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원석에 맥주 쏟고 계단엔 꽁초 더미
응원석에 맥주 쏟고 계단엔 꽁초 더미
  • 윤주민
  • 승인 2018.06.19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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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응원 ‘부끄러운 민낯’
라팍에 1만여명 구름 인파
쓰레기 방치·교통 정체 몸살
노점상 마찰에도 市 제재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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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앞 광장에서 한 노점상인이 김밥과 각종 음료를 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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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대피 통로 계단에 버려진 담배 꽁초들. 윤주민기자

‘2018 러시아 월드컵’거리 응원전이 전국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성숙한 시민 의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해당 지자체가 쾌적한 응원 환경을 위해 각종 안전사고 대비 등 만반의 준비를 기해야 한다는 소리도 높다.

지난 18일 밤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이하 라팍). 이곳에서 펼쳐진 열렬한 환호와 응원 뒤에는 몰상식한 시민의 행동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날 상당수 시민이 기존에 마련된 흡연구역을 벗어난 장소에서 담배를 피우는 바람에 비흡연자들의 피해가 속출했다. 구장 앞 광장은 물론 비상대피 통로인 계단에서도 아무렇지 않은 듯 담배를 피워댔기 때문이다. (사진)

화장실의 상황도 비슷했다. 주류업체가 나눠준 붉은색 티셔츠를 갈아입으면서 버려진 봉투는 물론 빈 페트병과 먹다 남은 음식물 등 각종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었다.

응원석은 더 심각했다. 쏟아진 맥주를 비롯해 치킨 조각 등 제대로 치우지 않은 쓰레기 더미가 쌓여있었다. 전반전이 끝난 후 귀가한 시민들이 방치하고 간 것들이었다.

또 응원을 하러 온 시민 대부분이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고 차량을 끌고온 탓에 일대(달구벌대로→전설로)는 한동안 교통정체가 빚어지기도 했다.

문제는 응원전을 주관한 대구시의 안일한 태도도 한몫 했다는 것.

당초 대구시는 블루존 2천452석 정도의 인원이 운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이 보다 5배나 많은 구름 인파가 몰리면서 시민들의 통제에 어려움을 겪었다.

실제로 노점상 관리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김밥과 음료수 등 발광 머리띠를 파는 노점 상인들과 마찰이 일어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대구시의 허술한 조치로 인한 결과물이 응원전 하루만에 고스란히 노출된 셈이다.

아이들과 함께 온 시민 A모(35·수성구) 씨는 “삼성 팬으로서 평소 야구장을 자주 찾는 편인데 이렇게 통제가 안 되고 더러운 적은 처음 봤다”면서 “심지어 아이와 함께 온 부모들 마저 막무가내식으로 쓰레기를 버리는 모습을 봤다. 오늘(18일) 야구장 통제를 누가했는지 잘 모르겠지만 24일도 이럴 경우 대구시나 삼성 라이온즈 측에 항의전화를 할 생각이다”며 비판했다.

이와 관련, 대구시 관계자는 “상황이 이 정도로 심각할 줄은 몰랐다. 오는 24일 응원전은 인력을 더 보강하고 주의사항을 숙지시켜 제대로된 응원문화를 이끌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윤주민기자 yjm@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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