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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달구벌아침

푸른 꽃

기사전송 2018-02-12, 21:4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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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란(주부)


사람은 누구나 관계의 욕구가 있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과 소수의 절친과 깊은 관계를 원하는 사람, 혼자 있기를 좋아하면서도 언제나 사람을 만나고 싶을 때는 만날 사람이 있어야 하는 사람이있다. 제 아무리 혼자 있기를 좋아한다고 해도 사람은 혼자서는 살 수 없다. 생활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사람을 필요로 한다.

왜냐하면 사람은 관계속에서 태어났기 때문이다.

홍희도 관계를 중시한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관계가 어려워지는 걸 느낀다. 학교다닐 때는 애쓰지 않아도 친구가 있었다. 20대에 직장 다닐 때도 직장동료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했다. 그런데 ‘경단녀’로 있다가 재취업을 하고서는 직장동료들과 관계가 순조롭지 않았다. 뭔가 알수 없는 생각의 차이가 관계를 가로막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푸른 꽃’이라는 닉네임을 가진 동료가 있었다. 그녀도 홍희처럼 관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경력이 있지만, 신입으로 입사한 그녀는 능력이 있어 보였다. 나름 자존감도 갖고 있어 보였던 그녀가 홍희는 싫지 않았다. 그런데 다른 동료들은 그녀가 좋은 자리(?)에 업무분장을 받아 시기질투하는 것인지 탐탁치않아 했다. 인사를 하지 않고 스쳐지나가는 동료도 있었고, 친하고 싶은 동료가 멀어져간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그녀의 얼굴은 점점 어두워갔고, 화가 표정에까지 드러났다.

동기들이 떠난 홍희의 빈자리에 그녀가 들어왔다. 자신에게 친근감을 가지고 표현하는 사람을 굳이 멀리할 필요는 없다. 둘의 관계는 좋게 이어졌다. 그런데 ‘푸른 꽃’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는 단절하고 홍희와만 고립된 관계를 원하는 듯했다. 다른 사람과 관계를 잇지 못하도록 다른 사람이 홍희에 대해 좋지 않게 하는 말을 옮겼다.

‘푸른 꽃’은 매우 심하게 관계가 단절된 동료가 있었다. 홍희도 한때 동일 인물에 대해 좋지않은 감정을 느꼈으나 그녀에게 또다른 그녀를 용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것은 ‘푸른 꽃’과의 관계를 끊겠다는 것은 아니다. 서로가 다같이 친할 수는 없어 안타깝지만, 자신이 자꾸만 적을 만들 필요는 없는 것이다.

‘푸른 꽃’은 그날 이후 변했다. 아침에 출근해서 인사를 해도 받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친하게 말하고, 홍희의 의견에 반대의견을 내세우고, 홍희를 밀어내기 시작했다. 홍희가 그녀에 대한 마음은 그대로이지만, 구체적으로 큰 잘못을 한 것이 아니지만, 그녀의 마음이 돌아선 것을 느끼지만, 뭐라고 말을 할 수 있겠는가? 그건 그녀의 마음이다.

2개월전에 1박2일교육을 함께 가자고 말해서 교육을 신청한 적이 있었다. 내키지는 않았지만 교육도 받고, 그녀와 1박을 하며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겠다싶어 신청을 말리지 않았다. 교육일이 다가와, 기차표를 끊어야되지 않겠냐고 하니, 그녀는 따로 끊어서 각자 가자고 햇다. 아침 8시30분경 기차역에서 기차를 타고 2시간을 가야하는데 추운 겨울날 각자 가자는 것이다. 거기서 교육도 같이 듣고, 잠도 같이 자니 가고 오는 것은 따로 하잔다. 홍희는 기차를 타고 가면서 엉키고 닫힌 마음을 풀 수도 있겠구나 생각했는데 그녀는 끝내 마음의 문을 걸어 잠그고, 대화도 하지 않으려했다.

홍희는 더 이상 대화를 시도할 힘도 없었고, 그럴 마음도 사라졌다. 급기야 교육신청을 취소하는 과정에서 둘은 감정을 표현했고 그녀는 심한 말을 했다. 그리고 침묵의 시간이 3개월이 흘렀다.

그녀 안에 있는 외로움이, 분노가, 냉담함으로 변했다. 그녀는 어릴적 부모님이 행상으로 떠돌아다녀 집에 없어서 형제자매들끼리 지냈다고 한다. 그런 외로움때문일까? 관계의 충족을 바라는 외로움이 있지만,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충족되지 못해 늘 서늘한 그녀. ‘푸른 꽃’이 원하는 따뜻한 애정을 충족시켜 줄 수 없는 홍희는 ‘푸른 꽃’을 볼 때마다 서늘한 아픔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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