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갈등 이전 호황 없다…中 대체시장 개척해야”
“사드갈등 이전 호황 없다…中 대체시장 개척해야”
  • 홍하은
  • 승인 2017.11.21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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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관계 해빙모드’ 지역경기 회복될까
유통·관광업 “유커 몰려온다” 기대
내달 수출상담회 中 바이어가 절반
홍콩 ‘뷰티박람회’ 한국관 부스 성황
관계 개선효과 체감 수개월 걸릴 것
가격 경쟁 불리…中 의존율 낮춰야
정치적 문제로 다시 어려워질 수도
홍콩코스모프로프사진1
2017 홍콩 코스모프로프 아시아’에 참가한 지역기업인 ㈜라라리즈 관계자들이 자사 부스를 방문한 참관객들에게 제품 설명을 하고 있다. 대구·경북 지역 뷰티 관련 기업들은 이번 박람회에 참가, 총 98건의 상담과 130여만달러 규모의 수출상담 실적을 올렸다. 대구TP 제공

사드배치로 경색됐던 한·중관계가 최근 ‘해빙모드’로 전환하고 있는가운데 지역 업계에서도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31일 한국과 중국은 갈등이 지속됐던 모든 분야에서 정상화를 합의하고 ‘한·중 관계 개선 관련 양국간 협의 결과문’을 동시 발표했다. 이후 지난 11일 양국 정상이 베트남 다낭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협력을 논의한데 이어 13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리커창 중국총리와 회담을 가졌다. 이처럼 한중관계 복원을 위한 양국의 행보가 잇따르면서 지역 업계에서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기대에 맞춰 최근 중국 수출상담 실적 등에서 한중관계 개선의 조짐이 속속 가시화하고 있다. 하지만 관련 업계가 이같은 관계 개선효과를 체감하려면 앞으로 수 개월은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사드 보복, 직격탄 맞았던 지역 업계

대구·경북 관련업계는 지난해 7월 사드 성주배치 발표 이후 1년여간 중국의 보복 조치로 인해 통관 지연 및 거부, 납품 물량 감소 등 큰 타격을 입었다.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본부에 따르면 대구지역 수출 중 대중국 수출이 올 9월까지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산업용 기계와 공구 및 기계요소 등 대중국 수출 품목들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산업계뿐 아니라 관광업계도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 정부가 한반도 사드 배치에 반발해 지난 3월 한국행 단체관광 상품 판매를 금지하는 ‘한한령(限韓令)’을 내리면서 중국단체 관광객(유커·遊客)의 발길이 끊겼다. 이로 인해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숙박업소, 외식업계, 유통업계 등 관련업계는 심각한 매출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최근 양국 관계의 해빙 분위기와 함께 문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다음달 중국에서 다시 정상회담을 갖기로 해 향후 한중관계 정상화는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사드배치 이전의 관계로 돌아가기는 힘들 것이라며, 관련 업계가 관계 회복을 피부로 체감하려면 2~3개월은 더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또 정부가 ‘한·중 관계 개선 관련 양국간 합의’를 이끌어내면서 밝힌 ‘3불 원칙(사드 추가배치 검토하지 않을 것, 미사일방어(MD)체계 참여 안할 것, 한·미·일 군사동맹으로 발전하지 않을 것)’이 양날의 칼이 돼 또다른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대중국 수출 상담 실적 크게 늘어

한중 양국 관계 정상화 조치로 그동안 침체됐던 지역 업계의 경기가 회복세를 보일 지 주목된다. 지난달 31일 양국 정부의 한중관계 정상화 합의문 발표 이후 대구·경북 지역 업체들은 고무된 분위기다. 지역 업계는 아직 교역관계 개선이 눈에 띄는 성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양국이 정상화 합의를 하기 전과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고 입을 모은다.

한중 관계가 화해모드로 접어들면서 모처럼 중국 바이어들이 대구·경북 중소기업 제품 구매를 위해 대구를 대거 방문할 예정이기도 하다.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는 제54회 무역의 날을 맞아 대구시 및 경북도와 공동으로 내달 1일 노보텔 앰배서더 대구에서 ‘글로벌 빅바이어 초청 수출상담회’를 연다고 밝혔다.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에 따르면 한중 통상관계 회복 기대감을 반영하듯 전체 바이어 중 절반 정도가 중국 바이어다.

한중 관계 개선의 조짐은 대구·경북 지역 업체들의 대중국 수출 상담 실적을 통해서도 나타났다. 대구·경북 지역 뷰티 관련 기업들은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홍콩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7 홍콩 코스모프로프 아시아’에 참가해 총 98건의 상담과 130여만 달러 규모의 수출상담 실적을 올렸다.

21일 대구테크노파크(이하 대구TP) 한방산업지원센터에 따르면 ‘지역 화장품 수출활성화 지원사업’의 하나로 지역기업의 참가를 지원해 이와 같은 규모의 수출상담 실적을 올렸으며 15여만 달러 규모를 현지에서 체결했다.

이번 박람회에는 △㈜라라리즈 △㈜에쓰엘씨 △㈜에이팜 △㈜허브어스 △㈜팜바이오스 △㈜유바이오메드 등 지역의 뷰티 관련 6개사가 참가했다.

대구TP 한방산업지원센터 최현석 연구원은 “중국 바이어와 참관객들이 한국 뷰티 관련 제품을 대하는 모습이 달라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며 “지난 3월 중국에서 개최된 광저우 국제 미용 전시회에서는 사드 배치 등 정치적인 문제로 한국관 부스 방문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였다. 또한 한국 기업에 문의조차 피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번 박람회에서는 중국 바이어를 비롯해 긴 줄이 늘어설 정도로 한국관 부스를 찾았다”고 전했다.

특히 올해 우리나라가 미용전의 주빈국으로 선정돼 다양한 부대행사를 주최하는 등 K-뷰티의 최신 트렌드를 선보이며 큰 주목을 받았다.

세계 3대 뷰티 박람회로 꼽히는 이번 박람회에서 지역 기업들은 눈에 띄는 성과를 올렸다.

대구TP 한방산업지원센터 최현석 연구원은 “광저우 전시회때는 한국 뷰티 브랜드의 실적이 거의 없었을 정도로 성과가 미비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한국 브랜드만으로 눈에 띄는 성과를 냈으며 한국 화장품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4일까지 열린 ‘2017 중국 추계수출입교역전 3기(이하 캔톤페어)’에서는 대구·경북 지역 기업이 참여해 총 384건의 상담을 통해 약 980만 달러 규모의 거래를 추진하는 성과를 거뒀다.

21일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캔톤페어 총 상담 건수는 210건, 실적은 약 450만 달러 규모로 지난해 대비 상담실적이 83% 증가했다.

참여 업체들에 따르면 행사 개막날인 지난달 31일 양국 정부가 관계 정성화 합의문을 발표해 이전 행사에 비해 중국 바이어와 참관객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 이국한 과장은 “상담실적은 직접 수출로 연계가 안될 수도 있어 상담 건수의 증가가 더욱 유의미하다. 사드 갈등이 심각할 때는 우리 기업과 상담을 진행해도 세관 통관 문제 등으로 실적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수출 상담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였다”며 “사드로 인해 경색됐던 한·중 양국 통상관계가 해빙 무드로 간 것이 이번 성과의 큰 요인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지역 기업, 중국 시장서 입지 좁아져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인해 유통업계를 비롯한 뷰티, 관광업 등 대구·경북 산업 전반에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중국은 대구·경북 지역 업계의 1위 수출국가인 만큼 지역 기업들의 수출 저조는 전반적인 지역경기 침체로 나타났다.

최근 한중 사드갈등 봉합 분위기 속에 업계 일각에서는 ‘지역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사드 갈등’ 이전의 호황기로 돌아갈 수 없으며 중국 시장에서 국내 기업의 입지가 예전같지 않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대구의 A무역업체 이모 대표는 “중국의 기술력이 발전하면서 한중관계가 회복되더라도 국내 기업에 대한 선호도가 옛날 같지 않다”며 “몇 년전부터 중국은 기술개발과 제품 자체 생산을 위해 국내 인재들을 데려갔다. 가격으로 중국과 경쟁하면 우리 기업이 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B업체의 박모 대표는 “지금은 관계가 개선된다는 분위기지만 사드 문제가 완전 해결된 것도 아닐뿐더러 다른 정치적인 문제로 중국과 관계가 또 틀어진다면 결국 다시 어려워질 것”이라고 걱정했다.

일각에서는 지역 산업계의 높은 중국 의존율을 지적하며 중국을 대체하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경북기계협동조합 관계자는 “이번 계기로 우리 기업들은 중국과 중국에 소재한 한국 업체에 대한 의존율을 낮추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필요가 있다. 특히 수출대상을 글로벌 기업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하은기자 haohong73@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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