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시론> 노 전 대통령 서거 한국정치의 비극
<팔공시론> 노 전 대통령 서거 한국정치의 비극
  • 승인 2009.05.26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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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국 (정치학박사)

지난 23일 토요일 오전에 날아든 노 전 대통령의 비보는 전 국민을 놀라게 하였고 지금도 놀란 가슴은 진정되지 않는다. 노 전 대통령은 검찰의 그와 그의 가족 그리고 그의 주변의 정치적 동지와 지인들의 구속과 압박에 대한 심한 고통과 인간적 비애, 도덕성의 훼손 등으로 유명을 달리 하였다.

우리가 놀라고 충격을 받은 것은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전직 대통령의 자살이라는 믿기 힘든 현실 때문이다. 얼마나 참기 힘들었으면 그 길을 택했을까 하는 연민과 동정이 우리의 뇌리를 스쳐간다. 한국정치의 최대 비극이고 슬프고 안타가운 일이다.

한국의 대통령제는 모든 권력이 대통령에게 집중되어 임기 중에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권력 주변의 인물들이 그의 주군을 믿고 비리와 전횡을 일삼고 정권이 끝난 뒤에는 셀 수 없는 비리가 터져 나오고 종국에는 다음 정권에게 단죄를 받는 형국이다.

이런 현상은 우리가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다시피 대통령을 둘러싸고 있는 지연, 혈연, 학연이 대통령과 대통령의 가족, 그리고 대통령의 정치적 동반자를 부패와 타락으로 끌어들이는 지렛대 역할을 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는 가슴 아프고 애통하지만 후임 대통령에게는 커다란 경종을 울리고 국민들에게는 권력에 대한 환상을 어느 정도 불식시키는 교훈을 주고 있다.

대표적인 한국통인 스인홍 중국 런민(人民)대 국제관계학 교수와 주펑 베이징(北京)대 국제관계학 교수는 중국 시나닷컴(Sina.com) 등이 23일 마련한 좌담회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은 후임 대통령들에게 영원히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다.”,“노 전 대통령의 자살 소식에서 중국 탐관오리들을 떠올린다.”고 말하면서 “이번 사건으로 한국의 후임 대통령과 고위 정치인의 자세 뿐 아니라 정당 문화에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같이 노 전 대통령의 자살은 후임의 대통령이 대통령의 권력에 대한 허망함을 심어주고 대통령의 정치적 추종자들에게 경종을 줌과 아울러 국민들에게도 권력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을 어느 정도 불식시킴으로서 권력지향적인 사회적 기대감을 약화시킴으로서 사회의 각계각층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긍정적 역할을 기대하는 것으로 한 가닥 커다란 위안으로 삼는다.

여하튼 이제는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계기로 한국정치의 비극을 끝내야 한다. 이 비극을 끝내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권력구조를 개편해야 한다.

미국과 같이 정ㆍ부통령제를 도입하고 4년 연임을 가능케 하든지 아니면 내각제를 도입하되 상징적으로 대통령을 선출하여 대통령은 임기를 10년 정도 늘여 상징 대통령으로 삼고 실질적인 국정은 책임내각제로 다수당이 정권을 담당하도록 하여 즉시즉시 민심을 반영할 수 있게 함과 동시에 권력을 분산하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만 이런 비극적인 한국정치현상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고 정치보복현상도 사라지게 할 수 있다. 대통령제의 가장 선진적인 정치문화를 가지고 있는 미국은 전 정권의 정책은 뒤집어도 `인신공격’은 없다고 한다. 전ㆍ현 대통령은 서로 존중하고 상생원칙을 지키고 있다고 한다. 향후의 우리나라 대통령이 살펴보아야 할 선진정치문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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