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지역 기숙형 중학교 설립 난항
농어촌지역 기숙형 중학교 설립 난항
  • 이종훈
  • 승인 2013.06.16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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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싸고 지역간 갈등…학생 탈선 우려도

울릉·의성·안동 등 도내 곳곳 반대 목소리
경북도교육청이 추진하고 있는 ‘기숙형 중학교’가 위치선정에 반발하는 지역주민과 학생들의 탈선을 우려하는 학부모들의 반대에 부딪치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도교육청은 저출산과 이농에 따른 농어촌지역 학생 수가 줄어 정상적인 교육과정이 어렵고 교육재정의 비효율성이 초래한다며 도내 12개 시·군에서 48개 중학교를 통합해 기숙형 중학교 13곳을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이 가운데 가장 먼저 울릉군 내 4개 중학교를 하나로 묶어 기숙형 중학교 1곳을 신설하는 계획이 무산됐다.

지난해 11월 통합대상인 울릉중, 울릉서중, 울릉북중, 우산중 등 4개교 학부모를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56%는 찬성했지만 울릉북중 학부모들의 대부분이 반대했다.

의성군의 경우 당초 봉양중과 안평중을 폐교하고 대신 비안중 자리에 기숙형 공립 중학교를 세울 계획이었다.

그러나 봉양면의 도리원초교 학부모와 학교운영위원회, 봉양중 총동창회가 위치선정이 교통편리성과 객관적 타당성, 부지확보, 지역 현황 등 분야별 채점표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졌다며 반발하는 바람에 계획을 변경하는 일어 벌어졌다.

교육청은 통합에 반대한 봉양중을 제외시키고 단밀면의 단밀초 3~6학년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여 찬성률이 높다며 단밀중을 포함시켜 안평·비안·단밀 등 3개 중학교로 바꿔 추진하고 있어 제외된 봉양면 주민들과 지역갈등의 불씨를 남겨놓은 상태다.

의성은 이곳 외에도 금성·가음·옥상중 등 3개교 통합도 계획돼 있다.

안동시는 임동중, 북후중, 길안중, 도산중, 안동중의 와룡분교와 인계분교, 길주중 녹전분교 등 7개 학교를 통합한 뒤 기숙형 중학교 1곳을 신설할 예정이다.

교육청은 해당학교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1차 설명회는 마쳤고, 앞으로 주민의견 수렴과 설문조사 등을 거쳐 3분의 2이상 찬성하면 부지선정 등 설립을 추진한다.

하지만 주민들은 비록 소규모 학교지만 이 마저도 없어진다면 지역의 교육환경 붕괴로 더욱 더 피폐해 진다며 반대의 목소리를 강하게 내고 있다.

또 부모사랑이 가장 필요한시기에 기숙사 생활을 시키면, 정서적으로 메말라 탈선이 염려될 뿐만 아니라 집단생활에서 일어나는 학교폭력 등을 우려하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반면, 찬성하는 학부모들은 또래집단 형성 기회부족으로 사회성, 협동의식이 떨어지는 등 소규모학교로는 인성교육에 대한 한계가 있어 통합기숙형이 대안이라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이들 지역은 위치선정에 따라 찬·반 의견이 크게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부분 학부모들이 멀리 떨어진 지역에 설립되면 ‘반대’, 인근에 오면 ‘찬성’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도교육청은 이밖에도 김천, 영주, 문경, 청송, 영양, 예천, 봉화, 울진지역에서도 기숙형 중학교 설립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곳 주민들도 학교 하나가 사라진다는 상실감이 워낙 큰데다, 폐교를 양산한다는 게 반대의 주된 이유다.

청송교육지원청은 지난 12일 오후 7시 청송군 현서면사무소에서 현서·안덕면 학부모와 주민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었지만 참석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참석자 가운데 한 주민은 “그렇지 않아도 인구가 적은 지역에 학교마저 없으면 지역이 황폐화 될지도 모른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영천시는 고경중과 임고중, 영창중, 자천중 등 4개 학교의 통합이 확정돼 (가칭)영천별빛학교로 2016년 3월 개교 예정”이라며 “다른 지역도 통합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학부모와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홍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종훈기자 lee0071@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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