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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음악.미술

‘한국 후기 단색화’ 방향성을 고심할 때

기사전송 2018-03-13, 21:4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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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안갤러리, 내달 14일까지
남춘모·이진우 등 11人 전시
김춘수_칼라
김춘수 작 ‘ULTRA-MARINE 1759’ 리안갤러리 제공


후기 단색화가 전기 단색화의 흥행 계보를 이으며 한국현대미술의 새 브랜드로 런칭 될 수 있을까? 이는 최근 시작한 리안갤러리 ‘한국의 후기 단색화전’이 던지는 질문이다.

전시를 기획한 미술평론가 윤진섭은 “후기 단색화 작가들이 전기 단색화의 퇴조를 만회할 만한 경쟁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라며 “이들은 독자적인 재료와 매체 실험을 통해 단색화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고 후기 단색화의 잠재력을 언급했다.

그는 어디까지나 지금은 잠재력 발휘에 대한 기대 정도에 그치고 있는 현실을 인식한 듯 “민간의 노력과 국가적 차원의 지원이 더해져야 한다”는 말을 덧붙였다. 후기 단색화 열풍을 이끌기 위한 민관 차원의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윤진섭은 ‘단색화’라는 고유 명칭을 최초로 사용한 ‘단색화’ 창시자다. 지난 2000년 광주비엔날레에 특별전인 ‘한·일 현대미술의 단면’전 영문판 도록에 ‘단색화(Dansaekhwa)’를 처음 사용했다. 단색화 열풍은 그로부터 한참 뒤인 2014년에 국제갤러리의 단색화작가 마케팅으로 시작돼 2015년 베니스비엔날레 ‘단색화 특별’전, 소더비 크리스티 등 세계적인 경매사에서 수십억대 낙찰을 기록하며 단색화 열풍을 이끌었다.

그러나 열풍은 고작 3년여에 그쳤다. 2017년부터 단색화 작가들의 해외 옥션이나 유명화랑, 미술관 초청이 주춤해진 상황이다. 윤진섭은 그 배후로 ‘물량 고갈’을 들었다. “단색화 열풍을 이끈 70~80년대 작품들이 고갈 상태가 됐다. 그 영향으로 단색화 열풍이 주춤해졌다.”

단색화 영광 재현에 대한 기대를 한 몸 받고 있는 후기 단색화는 전기 단색화 작가들의 제자벌에 해당된다. 70~80년대에 한국미술의 현장에서 모더니즘 미술을 직접 체험했던 작가군(群)을 지칭하며, 현재 50~60대의 연령에 도달한 세대가 속한다. 전기와 후기는 단색화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한 계보에 속하지만 태도적 측면에서 차별화된다.

“전기 단색화작가들이 예술을 유교적 생활윤리를 기반으로 수양이나 수신의 과정 혹은 수단으로 바라봤다면 후기 단색화작가들은 합리주의적 태도로 예술을 의식의 표현 수단으로 간주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자유로움의 개입이 후기 단색화작가들의 특징이다.”

포스터 단색화 점화를 리안갤러리가 시작했다. 2012년 국립현대미술관 주최 ‘단색화:한국의 모노크롬 페인팅’ 이후 본격 후기 단색화를 조명하는 신호탄 격의 전시가 이번 리안갤러리 전시다. 전시는 후기 단색화의 흐름과 방향성을 가늠할 기회로 관심을 모은다. 초대작가는 김근태, 김이수, 김택상, 남춘모, 이배, 이진우, 장승택, 전영희, 천광엽 등 11인이다.

참여작가 김근태의 작업은 형태가 없는 화면의 구축을 통해 정신세계를 드려내려고 시도한다. 그는 회화의 근본 원리인 평면성을 용인하면서도 일련의 행위를 통해 내면세계로의 접근을 시도한다. 남춘모는 그리는 행위가 아닌 만드는 행위 속에서 사물성을 드러낸다. 행위 속에서 사물이 세계에 존재함을 증명한다. 또 이진우는 태도적 측면에서 한국 단색화의 계보를 잇는다. 그는 우직할 정도로 숯이 놓인 한지를 끊임없이 쇠솔로 두드리는 강도 높은 노동의 수행을 통해 삶과 죽음에 대한 묵상을 이끈다.

윤진섭은 “건강한 한국 단색화의 형성을 위해서는 전기 단색화에 이어 후기 단색화에 대한 관심과 분위기 형성을 필요하다”며 “이번 전시가 그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짚었다. 서울 리안갤러리 전시에 이어 진행되는 대구 리안갤러리 ‘한국의 후기 단색화’전은 4월 14일까지. 053-424-2203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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