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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의료칼럼

뇌혈관 질환, 예방과 조기진단 중요하다

기사전송 2017-11-12, 21: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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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호 (대경영상의학과 원장)


병원에서 진료하다 보면 가장 자주 받는 질문중의 하나가 뇌 검사에 관한 것이다. “평소 만성 두통이 있는데…….” “건강검진으로 뇌를 검사해보고 싶은데 뭘 어떻게 해야…….” “모친이 중풍으로 쓰러지셨는데…….” 등등 질문의 내용도 다양하고 고민도 깊다.

강 건너 불구경하듯 남의 일만은 아닌 것이, 최근 몇 달 사이에 필자의 친한 의사 선배와 후배가 한 달 간격으로 뇌동류 파열과 고혈압으로 인한 뇌출혈로 쓰러져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남의 건강을 돌보고 질환을 치료하다가 정작 본인의 건강은 챙기지 못한 탓이다.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이 이 경우처럼 가슴에 와닿는 때는 단연코 없었다. 그래서 뇌질환의 발생이 높은 겨울을 목전에 두고 꼭 필요하고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중요하지만 막상 소홀하기 쉬운 소위 ‘뇌검진’에 대해 몇 자 적어보고자 한다.

흔히 말하는 뇌졸중(腦卒中) 혹은 중풍(中風)이란 질환은 의학용어로는 뇌혈관질환이라고 하며, 크게 혈관이 터지는 뇌출혈과 혈관이 막히는 뇌경색으로 구분된다. 뇌혈관질환은 우리나라에서 암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사망원인으로, 일단 발병하면 치료 기간이 길고 완치가 어려워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환자 본인은 물론 가족과 사회에 많은 피해를 입히므로, 치료도 중요하지만 예방과 조기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요즘 뜨거운 사회적 이슈인 치매도 대략 30% 정도가 뇌혈관 질환의 악화로 발생하므로 치매의 예방을 위해서도 뇌검진은 필수라 하겠다.

뇌검진으로 먼저 신체계측과 혈액검사, 복부내장검사 등 기본검사를 시행하고, 뇌로 가는 혈류의 길목인 목의 경동맥을 초음파로 검사하는 것이 우선이다. 경동맥이란 심장에서 뇌로 혈액을 공급하는 동맥으로 목의 양쪽에 위치하는 중요 혈관이다. 초음파를 이용하여 혈류 속도 및 혈관 벽의 두께를 측정하고 혈관 벽 내부의 플라그 유무 등을 판단하여, 통증이나 불편감 없이 비교적 쉽고 간단하게 혈관의 상태를 평가하는 검사법으로 최근 뇌혈류 측정에 많이 쓰이고 있다.

뇌와 뇌혈관의 질환 유무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서는 컴퓨터촬영(CT), 자기공명영상촬영(MRI), 자기공명혈관촬영(MRA)을 사용한다. 뇌는 두개골 안에 들어있으므로, 직접적인 시진, 촉진이 불가능하고 청진기를 사용할 수도 없어 영상진단기기를 사용해야만 한다.

CT는 가장 오래된 뇌영상 검사법으로 X선을 이용하여 뇌의 단층촬영 영상을 얻는다. 각종 뇌질환 진단이 가능하며 촬영시간이 짧고 특히 뇌출혈과 뼈의 상태를 잘 볼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뇌경색이나 작은 크기의 뇌종양은 잘 보이지 않아 뇌검진에 활용하기에는 한계가 있고 주로 응급상황에서 사용한다. 그래서 뇌검진으로는 MRI와 MRA를 주된 검사법으로 쓴다. MRI는 강한 인공자장과 컴퓨터를 이용해 신체의 해부학적 구조와 분자구조를 구별한다. 분자단위에서 신호를 얻어내고 입체적인 관찰이 가능하므로 초기 뇌졸증은 물론이고 뇌종양, 척수공동증 등 다양한 뇌질환을 진단할 수 있다. MRA는 자기공명영상기계를 사용하되 MRI의 영상을 얻을 때와는 다른 방식으로 촬영하여 뇌조직, 두개골 등은 모두 지우고 혈관의 신호만을 강조, 뇌혈관을 촬영해내는 영상기법이다. 직접 뇌혈관의 영상을 얻어내므로 혈관이 막히거나 좁아지는 것을 판별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뇌혈관이 약해져서 풍선처럼 부풀어 올라 예고 없이 뇌출혈을 일으켜 생명을 위협하는 뇌동맥류(동맥꽈리)도 사전에 발견할 수 있다.

암을 조기진단하기 위해 내시경, 초음파 등을 매년 하시는 분은 많이 보지만, 암에 이어 두 번째 사망원인인 뇌혈관질환을 조기진단하기 위해 뇌검진을 하는 분은 상대적으로 적은 듯하다. 40세 이상은 특별한 증세가 없어도 적어도 3-4년에 한 번씩 경동맥초음파, MRI와 MRA를 해보고, 뇌질환 가족력이 있거나 고혈압과 당뇨병, 고지혈증 등의 만성질환을 가진 사람과 흡연자의 경우에는 1~2년에 한 번씩 검사하는 것이 좋다.

현재 우리나라의 높은 뇌혈관질환 유병율을 돌아볼 때 신경과, 신경외과, 영상의학과, 순환기내과, 내분비내과, 재활의학과 등의 전문의가 유기적으로 협진하여 최적의 진단 및 치료를 제공할 수 있는 통합의료체계의 부재도 안타깝지만, 그보다도 더 아쉬운 것은 뇌검진에 대한 국민들의 무관심이다. 각종 스트레스로 오늘도 고생하는 우리의 뇌는 무사한지 뇌검진 한번 해 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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