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그날의 함성' 대구서 영화로 재연
광주 '그날의 함성' 대구서 영화로 재연
  • 대구신문
  • 승인 2009.05.18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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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9일 대구영상미디어센터 '5.18영화제'
시민들에 '5.18정신' 쉽고 깊이있게 전달
대구와 광주가 영화를 통해 하나가 된다. ‘5.18 영화제’가 18일과 19일 양일간 대구영상미디어센터 씨눈 상영관(대명동 계명문화대 6층)에서 막을 올린다.

대구에서 열리는 이번 영화제는 전국에서 최초로 영화제 형식을 빌린 5.18 기념행사다. 5.18 영화제의 취지와 주요 작품을 미리 만난 본다. <편집자註>

◈대구와 광주 출신 감독의 ‘광주 영화’=대구경북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와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대구경북진보연대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5.18 영화제’에는 총 9편의 작품이 상영된다. 각각 극영화 5편, 다큐멘터리 2편, 애니메이션 2편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 행사는 그 동안 제작된 5.18 관련 영화들을 한자리에 모아 대구 시민들과 함께 관람하고 이 영화들을 통해 ‘5.18정신’을 보다 쉽고도 깊이 있게 알리고자 하는 목적으로 마련됐다.
영화 '순지'의 한 장면

지난 2007년 제7회 광주국제영화제의 ‘5.18영화 특별전’에 선보였던 극영화들과 함께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까지 골고루 안배했다.

대구와 광주에서 각기 만든 극영화와 다큐멘터리를 함께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가 될 것이다.

우선 첫날인 18일에는 5.18 기념식을 마친 후 개막작 ‘화려한 휴가’를 김지훈 감독과 함께 관람하고 상영 후 감독과의 대화를 가질 예정이다.

2007년 개봉 당시 관객 730만 명을 동원하며 화제를 모았던 이 작품을 연출한 김 감독은 대구 출신으로 ‘화려한 휴가’ 이후 현재 서울에서 시사 코미디 연극의 고전인 ‘늘근도둑이야기’를 연출중이다.

둘째 날인 19일에는 폐막작으로 광주 출신의 박광만 감독이 연출한 ‘순지’가 준비돼 있다.

지난 7일 개봉해 단관 개봉하기도 했던 이 작품은 광주 이외의 지역에선 이번이 최초 개봉이다.

5.18 당시 행방불명된 아버지를 둔 여주인공 ‘순지’를 통해 5.18의 현재적 의미를 묻는 이 작품이 장편 데뷔작이기도 한 박 감독은 이날 직접 상영관을 찾아 대구 관객들을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대구+광주에서 만든 영화 볼 수 있는 기회=다큐멘터리도 2편이 상영된다.

광주MBC에서 제작한 ‘홍세화가 바라본 광주’는 진보 논객 홍세화 씨의 눈을 통해 5.18의 의미를 재조명하는 로드 다큐멘터리며 대구MBC에서 제작한 ‘끝나지 않은 5.18’은 광주 이외의 지역 방송국에서 최초로 제작·방영된 다큐멘터리로 5.18 당시 계엄당국에 연행돼 고문 끝에 정신분열증 증세를 얻은 권순형(당시 경북대 국민윤리교육과)씨의 얘기를 담았다.

3D HD애니메이션 '그날이후'
이밖에 공수창 감독과 홍기선 감독이 각본을 쓰고 장윤현, 이은, 장동홍 감독이 함께 연출한 독립영화집단 ‘장산곶매’의 ‘오! 꿈의 나라’, 제도권에서 최초로 만들어진 5.18 영화로 주목을 받은 이정국 감독의 ‘부활의 노래’, 소설가 최윤의 데뷔작 ‘저기 소리없이 한 점 꽃잎이 지고’를 원작으로 장선우 감독이 연출한 ‘꽃잎’ 등 3편의 극영화도 함께 상영될 예정이다.

특히 독립영화 ‘오! 꿈의 나라’는 ‘파업전야’에 이어 이번에 처음으로 DVD 출시가 되어 이 판본으로 상영된다.

전승일 감독이 연출한 옴니버스 형식의 애니메이션 ‘오월상생’, 광주 지역업체인 ‘애니2000’에서 제작한 3D HD 애니메이션 ‘그날 이후’ 등도 준비해 어린 자녀를 둔 관객들을 위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이번 행사의 프로그래머는 지역에서 대구평화영화제 프로그래머로 활동 중인 장우석 씨가 맡았다.

장우석 감독은 “광주영화를 통해 5.18 정신을 좀 더 쉽고도 깊게 알리고 싶다”며 “대구와 광주에서 만든 영화와 다큐멘터리를 함께 볼 수 있는 더없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는 대구영상미디어센터 씨눈에서 상영되며 관람료는 무료다. 문의 (053)424-5518.

김덕룡기자 zpel@idaegu.co.kr
5.18민주화운동을 온전히 광주 시민의 시각에서 다룬 박광만(42) 감독의 저예산 독립영화 ‘순지’ 의 시사회를 최근 광주 동구 메가박스 영화관에서 열렸다.

전남 고흥 출신으로 초등학교 때부터 광주에서 살아온 박 감독은 중학교 2학년 때 5.18을 겪었다.

그는 “그땐 아무것도 모르고 시민들과 함께 버스를 타고 애국가를 부르며 도청까지 들어가기도 했죠. 그때 도청에서 총을 들고 있던 시민군의 결연한 눈빛을 잊을 수가 없어요”라고 말했다.

당시 친한 친구의 죽음을 통해 받은 충격과 이후 5.18을 공부하며 알게 된 사실 등을 통해 “당시 상황을 지켜본 사람이지만, 시민군을 그토록 처절하고 강하게 이끈 힘이 무엇인지 항상 궁금했다”고 한다.

박 감독은 “내 궁금증을 관객들과 공유하고 싶었고, 이런 과정 속에서 그들을 이해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5.18이 가지는 의미를 알고 싶었다”고 밝혔다.

영화는 그의 궁금증을 풀어나가는 과정이었다.

영화는 5.18 전야제에 참여한 광주 시민들이 당시를 재현하는 현장 속에 영화의 주인공들이 들어가 이야기를 전개해 나감으로써 다큐멘터리와 드라마 형식이 교차하는 방식을 취했다.

이로써 5.18은 단지 과거의 일이 아닌 현재 광주 시민들에게 살아있는 역사이자 반복되는 역사가 되었고 박 감독과 주인공, 시민들은 5.18을 이해하고 느끼는 과정을 공유한 것.

영화를 전공하지도 않았고 6개월 정도 실무교육만 받은 초보감독인 그는 2003년부터 ‘순지’를 준비했고, 2006년 문화체육관광부 등으로부터 제작비를 지원받아 영화를 완성했다.

박 감독은 “이번 영화 작업은 5.18을 알아가는 과정의 일부일 뿐”이라며 “이 영화가 희생자들에게 조그만 위로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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