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고장 작은 나라들> 10. 청도 이서국
<우리고장 작은 나라들> 10. 청도 이서국
  • 이종훈
  • 승인 2009.05.19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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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에 선제공격
'이서국 성지' 비석에 반격받아 멸망기록
이서국(伊西國)이라는 나라 이름은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 처음으로 등장하며 ‘삼국지’의 진·변한 조에는 보이지 않는다.

이서국 역시 삼한시대 때 지금의 청도군 일원에 있다가 신라에 의해 멸망한 소왕국이다. 그러나 소왕국 중 유일하게 신라 금성(지금의 경주)을 먼저 공격할 만큼 강성했다.

‘삼국사기’ 신라본기 14대 유례왕 14년(297년) 조를 보면, 이서고국이 금성으로 쳐들어오자 사로국은 크게 군사를 동원해 적을 방어했으나 능히 이를 격파하지 못했다.

그런데 갑자기 이상한 군사들이 몰려왔고 그 수는 헤아릴 수 없이 많았으며 군사들은 모두 대나
무 잎을 머리에 꽂고 적을 격파했다. 그 뒤에 그들이 간 곳을 몰랐는데 많은 대나무 잎이 죽장릉(미추왕릉)에 쌓여 있는 것을 보고 이는 미추왕이 전쟁을 도운 것이라고 기록돼 있다.

이서국이 멸망할 때 신라군에 패해 병사와 말이 함께 굴러 떨어졌다고 해서 ‘마전암’, ‘말구를소’란 이름이 붙은 절벽.

또 이서국이 신라에 복속된 과정의 전설에는 금성에서 이서국 군대를 물리친 신라는 이서국을 공격했다. 이서국과 신라는 이서산성에서 최후의 결전을 벌였고, 절벽위에 축조된 이서산성의 지형적인 특성 때문에 이서산성을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유례왕이 이서산성에서 멀지 않은 운문사로 철수 시킨 뒤, 보양 스님께 어떻게 하면 이서산성을 무너뜨릴 수 있는지를 물어봤다.

보양스님은 “개라는 짐승은 밤에는 잘 지키지만 낮에는 지키지 못하고, 앞은 지켜도 뒤는 꺼린다. 낮에 북쪽을 공격하라”했다고 한다. 이서산성이 있는 산성의 산의 모습이 달리는 개의 형상을 하고 있는 것을 염두에 둔 말이다.

유례왕이 보양 스님의 말대로 했더니 이서산성, 일명 주구산성(走拘山城)은 함락됐다.

신라에 패한 왕과 왕족들은 이서산성에서 빠져나와 화양읍 동천리 신둔사 뒷산의 봉우리로 숨었다고 해서 이 봉우리 이름을 ‘은왕봉(隱王峰)’이라 했다는 것이다.

청도에서 지금까지 이서국의 유물이 발굴된 적이 없다. 이 때문에 이서국 때의 문화나 생활상이 연구된 것도 없을뿐더러 언제 생겨나 언제 멸망했는지도 뚜렷하지 않다.

다만 청도군 화양읍 토평리에 있는 나지막한 야산 진입로 한편에 ‘이서국 성지’라는 비석이 하나 서 있는데, 이 비석의 옆면에는 ‘신라 유례왕 7년(297년)에 금성을 공략하다가 반격을 받아 폐성 함락으로 멸망했다’는 설명이 적혀 있다.

학계에서는 이서국의 주근거지를 지금의 화양읍을 중심으로 풍각면, 각남면, 청도읍 일대와 운문천 주변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 지역에는 지금도 상당히 많은 지석묘군이 있고, 고인돌이 하나 둘씩 있는 것이 아니라 무리지어 있는 것으로 보아 많은 사람들이 살았으며, 이 사람들이 바로 이서국을 지배한 것으로 보여 진다.

특히 신라는 이서국을 합병한 후 운문일대에 화랑들의 수련장을 만들어 삼국통일을 이루는 발판으로 삼았다는 것이다

지금의 청도군은 경북의 최남단에 위치하며, 면적 696.53㎢(서울시 면적과 비슷함)에 인구는 4만5천명이다.

경부선 철도와 대구~부산간고속도로, 국도 20호선, 25호선이 통과하는 교통의 요충지며, 수려한 자연경관과 향교, 서원, 유적지 등 많은 문화재가 산재해 있다.

특히 청도반시는 씨가 없으며, 당도가 높고 인체에 유익한 성분이 많아 버릴 것이 전혀 없는 청도가 자랑하는 특산물이다.

최근에는 청도반시를 이용한 감말랭이, 아이스홍시, 감와인, 감식초, 감한과, 감잎차 등 지역특산품 개발과 청도복숭아, 한재 미나리, 청도소싸움 축제 등이 지역 경제에 큰 몫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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