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008년 담배지출액이 8조1670억 원이고 슈퍼마켓 등에서 구입해 마신 비 식당·업소용 주류의 지출액도 5조9072억 원에 달했다고 한다. 2007년보다 담배지출액은 3.9% 늘었고 술 지출액은 5.7% 증가해 지난해 술과 담배로 우리국민들은 14조742억 원을 썼다는 것이다. 술의 경우 유흥업소 등에서 마신 것까지 합하면 아마 그 비용은 천문학적일 수도 있다.
지난해 국민들이 국내외적으로 받은 스트레스가 적지 않았다. 정권이 바뀌어 우리도 다시 일어서 보자고 다짐을 했던 것도 잠시고 모든 다짐이 수포로 돌아가고 오히려 입에 풀칠하기도 쉽지 않을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던 일을 생각하면 지난해 술·담배 소비가 늘어난 이유를 알 것도 같다.
미국 쇠고기 파동을 겪으면서 우리국민들까지 두 패로 나뉘어 서로 죽일 듯 으르렁거리며 고스란히 1년을 허송세월한 것이 지난해다. TV나 신문들도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미국 쇠고기는 먹으면 모두 죽을 것 같이 아우성이었으나 하반기 미국쇠고기가 수입돼 이를 먹은 국민들이 한 둘이 아니었음에도 죽은 국민은 한 사람도 없었다. 국민을 이렇게 현혹해 놓고도 책임지는 사람은 없으니 TV나 신문들 하나도 믿을 게 못 된다는 것이다.
또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값이 급등하면서 휘발유 1L값이 2000원에 육박하는 등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아 민생을 괴롭히기도 했다. 또 9월 들어선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미국에서 발생한 금융위기가 세계 실물경제를 곤두박질치게 하더니 우리경제까지 뒷걸음을 치면서 국민들은 내일을 점치기 어려운 가운데 살아왔다.
이 과정에서 우리 국민들이 받은 스트레스가 오죽했을까를 생각하면 술·담배 소비가 늘어난 것을 당연한 일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술·담배는 기호식품이지만 적당하게 마시고 피우면 스트레스를 해소시켜주지만 과음과용하면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민의 건강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해 우리국민이 의료 및 보건비로 지출한 돈이 32조3775억 원으로 한은은 집계하고 있다. 이 가운데는 술·담배로 인한 의료비용도 포함돼 있다. 아마 그 비율도 만만찮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제 우리 국민들도 술·담배를 줄여 건강한 생활 유지에 힘써 주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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