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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길 곳곳이 그림 같아

기사전송 2018-04-12, 21: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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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손잡고 걷다보니
어느새 저녁놀 속으로…
김영현과 함께하는 대구의 걷기길<15>낙동강 물레길
강정~달성보 22㎞ … 곳곳이 ‘출사지’
평탄한 길 이어져 가족 나들이도 적합
일부 “대가야 존재로 3국 아닌 4국시대”
사문진·강정진 등 흔적 ‘항구도시’ 입증
신라 경덕왕이 9번 행차한 ‘봉화산경치’
논공단지·테크노폴리스 대구경제 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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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 데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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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성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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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갯들(옥공들)의 낙동강 물레길


#낙동강 물레길

물레길이란 2009년 춘천 의암호 주변에 만든 수상 레포츠를 체험하는 길이었다. 후에 4대강을 중심으로 자전거 종주길이 만들어지면서 낙동강 자전거 종주길에 물레길이라는 명칭을 붙이기 시작했다. <낙동강 물레길> 대구 구간은 달성군 하빈면 묘리에서 달성군 구지면 대암리에 이르는 58km이고, 이번에 소개하는 걷기길은 강정보에서 달성보까지 22km이다. 낙동강 물레길은 자전거 종주길을 따라 걷는 길인데 거리 표식이 정확하고, 강을 끼고 걷는 평탄한 길이어서 가족들의 나들이 코스로도 적당하다. 걷기길 내내 강변 경치와 저녁노을이 아름답다.

걷기길의 출발점은 강정보이다. 달성군 다사읍 죽곡리에 있는 강정보를 건너면 고령군 다산면 다산문화공원이 된다. 낙동강의 흐름을 따라 다산문화공원을 지나면 사문진교에 이르고, 사문진교에서 다시 낙동강을 건너 달성군 화원읍 화원동산에 도착하고, 화원동산에서 낙동강의 흐름을 따라 옥포, 논공, 88낙동강교, 성산대교, 달성노을공원을 지나 달성보에 이르는 구간이다.

이 길은 아이들도 함께 걸을 수 있는 경사가 없는 길이고 중간에 탈출로도 많다. 봄에는 강변에 온갖 꽃이 피어나고, 가을이면 은행나무 잎이 노랗게 물들어 사진을 찍으면 바로 한 폭의 그림이 되는 출사지(出寫地)로 유명하다. 그러나 여름에는 그늘이 거의 없고 겨울에는 강바람이 매서워 걷기에 부적합하다.

더구나 자전거 종주길을 따라가는 길이어서 시멘트 도로이고, 자전거 라이더와 충돌을 경계해야 한다. 전체 코스는 강정보~ 강정보 건너기~ 고령군 다산면 다산문화공원~ 사문진교 건너기~사문진 역사공원(화원동산)~ 옥포지역~ 위천지역~ 88낙동강교~ 성산대교~ 달성노을공원~ 달성보이고, 22km, 7시간 정도 걸린다. 전체를 살피면 다음 그림과 같다.

#낙동강 물레길 이야기

우리나라 국민 모두는 1일 평균 300리터의 물을 소비한다. 실제 한 사람이 1일 섭취하는 물은 3리터 이하이니 99%의 물은 생활용수로 사용하는 셈이다. 하지만 우리의 상수도 체계는 식수와 생활용수를 구별하지 않고 동일한 취수, 정수과정을 거쳐 가정에 공급한다. 1%의 물을 마시기 위해 나머지 99%의 물도 동일한 처리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얼마나 많은 예산이 허비되고 있는지 생각하면 상수도 정책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우리나라 수돗물은 세 번 죽는다고 한다. 취수 및 정수과정에서 한 번 죽고, 노후화된 수도관을 통과하면서 두 번 죽고, 가정마다 고액으로 구입한 정수기를 통과하며 세 번 죽는다. 정수과정이나 가정의 정수기를 통과한 물은 생체활동에 필수적인 미네랄이 거의 없는 증류수가 된다. 그래서 상수도 사업소나 물 관리 기관이 아무리 강조해도 수돗물을 마시는 사람의 숫자는 점점 줄어든다. 또한 우리나라 생수 시장은 잘못된 허가 기준으로 역시 왜곡이 심하다. 미네랄이 풍부하게 함유된 비교적 안전한 지하수도 무분별한 개발로 오염되고 있다. 일본인들이 부러워하는 퇴적암 지하수를 두고 제주도 화산암에서 생산되는 물을 고액의 물 값을 지불하고 마시는 한심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물길을 걸으며 물이 우리 인체에 얼마나 중요하고, 우리나라 수돗물의 실태와 수돗물 정책, 생수기준 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하천복원(river restoration)이란 치수기능만을 고려한 방재하천(防災河川)이나 하천부지를 다른 용도로 점용한 점용하천(占用河川)에서 생태하천으로 복원시키는 과정이다. 소위 4대강 정비 사업으로 댐이나 보를 건설하여 얼마나 많은 환경이 파괴되었으며 하천의 수생, 수변 서식처는 또 얼마나 많이 훼손되었던가? 댐은 하천의 역동성 유지나 회유성 어류에게도 치명적이고 상.하류 하천을 물리적, 화학적, 생물학적으로 변화시킨다. 댐으로 홍수를 막으려는 인간의 노력이 한계에 도달했고 댐은 자연적인 물 순환 과정을 왜곡시켰다. 그래서 하천복원의 마지막 단계는 <홍수와 더불어 사는 사회>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되어야 할 것이다.

강정보를 건너 도착하는 고령군은 대가야의 땅이다. 대가야는 금관가야 멸망 이후에 가야연맹체의 맹주국으로 옛 가야의 넓은 지역을 호령하던 나라였다. 고구려, 신라, 백제, 가야가 독자적인 국가로 존재했기에 3국시대가 아니라 4국시대로 불러야 된다는 주장이 널리 인정받고 있다. 고령의 지산동 고분군이나 대가야 박물관 등지에서 대가야 전성기의 세력을 짐작할 수 있다. 고령군 다산면 호촌리에 조성된 다산문화공원은 봄, 가을이면 꽃길과 은행나무 숲길이 아름답고, 강변을 따라 조성된 길을 걸으면 시점을 바꿔 고령에서 대구를 바라보는(혹은 대가야에서 신라를 바라보는) 색다른 느낌이 있다.

사문진(沙門津)은 낙동강을 따라 올라온 물자들이 내륙도시인 대구로 유입되던 포구였다. 낙동강을 따라 대암진(대바우진), 진두진(박석진), 바리미 나루, 사문진, 강정진의 흔적은 과거 대구가 봉쇄된 내륙도시가 아니라 세계와 미래를 향해 열려 있던 항구도시임을 나타내고 있다. 사문진은 우리나라 최초의 피아노 전래지이기도 한데, 달성군에서는 이를 기념하여 가을이면 <달성 100대 피아노 축제>를 개최한다. 미국인 선교사에 의해 1900년 부산에서 사문진으로 들어온 최초의 피아노(귀신통)는 대구제일교회(남문안 교회당)로 운반되어 기독교 전도에 이용되었다. 교회에서 피아노를 배운 박태준이 우리나라 최초의 가곡 <동무생각>을 작곡한 것도 이러한 사실과 무관하지 않다. 물길에 의해 형성된 넓은 모래사장 문(沙門)을 지나 배를 타던 곳이기에 사문진이라 하고, 옛 포구에 건설된 사문진교는 달성군 화원읍과 고령군 다산면을 잇는 교량이다. 주변에는 화원동산(사문진 역사공원)과 주막촌이 형성되어 현장학습이나 휴식공원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계류장(繫留場)에는 강정보까지 유람선이 운행된다. 구라리의 성산(85m)은 강가의 절벽으로 천연요새 역할을 하였다. 정상에 남아있는 화원토성의 흔적은 신라와 대가야가 낙동강을 경계로 각축하던 곳임을 보여준다. 구라리(九羅里)는 진천천과 대명천이 합류하는 곳에 형성된 충적평야 지역으로 물이 깨끗하고 기름진 들(고래실, 구레)이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라는 설과 신라 경덕왕이 서쪽 봉화산의 경치에 반해 9번이나 행차해 마을이 빛났으므로 구라리로 부른다는 설이 있다.

사문진을 지나 옥포, 논공 지역을 통과하면 달성보 가기 전에 달성노을공원이 있다. 노을빛이 고와서 붙여진 이름이다. 종착지인 달성보에는 전망대가 있어 주변의 경치를 감상하기에 좋다. 옥포와 논공지역은 강을 따라 퇴적평야가 형성되어 땅이 비옥하다. 마갯들(옥포와 논공지역의 평야라서 옥공들로도 불린다)은 낙동강 곡류에 형성된 퇴적평야인데 홍수로 자주 범람하였지만 지금은 제방 건설로 전국에서 알아주는 수박, 참외 생산지가 되었다.

달성군의 비슬산과 낙동강을 따라 수많은 서원이 건립되어 대구의 선비문화를 주도했으므로 달성군을 대구문화의 뿌리라고 한다. 또한 옥포와 논공 지역에 형성된 산업단지는 오랫동안 대구 경제를 선도하였고, 지금은 현풍면, 유가면 지역에 테크노폴리스(미래형 첨단과학 도시)가 건설되어 대구 경제에 활력을 주고 있다.

칼럼니스트 bluesunk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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