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잇는 자원봉사·성금…실의 딛고 ‘희망의 싹’ 틔운다
줄잇는 자원봉사·성금…실의 딛고 ‘희망의 싹’ 틔운다
  • 김기영
  • 승인 2017.11.22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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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지진’ 일주일
‘액상화 전담 조사팀’ 구성
진앙 주변 8곳 시추작업 실시
지질구조 특성 분석도 진행
22일 현재 피해액 776억원
이재민 1,103명 대피소 생활
구호품·성금 등 온정 이어져
북구 4개 수능시험장, 남구로
공공시설물 64.4% 국비 지원
전기료·통신료 감면 등 혜택
지진피해대민지원
포항 북구 흥해읍 중성리 인근 민가에서 대민지원에 나선 해병대신속기동부대 장병들이 지진피해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5일 오후 2시 29분께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9㎞지점에서 규모 5.4 지진이 발생해 포항이 한순간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특히 포항 북구지역 빌라, 학교, 상가, 주택 등 건물 곳곳이 무너지고 갈라지면서 마치 폭탄을 맞은 듯 크고 작은 피해가 속출했다. 이번 강진 1주일째를 맞은 22일까지 포항엔 62차례에 걸친 여진이 발생해 인명피해 75명, 피해액 775억9천600만원, 이재민 1천103명 등을 내고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다.

◇ 지진 발생원인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포항 지진이 기존에 보고된 적 없는 북북동 방향 역단층성 주향이동 단층에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좌우 방향으로 비스듬하게 뻗은 이 단층 중 일부가 축적된 힘을 방출하는 과정에 단층 왼쪽과 오른쪽이 어긋나면 지진으로 나타난다. 또 강진 지속시간(1∼2초)이 짧은 특성을 보였다.

고주파수 진동이 매우 발달했던 경주 지진보다 상대적으로 중저주파수 진동이 발달했다는 설명이다. 포항에는 신생대 3기(마이오세) 해성 퇴적층이 분포하는데, 이 지층은 손으로 강하게 누르면 부스러질 정도로 강도가 약한 특성을 보인다. 지질연은 기상청 등과 협력해 위성영상자료 분석, 지표지질·지구물리 현장조사, 지질구조적 특성, 여진 정밀분석 등을 수행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포항지진 진앙 주변의 지반 액상화 조사에 나선 정부가 8곳에서 시추작업을 진행해 액상화 여부의 결론을 내기로 했다. 행정안전부 국립재난안전연구원과 기상청 등으로 꾸려진 ‘액상화 전담 조사팀’은 지진 진앙 주변 8곳에 대한 시추작업을 진행해 액상화 여부를 알아보기로 하고 지난 21일까지 이 중 2곳에서 작업을 벌였다.

◇ 지진 피해 및 이주민 대책

22일 집계된 지진피해액은 775억9천600만원, 인명피해는 75명, 이재민 1천103명 등이다. 이 가운데 공공시설 피해는 404건, 532억1천800만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사유시설은 1만3천739건, 243억7천800만원이다.

공공시설의 경우 학교 110곳에서 균열과 붕괴가 확인돼 144억2천900만원, 항만이 53억3천100만원의 피해가 확인됐다. 사유시설 피해는 1만3천739건으로 주택피해가 1만2천684건이 집계됐다. 주택 전파가 206건, 반파는 770건, 소파가 1만1천708건이었다. 피해액은 243억7천900만원이다. 이와 함께 상가 665곳과 공장 112곳에서 피해가 확인된 상태로, 피해액은 아직 산출되지 않았다.

포항 북구 장성동 크리스탈 원룸, 두호동 시영아파트, 환호동 대동빌라 등은 전파됐고, 흥해읍 대성아파트는 반파되는 등 1천90채가 크고 작은 피해를 입었다. 현재 18곳에 사용이 제한됐고, 특히 대성아파트 등 5곳은 출입 자체가 금지된 상태이다. 흥해실내체육관 등 11개 대피소에 이재민 1천103명이 머물고 있다.

◇ 구호물품 접수 및 성금모금 현황

지진으로 인한 피해가 확산되는 가운데 전국 각지에서 자원봉사자와 구호물품 등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전국에서 두 팔을 걷고 지진피해 현장을 찾은 해병대1사단, 적십자봉사대 일반인 등 자원봉사자는 1일 평균 1천600명이 이재민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또 대한적십자사 응급구호품와 침낭, 생수, 의류, 식음료 등 구호물품 25만1천여점이 지원되고 있다.

포항시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22일까지 전국재해구호협회와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성금 100억원이 모였다고 밝혔다. 지진 이후 피해 현장을 지휘하는 이강덕 시장이 사비로 1억16만원을 기탁했고 김정재 국회의원 500만원, 김장주 경북도 행정부지사도 11월분 월급 전액을 기부하는 등 각계각층 기부가 이어지고 있다.

포스코 권오준 회장이 성금 15억원, 포항상공회의소 윤광수 회장이 1억원 등 기업, 기관 단체의 온정도 이어지고 있다. 재해구호협회는 내달 15일까지 국민 성금을 모은 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성금을 합쳐서 이르면 내달 말까지 배분위원회를 열어 이재민에게 나눠줄 계획이다.

◇ 대학수학능력시험 연기 사태

포항 강진으로 수능이 1주일 연기되는 사태가 빚어졌다.

정부는 23일 수능을 앞두고 혹시 발생될지도 모를 ‘지진에 대한 단계별 대처 가이드라인 및 지진발생시 행동요령’을 마련, 운영에 들어갔다. 앞서 교육부는 포항 강진으로 피해가 큰 북구지역 4개 수험장이 피해가 적었던 남구지역 4개 중·고교로 변경해 실시한다고 결정했다.

특히 포항지역 14개 시험장 중 북구 포항고등학교, 포항여자고등학교, 장성고등학교, 대동고등학교 등 4개 고사장이 남구지역 포항제철중, 이동중학교, 오천고등학교, 포은중학교로 변경했다.

지진 대처 단계별 대처 가이드라인으로는 진동이 느껴지거나 경미한 경우에는 중단없이 시험을 계속 진행한다. 이어 진동이 느껴지나 안전성이 위협바지 않는 경우에는 시험을 일시에 중지하고 책상 아래로 대피, 상황확인, 안전에 문제가 없을 경우 시험을 재개한다. 마지막으로 진동이 크고 실질적인 피해가 우려되는 수준일시에는 시험일시 중지, 책상아래대피, 상황확인, 교실 밖 운동장으로 대피키로 했다.

◇ 특별재난지역 선포

정부는 지난 20일 포항시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이에 따라 응급 대책 및 재해 복구에 필요한 행정, 재정, 금융, 세제 등 특별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지방공공 시설물은 피해액 중에서 64.4%의 국비지원과 응급복구에 따른 자재 및 장비비의 50%을 국비로 지원된다.

사유시설에 지진피해 보조금(전파 900만원, 반파 450만원, 소파 100만원)을 포함해 전국 각 처에서 성금이 쇄도하고 있고, 총 모금액은 전국재해 구호협회 배분위원회 심의를 거쳐 의연금을 지진피해 주민에게 추가 지원한다.

또 피해 주민에게 국세납부 유예 최장 9개월 연장과 지방세 최장 6개월 납부 연장, 주택 전파로 대체주택 취득시 취·등록세 면제, 건강보험료 3개월분 30∼50% 경감, 국민연금 최장 12개월 연금보험료 납부면제, 전기료 1개월분 50% 감면, 통신요금 최대 1만2천500원 감면 등의 혜택이 제공된다.

◇ 포항시 지진피해 수습 대책 마련

포항시는 지진 발생 다음날부터 행정안전부와 국토교통부, 보건복지부, 경북도 등으로 구성된 ‘중앙수습지원단’이 포항에 상주하고 지역 재난안전대책본부장인 이강덕 시장을 중심으로 매일 2차례 관계관 회의를 개최하고 있다. 시는 그 결과를 중앙부처에 전달해 신속한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또 매일 오전 8시 관계기관 회의를 통해 밤사이 상황과 당일 진행될 지원대책 등을 점검하는 한편 오후 6시 현장상황과 주민설명회 등을 통해 전달된 현장주민 의견을 반영하는 등 즉각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일부터 매일 이재민들의 대피소를 찾아 ‘일일 주민설명회’를 개최하고 피해주택 안전점검과 재 입주 계획을 설명하고, LH 임대주택 안내, 기업연수원(수련원) 등 입주신청 안내 등 이재민들의 불편사항과 궁금증을 덜어주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진으로 인한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는 일부 시민들의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보건복지부와 남·북구보건소가 함께 대피소는 물론 그 밖의 지역까지 확대해 전문심리 상담소를 설치·운영하고 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실의에 빠진 이재민들에게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피해가 집중된 지역을 대상으로 주민들과 협의해 재개발·재건축을 추진할 예정”이라며 “시민들이 하루 빨리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모든 행정력을 동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항=김기영기자 kimky@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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