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전 대구지방경찰청 5층 사이버수사대 디지털증거분석실.
김재성 대구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의 설명을 브리지워터 주립대학교(Bridgewater State College) 최경식 박사가 영어로 통역했다.
인터넷 범죄에 대한 수사기법을 간략하게 설명한 김 대장은 즉석에서 시범을 보였다.
“지워진 파일을 복구하는 기술을 보여주기 위해 여러분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겠습니다.”
김 대장은 의자에 앉아 있는 외국인들을 향해 디지털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그리고는 이들이 보는 곳에서 방금 전 찍은 사진을 삭제한 뒤 메모리카드를 꺼내고는 디지털증거분석실로 들어갔다.
채 1분도 지나지 않아 조금 전 김 대장이 지웠던 사진이 모니터에 선명하게 나타나자 숨을 죽이고 있던 외국들은 짧은 탄성을 질렀다.
김 대장은 “범죄자들은 증거를 없애고 숨기고 있지만 이를 다시 복원시키고 증거를 찾아내는 것이 경찰의 임무”라면서 “범죄수법 보다 항상 (경찰의 수사기법이) 위에 있어야 된다”며 설명을 끝냈다.
김 대장의 설명이 끝나자 파란눈의 외국인들이 한국 경찰의 과학수사에 찬사를 보냈다.
이 외국인들은 한국 경찰의 수사기법 등을 견학하러 온 미국 매사추세츠주 브리지워터 주립대학교 범죄학부 학생들.
최첨단의 과학수사를 자랑하는 미국의 학생들이 가장 놀란 것은 단연 IT를 활용한 한국 경찰의 수사기법이다.
견학생들은 김 대장의 설명이 끝나자 ‘범죄 가능성이 높은 인터넷 사이트를 어떻게 모니터링 하는지’ 등을 질문하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날 대구경찰청 112신고센터와 교통정보센터, 과학수사대 등을 둘러보고 경찰특공대의 레펠시범을 관람한 학생들은 최 교수를 포함해 모두 13명.
과학수사계에서 몽타쥬 그리기, 혈흔 반응 분석, 지문·족흔적 분석 시연을 지켜보던 학생들도 “미국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어떤면에서는 더 우수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학생들은 또 한국 경찰의 친절한 서비스 마인드에 높은 점수를 줬다.
학생들을 인솔한 최 박사는 “권위적인 느낌이 강한 미국 경찰에 비해 시민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서는 한국 경찰의 모습을 보고 학생들이 감동했다”며 “공권력을 중시하는 미국에서도 최근 일부 지역에서는 먼저 시민에게 다가서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최 박사는 또 “미국의 과학수사 수준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한국은 주로 연방수사국에서나 사용할 만한 첨단 시스템을 일반 경찰들도 사용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활용도면에서는 한국 경찰이 더욱 효율적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최용석 대구경찰청 과학수사계장은 “미국의 저명한 교수 2명과 현직 경찰관까지 포함된 미국 대학생 11명이 견학을 마친 뒤 ‘한국 경찰 수준이 아주 높다’고 찬사를 보냈다”며 “특히 하루하루 발전하고 있는 한국 과학수사의 저력을 보여준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브리지워터 주립대학교는 미국 매사추세츠주 주립대 중 하나로 1840년 설립돼 미전역에 범죄학, 형사정책학 교수 및 형사인력을 배출(정원: 범죄학부 800명, 석사 70명)하고 있는 역사와 전통의 대학이다. 기자 @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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