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딤프 大賞…단원들 희생 위에 핀 꽃이죠”
“뜻밖의 딤프 大賞…단원들 희생 위에 핀 꽃이죠”
  • 승인 2013.07.17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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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맥 씨어터 윤정인 대표&봉산문화회관 안덕임 관장
극단 맥 씨어터의 윤정인 대표 및 예술감독과 봉산문화회관 안덕임 관장은 지난 8일 폐막한 제7회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하 딤프)에서 일을 벌인 당사자들이다. 제7회 딤프에 창작지원작으로 참가한 지역 극단 맥 씨어터의 ‘사랑꽃’이 10편의 국내외 공식참가작을 따돌리고 당당하게 대상을 거머쥔 것이다. 맥 씨어터는 봉산문화회관의 공연장 상주단체 육성지원사업(이하 상주사업) 선정단체이며, ‘사랑꽃’은 올해의 공연장 상주사업작으로 제작된 창작뮤지컬이다. 맥 씨어터와 봉산문화회관은 ‘사랑꽃’을 만들고 딤프의 꽃으로 피워낸 사실상의 파트너였고, 그 중심에 열정맨 윤 대표와 관록의 안 관장이 있었다. 폐막 직후인 10일부터 14일까지 대상작 앵콜 무대가 봉산문화회관 공연장에 올려졌다. 관객들은 연일 매진 사례를 이어가며 ‘사랑꽃’에 관심과 여운을 보내 주었다. 그도 그럴 것이 지역 극단의 창작지원작이라는 사실 말고는 존재감을 부각하지 못한 탓에, 딤프 기간 내에 챙겨보지 못한 이들이 대상 수상 소식 후에 몰렸기 때문이다. 그만큼 지역 극단의 토종 창작뮤지컬인
/news/photo/first/201307/img_103404_1.jpg"윤정인대표,안덕임관장/news/photo/first/201307/img_103404_1.jpg"
윤정인 대표 및 예술감독(왼쪽)은 “이제는 창작으로 승부해 새로운 관객을 창출해야 할 시기”라며 대구시의 지원을 강조했다. ‘사랑꽃’의 숨은 조력자 봉산문화회관 안덕임 관장도 “예산이 가장 큰 문제”라며 “역량 평가 후 가능성 있는 단체는 파격적 집중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랑꽃’이 거둔 쾌거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경천동지(驚天動地)할 일이었다.

지난 14일 만난 윤 대표는 대상 수상에 대한 감동이 채 가시지 않은 듯 상기된 모습이었다. 딤프 폐막 후 긴장이 풀린 탓도 있지만, ‘사랑꽃’을 제작하고 제7회 딤프에 창작지원작으로 참가하기까지의 여정이 녹록치 않았음이 그의 핼쓱해진 얼굴에서 묻어났다.

-대상 수상은 예상하셨나요.

“저희도 그렇고 누구도 예상 못한 결과였어요. 처음 수상 소식을 듣고 제 귀를 의심할 정도로 뜻밖이었어요.”

-사전에 심사단계에서 딤프 측의 특별한 언질은 없었나요.

“심사위원님들 중 몇 분이 저희 작품을 두 번이나 관람하러 오셨어요. 심사 측에서 두 번씩 보러 오는 경우는 드물어서 혹 저희 작품이 창작지원작을 대상으로 하는 창작뮤지컬 상 후보군에 들었나 하는 기대 정도는 했었지만 대상은 전혀 뜻밖이었어요.”

-소감이 남다를 것 같은데요.

“아직도 믿기지 않을 만큼 기쁩니다. 한편으로는 경제적 어려움을 견디며 열정 하나로 함께 와 준 단원들의 얼굴도 스쳐가며 코끝이 찡하기도 합니다.”

◇탄탄한 스토리와 풍부한 음악으로 피어난 ‘사랑꽃’

- ‘사랑꽃’은 어떤 작품인가요.

“세 종류의 사랑이야기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하면서도 각각의 사랑이야기가 서로 연결되는 형식의 작품이에요. 저희 상주단체 육성사업에서 진행한 ‘비방문 탈취작전’에 이은 골목길투어 시리즈 2탄이기도 합니다.”

-어떤 점이 높은 점수를 받은 건가요.

“딤프 기간 내에 관객들께서 탄탄한 스토리와 풍부한 음악이 잘 어우러지고 소재도 좋다는 평을 해 주셨습니다. 배우들의 연기와 노래도 수준급이고요. 음악은 밴드가 라이브로 연주해 극을 한층 살렸죠. 뮤지컬에 라이브 밴드를 접목한 사례는 대구에서는 드문 시도였어요.”

탄탄한 스토리와 풍부한 음악은 윤 대표가 작곡을 하고 지안 작가와 함께 대본까지 함께 맡은 결과다. 사실 윤 대표는 그동안 지역의 대표적인 창작 뮤지컬 곡을 써온 실력 있는 작곡가이자 대구과학대 방송엔터테인먼트계열 겸임교수다. 대구시립극단의 창작뮤지컬 ‘로미오 & 줄리엣’과 극단 뉴 컴퍼니(NEW Company)의 ‘만화방 미숙이’ 등에서 작·편곡을 맡았고, ‘사랑꽃’을 포함한 맥 씨어터의 창작뮤지컬들은 윤 대표가 작·편곡·대본까지 담당해 왔다. 유머와 감동이 군더더기 없이 버무려지고, 라이브 밴드로 감성적 몰입을 이끈 것은 뮤지컬의 기본인 음악에 충실하려 한 그의 결단이 있어 가능할 수 있었다.

-라이브 밴드는 예산이 많이 들었을 텐데요.

“사실상 저희에게 배정된 예산으로는 4인조 라이브 밴드를 구성할 수 없었어요. 이번에는 제가 욕심을 부려 제 사비로 충당했어요. 하지만 결국에는 뮤지컬 반주도 라이브로 가야한다는 것이 저의 소신이기 때문에, 향후에는 예산 절감을 위해 아예 저희 극단에 밴드 팀을 꾸릴 계획을 세워 두고 있습니다.”

-맥 씨어터는 어떤 극단입니까.

“저희는 2002년 ‘예울’이라는 이름으로 창단된 대구 최초 창작 뮤지컬 극단이에요. 2008년 극단 명칭을 맥 씨어터로 변경하고, 2010년부터 대구문화재단 사업인 상주사업에 선정돼 봉산문화회관과 파트너로 본격적으로 창작 작품을 제작해왔지요.”

-맥 만의 강점을 꼽는다면.

“연출과 음악과 대본이 3박자를 이루고 원스톱으로 우리 스스로 하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그리고 배우들의 노래 실력도 뛰어나요. 저희가 좋은 작품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 여기서부터 나오는 것이지요.”

-단원들 구성은 어떤가요.

“작곡과 편곡에 능한 음악 전문가들로 스텝들이 포진해 있고 열정과 동료애로 다져진 배우들로 구성돼 있어요. 봉산문화회관과 손 잡은 첫 해인 2010년 창작뮤지컬 ‘비방문 탈취작전’을 제작해 4차 장기공연을 할 만큼 관심을 받았어요. 또 제6회 딤프 공식초청작 선정, 부산 동래문화회관 상주단체 교류 공연도 펼치기도 했지요.”

/news/photo/first/201307/img_103404_1.jpg"뮤지컬사랑꽃공연모습/news/photo/first/201307/img_103404_1.jpg"
창작뮤지컬 /news/photo/first/201307/img_103404_1.jpg'사랑꽃/news/photo/first/201307/img_103404_1.jpg' 공연 장면
◇공연장 상주단체 육성지원 사업의 결실

아직도 흥분이 채 가시지 않은 윤 대표와 달리 그의 파트너인 안 관장은 차분했다. 구립 공연장 관장이 대부분 외부 인사인데 반해 그녀는 공무원이다. 2011년 관장으로 부임해 공연장의 세밀한 부분까지 관객의 입장에서 정비하고 다양한 기획 프로그램으로 공연장을 업그레이드 하며 행정가 다운 면모를 보여 왔다.

안 관장 부임 후 공연장 수익이 상승하고 고객만족도는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은, 지난 2년간 안 관장이 행정가 출신이지만 예술 기획전문가 못지않은 회관 운영 능력을 보여 왔기 때문이다. 이번 ‘사랑꽃’의 쾌거 뒤에 숨은 조력자가 있다면 안 관장이 으뜸으로 꼽힌다. 그녀가 대상 수상 이후 축하 인사 받기에 여념이 없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녀 또한 소감이 남다를 터였다.

-봉산문화회관의 경사가 아닐까 하는데요.

“예. 저희 회관이 생기고 가장 큰 경사가 아닐까 싶어요. 딤프에서 뮤지컬도시 대구의 첫 경사를 저희 팀이 이뤘으니까요. 축하 전화를 많이 받았어요. 격려도 많았고요. 저보다 윤 대표와 단원들의 고생이 많았죠. 저야 뒤에서 단원들이 마음 편하게 작품활동에 매진 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을 최대한 하려 했을 뿐입니다.”

딤프 시작 이래 7년 동안 지역 극단의 작품이 대상을 차지한 것도 첫 사례였지만, 무엇보다 창작지원작이 공식초청작을 누르고 대상을 수상한 것은 이변 중의 이변이었다. 이 때문에 ‘사랑꽃’의 대상 수상에 대한 의미는 다양하게 조명됐다. 상주사업의 결실, ‘뮤지컬 도시 대구’를 표방하며 7년간 페스티벌을 개최해 오며 쌓은 딤프의 내공, 지역 토종 창작뮤지컬의 가능성 타진 등 각계의 분석이 이어졌다. 그 중에서 상주사업이 이번 결실의 일등 공신으로 지목됐다.

-공연장 상주단체 육성지원사업은 어떤 내용입니까.

“공연장과 공연예술단체간에 인적·물적 협력을 통해 창작공간을 확보해 줌으로써 창작역량을 강화하는 사업이에요. 공연장이 예술단체에 일정부분의 예산지원은 물론 공연장과 사무실, 연습실을 제공하는 창작환경을 지원하게 되죠. 이를 통해 공연장은 안정적인 레퍼토리 공연 및 다양한 문화예술교육 등을 통해 관객개발효과를 높이는 방식이죠.” (안 관장)

-상주사업을 4년동안 체험한 당사자로 이 사업에 개선점을 제안한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좀더 전폭적인 지원이 가장 시급한 개선점이라고 봐요. 지금 상황으로는 단원들 생계가 해결이 안되거든요. ‘사랑꽃’은 단원들의 희생 위에 핀 꽃이라고 봐야할 정도로 열악해요. 이것만 해결되면 작품에 날개를 달 수 있을 거라 봐요.” (윤 대표)

“예산이 가장 큰 문제죠. 시립예술단이 있는 것처럼 구립 공연장에서 구립예술단을 만들 수 있으면 가장 좋겠지요. 지금 상태로는 극단 단원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벗어날 수가 없어요.” (안 관장)

-그럼에도 창작을 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새로움 때문이죠. 4대 뮤지컬은 엄청나게 우려먹었고 라이센스 가져 오는것도 한계가 있어요. 이제는 창작으로 승부해 새로운 관객을 창출해야 할 시기인거죠. 장기적으로 보면 창작이 대세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윤 대표)

“그렇게 되기까지가 문제라고 봐야겠죠. 창작을 만들었는데 얼마만큼 어떻게 버틸 수 있느냐가 관건이겠죠.” (안 관장)

◇창작 뮤지컬로 ‘뮤지컬 도시 대구’ 승부수 띄워야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요.

“대구문화재단의 상주사업을 차별화 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역량을 평가해서 가능성이 있는 단체에게는 파격적 집중지원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사랑꽃’을 보신 딤프 심사위원장인 윤호진 연출가가 저희 작품을 보시고 극찬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작품을 시 차원에서 전폭 지원한다면 롱런하는 대구산 뮤지컬을 생산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안 관장)

“영화도시 부산이 뮤지컬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해요. 딤프가 확고하게 대구의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대구의 뮤지컬 역량이 확고해야 한다고 봐요. 창작지원작에 대한 지원이 필요한 이유가 이런 것 때문이겠지요.” (윤 대표)

-‘사랑꽃’이 계속 성장해야 할 것인데 계획이 있다면.

“사랑꽃의 딤프 대상 수상으로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우수공연에 선정될 가능성이 높아요. 만약 그렇게 된다면 각 문화예술회관에서 공연하게 될 겁니다. 타 도시 상주단체와의 교류나 서울의 괜찮은 공연장에도 컨택(contact)을 해봐야지요.” (안 관장)

“작품을 좀 더 다듬어서 작품성과 대중성을 높여 해비치아트페스티벌 아트마켓이나 서울아트마켓에 참여해 우리 작품을 적극 홍보할 계획입니다. 딤프 대상이라는 프리미엄이 사라지기 전에 최대한 빨리 이런 일들이 이뤄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윤 대표)

-그렇게 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할까요.

“대구시의 지원이 무엇보다 간절합니다. 윤호진 선생님께서 저희 작품을 극찬했다는 점에서 저희도 자신감을 얻었고 단원들의 열정도 대단합니다. 대구가 키운 작품인 만큼 대상 수상 여세를 몰아 갈 수 있도록 시의 지원이 바로 뒤따를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윤 대표)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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