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아무도... 세 사람이 횡단보도 가운데서 하늘을 쳐다보며 가리킨다. 놀랍게도 지나가던 사람들이 하나 둘 멈추더니. 모두가 멈춰 횡단보도가 꽉 찰 정도의 사람이 모여 아무것도 없는 하늘을 쳐다본다. 마치 뭐가 있다는 듯이.. 이것이 3의 법칙입니다.
2005년 10월 17일 천호역, 지하철이 들어오는 순간 한 남자가 열차와 승강장 사이 플랫폼에 끼였습니다. 목숨이 위태로웠던 순간, 어떤 한 분이 큰 소리로“우리 함께 밀어봅시다”하자 반응이 없다가 혹시나 하고 손을 보탠 한사람, 희망을 안은 세 번째 사람, 세 사람이 움직여 인간 띠를 만들고 33톤짜리 지하철을 밀어 시민을 구했습니다.
반면 대구 지하철 참사 생존자 인터뷰에서 “ 연기가 들어오고서 탈출할 시간이 있었는데 사람들이 탈출할 생각을 안했다” 옆의 사람들이 가만히 있어서, 혼자 나설 수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용기 있는 한 사람, 혹시나 하고 한 사람, 두 사람이 “탈출 합시다” 했다면 더 많은 생존자가 있지 않았을까요.
3의 법칙은 최소한 3명이 같은 행동을 하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 생각되어져 하나의 움직임이 되고, 전체의 상황을 바꿀 수 있는 놀라운 힘이 된다는 것입니다. 차량의 통행이 많지 않은 야간의 교차로, 사람의 통행이 없는 횡단보도 앞의 빨간 신호등 앞에서 고민하신 적 있으십니까?
구미경찰서는 지난 4월 1일부터 “신호위반NO! 구미사랑YES!” 란 슬로건을 걸고 교통신호 지키기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교통신호를 지키는 것이 옳지만 어느 덧 `야간에 신호를 지키면 도리어 위험하다’ `안 지켜도 된다.’는 분위기를 바꿔보고자 합니다.
나, 그리고 나와 뜻을 같이 하는 한 사람, 두 사람이 모이면 전체를 바꿀 수 있다고 하는 3의 법칙. 나, 그리고 동료, 친구 이렇게 세 사람부터 시작하면 구미의 교통신호 지키기 바꿀 수 있지 않을까요? 우리 또한 교통신호 잘 지키는 구미로 상황을 바꿀 수 있고, 내가 먼저 `교통신호 지킵시다.’ 라고 외칠 수 있는 한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남정희 (구미경찰서 교통관리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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