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통해 성장 …타국서 새롭게 피운 예술혼
변화 통해 성장 …타국서 새롭게 피운 예술혼
  • 황인옥
  • 승인 2018.06.16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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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인 슈바빙 ‘김영식’ 展
퇴직 후 日 진출 과감히 선택
김천·도쿄 병행 작품활동 매진
영적 창의성 점·선으로 시각화
여백 두드러진 신작 40점 선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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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김영식 초대전이 대구 중구 동덕로 갤러리 인 슈바빙에서 20일까지 열린다.

잠시 머무는 여행자에게 관대하다고 해서 말랑하게 보면 큰코 다치는 나라가 일본이라고 했다. 여행자에서 거주자로 신분이 변하는 즉시 피 튀기는 경쟁체체로 편입되며, 신랄한 비평은 피할 수 없다고 했다. 그 과정을 견디지 못하는 자에게 주어지는 것은 몰락뿐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정확히 1년 3개월 전부터 김천과 일본 도쿄 생활을 병행하는 김영식의 작품이 변한 것은 당연해 보였다.

“낯선 곳에서 살다보면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죠. 이 경우 익숙한 곳에서 살 때 느껴보지 못했던 새로운 감정선들이 툭툭 올라오죠. 그 다양한 감정선들이 작품의 변화를 이끄는 원천이 됩니다.”

화가 김영식 초대전이 갤러리 인 슈바빙(대구 중구 동덕로)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색색의 점으로 활성화한 여백의 변화가 엿보이는 신작과 마음의 울림을 시각화한 대표작 등 40여점을 걸었다.

김영식은 영남대 응용미술학과, 동경 학예대학 대학원(미술교육 전공)을 졸업한 후 일본 쯔꾸바대학 환경디자인 연구실, 동경 GEN 디자인 연구소에서 일했다. 이후 김천대 교수로 재직하다 조기퇴직하고 김천과 일본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퇴직하면 유유자적한 삶을 꿈꾸지만 작가는 적잖은 나이에 치열하다 못해 무모해 보이는 일본 진출을 선택했다. 현재 그는 일본 도쿄에서 일년의 정확히 반을 거주하며 작품 활동과 전시, 그리고 일본의 염색프린트 회사인 라쿠푸리(주·Rakupuri))와 손잡고 그의 작품을 콜라보 한 아트상품을 개발 중에 있다.

무엇보다 그를 일본으로 이끈 주역은 트레이드 마크처럼 된 ‘생각하는 네모’. 네모 속에 ‘점이나 선의 개수를 정해주고 그 조건에서 원하는 대로 면을 분할하고 색을 칠해 보라’는 최소한의 요구사항을 제시하며 내재된 창의력을 극대화하는 일종의 교육 프로그램이다. 대학에 재직하면서 제자들을 위해 그가 고안했다.

“‘생각하는 네모’가 영적인 창의성을 중시하는 일본에서 꽃을 피웠으면 하는 바람으로 일본 활동을 과감하게 선택했어요.”

일본 활동 1년 남짓. 녹록치 않다고 했다. 토양에 깊게 뿌리 내린 문화적 바탕이 만만찮아 그들과 경쟁하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는 것만큼이나 힘에 겹다는 의미였다.

그러면서도 지난 4월 일본 오사카 유에이 갤러리에서의 개인전과 라쿠푸리 회사와의 콜라보 작업, ‘생각하는 네모’ 체험 프로그램 운영 등의 소식을 전했다. 그가 작품의 변화와 일본 도전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변화가 반드시 성공적이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거기서 배우는 것이 있겠죠. 변화는 성공하든 실패하든 한 걸음 성장하는 지름길이라고 봐요.”

작가의 성실성은 이미 정평이 나 있다. 지난 10여년 동안 1년에 4~5차례의 전시를 했다. 개인 통산 70여회의 개인전을 열었을 정도다. 대학 재직 중에도 전업 작가 뺨칠 작업량이었다.

작품은 간명하다. 꽃과 화병, 사과, 찻잔, 탑 등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대상들을 최소한의 뼈대만으로 시각화하고 적절한 여백과의 관계맺음을 통해 메시지를 드러낸다.

작가가 “그림이 곧 명상”이라고 했다. “꽃을 그려도 단순한 꽃이 아니고, 사과를 그려도 단순한 사과가 아닙니다. 저는 조화롭고, 맑고 따뜻한 세상을 꿈꿉니다. 그런 세상을 제 안에, 그리고 세상 속에 드러내고 싶어요. 그 기도가 곧 그림입니다.”

그림이 곧 따뜻한 세상에 대한 기도이자 염원인 작가의 전시는 20일까지. 053-257-1728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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