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발발 63주년…NLL논쟁·해킹 ‘이슈화’
6·25전쟁 발발 63주년…NLL논쟁·해킹 ‘이슈화’
  • 강성규
  • 승인 2013.06.25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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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 호국정신은 잊어버렸나…

주요 포털, 역사 기사 없어

기념행사도 예전보다 줄어
한국전쟁 발발 63주년을 맞이했지만 이날을 되새기자는 사회적 분위기가 예전같지 않아 그 의미가 점차 퇴색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올해 6월 25일에 이슈가 된 것은 ‘6.25’가 아닌, ‘NLL논쟁’과 ‘해킹 사건’이었다.

지난 24일 국정원이 2007년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가졌던 ‘남북 정상회담’의 회의록 전문을 공개하면서 공개 경위와 내용 해석을 두고 보수-진보 진영 간 갑론을박이 25일 내내 이어졌다.

이날 또 하나의 ‘사건’은 국제해커집단 ‘어나니머스(Anonymous)’가 미리 예고했던 대로 ‘조선중앙통신’, ‘로동신문’ 등 북한 주요 사이트를 해킹 했지만, 반대로 청와대를 비롯한 우리나라의 주요 기관, 언론, 정당 홈페이지도 잇따라 다운된 일이었다.

대다수 누리꾼들은 이를 북한의 소행으로 추정, ‘6.25전쟁의 현대판’이라고 하며 흥미로운 화제 거리 정도로만 여기는 분위기였다.

주요 포털사이트와 언론 사이트에도 이와 관련한 뉴스들이 메인을 채웠고, 6.25의 역사나 의미를 설명하는 기사들은 자취를 감췄다.

예전에는 25일에 맞춰 열리던 추모 행사나 평화기원 집회 등도 지역에서는 자유총연맹이 진행한 ‘6.25전쟁 당시 음식 시식회’ 등 몇 가지를 제외하고는 전무했다.

택시기사 오모(46)씨는 “예전에는 보수, 진보 세력들이 각자의 목적을 가지고 대규모 집회를 하다 충돌하는 일이 잦아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면, 지금은 진영을 막론하고 모두들 이날 자체에 무관심해진 것 같다”며 “과격한 충돌이 일어나더라도 그들에게는 이날을 되새기자는 진심이 있었지만 이제는 그마저도 없어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우려했다.

시민들, 특히 학생들의 6.25에 대한 무관심도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안전행정부가 지난 달 25일부터 이달 13일까지 조사기관에 의뢰해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 중·고교생 청소년의 56%가 한국전쟁의 발발연도를 몰랐으며, 성인의 경우도 3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난 등 경제위기로 인해 공동체나 민족의 역사보다는 개인을 우선시하는 풍토가 팽배해지고, 학교에서의 역사교육도 미흡해 이러한 문제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한 대학의 역사학과 교수는 “좁은 국토에 남북 군인 수백만명이 대치하고 있고, ‘연평 해전’ 같은 국지전이 발생하는 등 6.25전쟁은 잊혀진 과거가 아니라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는 엄연한 현실”이라며 “전쟁을 종식하고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들기 위해서는 민족상잔의 비극을 기억하고 의미를 되새기는 것부터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성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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