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앞에 애국심 ‘와르르…’
돈 앞에 애국심 ‘와르르…’
  • 강선일
  • 승인 2013.02.28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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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상권, 日제품 불매운동 확산 불구

지역 대형유통업체 ‘돈벌이 영업’눈총

태극기 그리기 3·1절 기념행사도 없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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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한 백화점은 식품매장에 별도 코너를 마련해 다양한 일본산 과자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애국심, 돈 앞에 무너진다’

3·1절을 맞아 자영업자 600만명을 회원으로 둔 골목상권살리기소비자연맹을 중심으로 음식점 및 골목상권 등의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전국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이에 아랑곳없이 돈벌이에만 몰두하는 백화점 및 대형마트 등 대형유통업체에 대한 시선이 따갑다.

특히 일본 시마네현의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명칭)의 날’ 행사가 사실상 일본 정부차원의 행사로 격상돼 독도침탈 야욕에 대한 국내 여론이 들끓는 가운데 ‘독도’를 행정구역에 두고, 1907년 일제시대 차관 1천300만원을 갚아 주권을 회복하자는 대표적 경제구국운동의 시초인 ‘국채보상운동’ 발상지인 대구·롯데·동아·현대백화점과 이마트·홈플러스 등 대구·경북지역내 대형업체들에 대한 비난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불매운동 ‘확산’= 골목상권살리기소비자연맹은 1일 서울 파고다공원에서 소상공인 자영업자 80여개단체 및 시민사회단체 등과 독도침탈 야욕을 드러낸 일본을 규탄하는 결의문을 낭독하고, 길거리 캠페인을 벌여 전국 음식점·담배판매점·영세 슈퍼마케 등으로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확산시켜 나가기로 했다.

불매운동 대상 품목은 마일드세븐·아사히맥주·유니클로·렉서스·소니·니콘 등 담배·의류·식품·자동차 등이다. 지역에선 한국외식업중앙회 대구·경북지회 및 한국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소속 음식점 및 영세슈퍼 등이 적극 동참할 것으로 전해졌다.

외식업중앙회 대구 및 경북지회 관계자는 “행정구역내 독도가 있고, 1920년대 일제의 수탈정책에 항거해 벌인 범국민적 민족경제 자립실천운동인 물산장려운동의 효시가 된 국채보상운동의 발상지인 대구·경북에서 (일본제품 불매운동에)적극 참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으로 반일 감정이 고조되면서 28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가 전국 성인남녀 1천124명을 대상으로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대한 찬반의사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 47.0%가 ‘일본의 우경화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불매운동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애국심’보다 ‘수익’ 우선= 이같은 불매운동 확산에도 불구 대구·롯데·동아·현대백화점과 이마트·홈플러스 등 지역내 대형유통업체들은 매출감소와 본사 지침을 받지 않았다는 이유 등을 들어 동참을 꺼리고 있다. 오히려 1일부터 3일까지 사흘간 연휴를 이용해 명품 할인 등 대규모 할인행사를 마련해 매출 증대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애국심’보다 회사의 ‘수익성’을 더 중시하는 기업 논리를 철저히 반영한 셈이다.

실제 대구백화점의 경우 시세이도·가네보·SKⅡ·와코루·몽벨·던롭·블랙앤화이트 등 일본 브랜드가 20여개 달하는 등 백화점별 수 십개에 이르는 일본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또한 오너가 일본에서 자수성가해 범일본계 그룹으로까지 불리는 롯데백화점의 경우 대구 동성로 중심(영플라자)에 일본 SPA브랜드인 ‘유니클로’ 매장을 대규모로 운영중이다.

여기에다 이들 백화점은 2005년 일본 시네마현의 ‘다케시마의 날’ 제정 이후 ‘애국 마케팅’ 차원에서 3·1절때마다 실시해 온 ‘3·1절기념 태극기 전시 및 그리기’ ‘헌 태극기, 새 태극기 교환’ ‘태극기 페인팅’ 등의 행사를 올해는 아예 없앴다.

이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와 CU·세븐일레븐 등 편의점업계에는 주류와 담배류를 중심으로 일본 제품 판매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역 대형유통업체 관계자는 “엔저현상으로 작년부터 일본방문객이 줄고, 한·EU, 한·미 FTA 이후 이들 국가의 제품이 대량 수입되면서 일본제품 매출은 그리 크지 않아 상품 종류는 그리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각에선 불매운동은 통상 마찰, 국민간 감정싸움 등으로 악화될 수 있어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또 정부와 대구시·경북도 등 지자체도 외교문제 등을 감안해 직접 개입하지 못하며 후유증을 최소화 하는데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선일기자 ksi@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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