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해가 단장하고 나온
길모퉁이에서
하얀 이 드러내고 여름이 탄생한다.
어머니의 자궁에서
아이가 머리를 내밀 듯
조용히 얼굴을 내밀고 있다.
한여름의 싱싱함을 위해
불같이 타오르는
어미의 무조건적인 사랑을 위해
방긋 웃어주고 있는 아이
산모의 고통보다 몇 배 더
고통을 견디고 나온
죽음보다 큰 것은 살아가야 한다는 것
그러나
아가의 웃음은 삶이라는 것
(이하 생략)
▷전북 장수 출생. 백제예술대학 문예창작과 졸업. 2001년『문학공간』추천을 통해 등단. 한국문인협회, 장수문인협회 회원.
이 시인의 시에 대해 `그의 시는 시어詩語가 간결하고 예리하다. 자연과 사물을 예리한 눈으로 관찰하며 망초꽃 하나에 있어서도 소홀함이 없이 고귀한 잉태로 시어를 영롱하게 다듬어 자기 삶의 누리에 깔아 놓는다.
세상의 하찮은 것 조차다 이렇듯 귀히 다스리며 곶은 길도 아름다운 길로 창조하고 있다’고 평하고 있다. 망초꽃을 의인화한 이 시는 `하얀 이 드러내고 여름이 탄생한다.’ 는 표현이 매우 신선하다.
이일기 (시인 · 계간 `문학예술’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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