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일부 지점도 인출사태 확산
동양그룹의 유동성 위기 여파로 24일 경남 창원시내 한 동양증권 영업장에 예탁금을 찾으려는 고객들로 북적거리고 있다. 연합뉴스 |
이에 금융감독원과 동양증권 측은 고객들이 투자한 금융투자상품과 고객예탁금은 별도 기관에 안전하게 예치된 상태라고 밝히는 등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불안심리에 휩싸인 일부 고객들의 인출사태를 막지는 못했다.
24일 지역 금융업계에 따르면 수성지점 등 대구지역 5개 본부·지점을 비롯 동양증권 전국 영업점에는 동양그룹 유동성 위기를 우려한 상당수 고객들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신탁·펀드 등의 자금 인출 문의와 실제 인출이 이어졌다.
일부 고객들은 전날부터 출금을 요청하는 등 인출사태가 계속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전날 동양증권 계좌를 통해 인출된 자금 규모는 9천억원∼1조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저축은행 사태를 생각하며 ‘일단 돈부터 빼고 보자’는 고객들의 위기의식이 반영된 때문이다.
대구 수성지점에 예탁금을 맡겨둔 김모(42)씨는 “그룹의 유동성 위기가 불안해 수 천만원의 예탁금을 23일 인출했다”고 말했다.
특히 전날 오후 늦게 인터넷 포털에 동양증권이 실시간 검색순위 1위에 오르고, 근거없는 부도설이 퍼지면서 이날 인출사태를 더욱 부추긴 것으로 추정된다. 이로 인해 이날 대구지역 일부 지점은 오전과 오후 일부시간대 직원들과의 전화 연결에 상당시간이 걸리거나 아예 불통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동양증권은 하루만 맡겨도 연2.5% 안팎의 높은 금리를 주는 CMA 등의 상품으로 직장인 가입자들이 상당하다. 하지만 그룹의 유동성 위기와 일부 계열사의 법정관리설, 친인척이 경영진으로 있는 오리온그룹의 지원 불가 소식 등으로 상당한 어려움에 처했다.
동양증권은 이날 홈페이지 안내문을 통해 “CMA 자산은 물론 주식 및 위탁예수금, 펀드, 신탁 및 채권 자산은 공기업 및 우량기관에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금감원도 “동양그룹이 위기에 처해도 동양증권 고객의 예탁금이 사용되거나 예탁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사례는 발생하지 않는다”고 거들었다.
하지만 동양그룹 관련 기업어음(CP)을 보유한 개인고객들은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등의 만일의 사태가 발생할 경우 통합도산법에 따라 원금은 물론 투자금 회수에 상당시일이 걸릴수도 있다.
금감원은 지난 23일 동양증권에 특별점검단을 파견하고, 투자자 보호를 위해 관련자산을 회사 자산과 분리해 안전하게 관리하도록 하고 있다.
강선일기자 ksi@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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