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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윤덕우 칼럼

참패가 우려되는 자유한국당

기사전송 2018-05-07, 21: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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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우 주필 겸 편집국장
여기저기 곳곳에서 자유한국당 지방선거 참패를 우려하는 소리가 들린다.

프레임은 세상을 보는 틀이다. 프레임이 둥글면 둥글게 보이고 네모면 네모로 보인다. 생각이 바르면 바르게 보이고 생각이 삐딱하면 세상도 비딱하게 보인다.

자유한국당의 이번 지방선거 슬로건은 ‘이 나라를 통째로 넘기시겠습니까?’이다. 홍준표 대표의 지방선거 프레임이다. 자유한국당은 판문점 선언을 연일 ‘위장평화쇼’라며 맹공을 퍼붓고 있다.

자유한국당의 집중포화에도 불구하고 판문점 선언 관련 주식들은 보란 듯이 연일 불기둥을 뿜고 있다.

철도관련주가 그렇고 가스배관주가 그렇다. 건설, 철강, 비료, 농약도 예외는 아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놀이 만큼 민감한 일도 없다.

주식투자자들이 돈 날릴 짓을 하겠는가. 당연히 판문점 선언에 따른 기대감이다. 물론 국민들 중에는 일부 반대의 목소리도 있지만 십중팔구는 반기는 분위기다. 그러니까 남북경협 관련주들이 오르는거다. 낙엽을 보면 가을이 온 줄 안다. 이게 경험이자 세상이치다. 국민들은 척하면 삼척이다.

그런데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눈치가 없어도 너무 없는 것 같다. 특히 홍준표 당대표가 그렇다. 홍대표가 남북정상회담을 ‘위장평화 쇼’라고 부르고 ‘주사파들의 숨은 합의가 자리 잡고 있다’는 등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여론조사는 못믿더라도 시장은 믿어야한다. 이게 정답이다. 아직 속단하긴 이르지만 답은 벌써 보이는 듯하다. 여당에서는 정상회담 결과가 기대 이상이라며 미소를 짓고 있다. 판문점 선언에 힘입어 ‘평화가 곧 경제’라는 프레임으로 지방선거에 임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의 색깔론 프레임과는 정반대다. 민심을 잘 읽고 표심을 사는 것이 선거다. 잇따른 미투사건으로 정봉주 등 더불어민주당 거물들이 선거도 해보기 전에 낙마하고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으로 수세에 몰렸던 분위기가 일순간에 역전됐다. 남북정상회담 덕분이다.

대구·경북지역 정가에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17개 광역단체장 가운데 자유한국당이 과연 몇군데나 건질 수 있을까하는 자조적인 분위기가 팽배하다.

TK지역을 제외하고는 여당이 싹쓸이 하지 않을까하는 자유한국당의 비관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자유한국당에서는 ‘낙동강 전선 사수’까지 들고 나온다. 판문점 선언을 평가하는 홍대표의 색깔론은 지방선거를 앞둔 여당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여당인 박용진 의원은 홍대표를 향해 민주당으로서는 ‘지방선거의 보약’ 같은 존재라고 비아냥거리고 있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홍대표가 X맨이라는 얘기이다.

홍대표에 대한 박의원의 평가는 코미디언 수준이다. 홍대표의 비판이 무서워야 하는데 우습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으로서는 홍대표가 말하는 걸로 보면 스쿠르지 영감인데 실제 우리한테 해 주는 걸로 보면 산타클로스 할아버지라고도 했다.

문제는 홍대표의 언행이 자신만 욕먹는 것이 아니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에도 타격이다. 심지어 박 의원은 “ 우리끼리 앉아가지고 농담으로 저분(홍준표 대표)이 행여나 빨리 관두시면 어떻게 하냐. 이런 걱정도 한다”고 했다.

홍대표는 남북정상회담 결과가 지방선거에는 영향이 없다는 주장을 하고 있지만 혼자만의 생각이다.

한국당의 한 의원은 “국정경험있는 한국당이 인정할 것은 인정하며 제1야당으로서 역할을 해야 하는데 홍 대표가 보수의 스펙트럼을 너무 좁히고 있다”며 우려했다. 분위기가 이 지경까지 이르자 당장 속에 천불나는 것이 자유한국당 후보자들이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남북정상회담 결과에 관해 연일 비판을 쏟아내고 있는 당 지도부를 겨냥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태호 경남지사 후보와 남경필 경기지사도 당지도부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보수텃밭조차 자유한국당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4선인 강길부 의원은 홍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며 지난 6일 탈당했다.

홍대표의 앞뒤 안가리는 막말이 듣기 싫어 자유한국당까지 보기 싫다는 얘기도 많이 들린다. 국민 대다수의 정서와 달리 판문점 선언을 폄훼하면서 불쑥불쑥 내뱉는 당대표의 한마디 한마디가 귀에 거슬린다는 반응이다. 어쩌면 당대표의 그런 말들이 당을 폭망하게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TK지역에서조차 공공연히 나오는 소리다. 그래도 보수텃밭에서는 존재감 없는 바른미래당보다는 자유한국당이 잘해주면 좋겠다는 반응이다. TK의원들은 당대표나 당지도부를 향해 목소리를 내야한다. 꿀먹은 벙어리처럼 있어서는 안된다. 무엇이 그렇게 두렵단 말인가. 입은 비뚤어져도 말은 바로 해야한다. 그렇게하더라도 지방선거 이후 당이 살아남을까 말까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이 대구·경북뿐이라면 자유한국당은 지역당으로 전락할 뿐이다. 당의 사활이 걸린 지방선거가 한 달 남짓 남았다. 온갖 공천 부작용과 당지도부의 막말에 민심이 이반하고 있다. 그런데도 자유한국당은 벌써부터 당권 경쟁이 뜨겁다고 한다. 볼수록 가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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