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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 더한 판타지·가슴 울린 신파 원작 부담 ‘훌훌~’

기사전송 2018-01-11, 21: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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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 관객 돌파 ‘신과 함께’
웹툰 원작 젊은층 인기몰이
호불호 없는 화려한 CG로
한국형 판타지 새 지평 열어
지나친 효 강조 메시지 지루
과도한 스토리 압축에 실망
서툰 인물 설정·각색 ‘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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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신과 함께’스틸 컷.


1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는 그 만한 이유가 있다.

우리나라 국민이 5천만 명이라는 점을 생각했을 때 5분의 1이 봤다는 계산이 선다. 산술적으로만 따졌을 때 이미 흥행에 성공한 것이다.

2018년 무술년 첫 1천만 관객을 돌파, 주호민 작가의 동명 웹툰을 스크린에 담아낸 영화 ‘신과 함께(감독 김용화)’다.

지난 9일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신과함께- 죄와 벌’은 1천183만3천165명(9일 기준)으로 역대 10위의 관객 수를 기록했다.

‘괴물’과 ‘부산행’에 이어 오랜만에 판타지 장르로 1천만 관객 수를 넘었다. 오롯이 한국만의 기술, CG(컴퓨터 그래픽스)를 활용했다는 점에서 국내 영화의 판타지 장르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이다. 이 영화의 최대 장점은 화려한 CG(컴퓨터 그래픽스)다. 누구나 상상해봤을 법한 저승, 사후(事後)세계를 한국적 상상력을 가미해 제법 잘 묘사했다. 영화의 시작과 동시에 한수 먹고들어가는 셈이다.

그러나 시각적 요소만으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기 어려웠을 터. 김용화 감독은 앞서 ‘미녀는 괴로워(2006년 개봉)’와 ‘국가대표(2009년 개봉)’에서 선보인 자신의 장기를 한층 더 세련되게 다듬으며 이 영화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두 작품이 희망과 가족애를 전했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인간의 가장 보편적인 감성 ‘효(孝)’를 건드리며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백만명이 봤더라도 평이 나뉘는 것은 피할 수 없다. 당연한 일이다. 기대에 미치지 못했거나 원작과 다른 설정으로 되레 실망한 관객이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에 한 표를 던지고 싶다. 이유는 명확하다. 자식으로서 ‘부모’에 대한 마땅한 도리를 다하지 못한 자홍의 눈물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자홍은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을 알고 저승차사들에게 간곡한 부탁을 전한다. “어머니, 어머니를 한 번만 보고 가게 해주세요”라고. 15년전 집을 나간 뒤 한 번도 어머니를 찾지 않은 후회의 울부짖음이다. 하지만 자홍은 끝내 어머니의 얼굴을 보지 못한 채 저승길에 오른다.

영화는 자홍이 몇몇 지옥을 통과하면서 본격적으로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업경(業鏡)’을 통해 비치는 이승에서의 불효는 우리들의 자화상처럼 다가온다.

염라대왕(이정재)과의 대면, 15년 전 어머니와 얽힌 이야기가 풀어지는 천륜지옥 시퀀스는 극에 달한다. 수홍이 판사복을 입고 어머니와 대화를 나누는 현몽(現夢)이 화룡정점. 어머니의 큰 뜻(용서와 이해?)을 뒤늦게서야 알고 흐느끼는 두 아들의 모습은 꾹꾹 참았던 관객의 눈물을 한 방에 터뜨린다.

이처럼 신파로 귀결되는 영화의 흐름은 흥행의 요소로 작용할 수 있지만 되레 반감을 살 수도 있다. 억지로 짜내진 않았지만 지나칠 정도로 과한 감정을 유도하는 것이 그 이유다. ‘효’에 대한 메시지를 강조한 느낌이 짙다보니 불편함과 지루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것.

또 원작과 비교한 쓴소리도 무시할 수 없다. 원작에서 보여준 방대한 세계관은 영화에서 ‘시간’이라는 제약을 받는다. 때문에 7개의 재판 과정을 전부 보여주지 않는 압축된 스토리는 기존의 팬들 입장에선 실망감이 앞설 수밖에 없다. 3년간 연재했던 원작의 큰 그림을 따라가기에 139분은 역부족이었다.

또 인물 설정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진기한 변호사와 저승차사 강림을 하나의 캐릭터로 묶고 육군 병장을 자홍의 동생으로 합친 것에 대한 불만이다. 이로 인해 두 이야기가 하나의 스토리로 얽혀 흘러가는 것 또한 탐탁지 않다. 만화를 영화화 한다는 기대감으로 뚜껑을 열어 보니 정작 이에 미치지 못하는 배신감으로 돌아온 것이다.

다행히 특별출연과 우정출연을 맡은 화려한 배우들이 영화의 부족한 면을 어루만지고 있다.

이 중에서도 염라대왕역을 맡은 이정재는 흥행 가도에 큰 기여를 했다고 할 정도로 빛을 내고 있다.

영화의 줄거리는 간단하다. 화재현장에서 한 소녀를 구하다 목숨을 잃은 소방관 자홍(차태현)이 3명의 저승차사 강림(하정우)과 해원맥(주지훈), 덕춘(김향기)의 안내로 저승세계의 7개 지옥에서 재판(살인, 나태, 거짓, 불의, 배신, 폭력, 천륜)을 받는 과정이다.

윤주민기자 yjm@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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