농장의 옛 터가 과수원이었던 점으로 미뤄 그 탓에 땅이 오염됐을 수 있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정부와 경북도, 농산물품질관리원 등은 농장 흙에 과거에 사용한 DDT가 남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역학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남승렬기자 pdnamsy@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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