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꽃잎 총총히
사방을 기웃거리며
꽃밭에 주저앉은
십대들
그들은 관념에 사로잡히거나
은유로 숨기거나
비유로 예를 들지 않고
오직 역설로 체증을 풀어낸다
어려운 조건 위에 야무진 꿈보다
넉넉한 조건 위에
자기만의 개성시대 만들어 가는
하늘바라기 바다 돌고래
나이가 들면
종족 생태를 위해
부지런히 씨앗 흐트려서
사방팔방 날리는 일은
그들의 몫
(이하 생략)
▷문예지『심상』신인상을 통해 등단. 아동문예 작품상, 한국생활문학 대상 수상. 한국문협, 기독교문협, 한국현대시인협회 이사, 서울 강남 대치문화센터 시 창작 강사 및 서울 강남문인협회 운영위원.
작은 꽃잎, 꽃밭에 주저앉은 십대들. 그들은 샛노오란 스카프를 했음직 하다. 들꽃치고 키큰 꽃이 없다. 그래서 시인은 작은 꽃, 꽃밭에 주저앉은 십대로 보았는가. 자기만의 개성을 지닌 십대의 민들레. 그들은 언제나 기도한다. 가뭄과 박토에 목말라도, 볕이 뜨거워도, 세찬 비바람에도 기도하며 생존하는 인내의 민들레는 `씨앗을 흐트려서’ 내일 다시 피어난다.
이일기(시인·계간 `문학예술’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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