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두꺼비 바위
<기고> 두꺼비 바위
  • 승인 2009.05.27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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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동이 트면 곧장 일어나 산책을 간다. 요즈음은 해가 길어 새벽 5시만 되면 날이 환하다 춥지도 덥지도 않아 맑고 깨끗한 공기를 마시며 파란 창공을 안고 상큼한 아카시아 꽃향기가 풍기는 산길을 걸어가니 정말 가슴이 탁 트인다.

“10년이면 강산도 변 한다” 는 말이 있듯이 벌써 자산에 속칭 `두꺼비 바위’로 산책한지도 강산을 두 번 변하게 하고도 두 해가 지난 22 년이나 된다.

고인이 된 선친은 비가 오나 눈이오나 매일 새벽이면 `두꺼비 바위’에서 운동하시고 오신 일들을 연상하면 아마 대물림하여 통산 반세기까지 되는 오랜 세월을 같이 했다는 생각이 든다. 서울에서 공부하는 아들도 가끔 데리고 와서 산책을 시켜 손자 대 까지 간다면 `새벽 형 인간’ 이라는 닉네임이 붙어 가문의 가풍으로 대가 이어 질 것이다.

산책하러 `두꺼비 바위’까지 도보로 가는데 집을 나서 골목길을 빠져나와 대로를 건너고 다시 밭둑길을 따라 냇가 잠수교를 지나 야산 오솔길로 오른다. 자산 정상 못 가서 아카시아와 소나무 숲에 사이에 두꺼비 모양의 작은 바위가 `두꺼비 바위’로 바위 앞은 시가지가 한눈에 보이며 편편하여 혼자 체조하고 명상하기에 완성 맞춤이기에 매일 오다보니 수 십 년이나 흐른 것 같다.

산책은 1시간 남짓 걸린다. 갈 때는 어제의 일과를 영사기 돌리듯 되돌아보는 `명상의 시간’에 빠져 든다. 혹시나 잘못 한 일들이 없는가도 반성도 해보고, 잘 해 보겠다는 자신과의 다짐도 해 본다.

`두꺼비 바위’에 올라와 오늘도 여기까지 올수 있음에 항상 감사하다는 마음을 묵상도 하고 가족과 집안의 건강은 물론 사회가 밝아지고 국가도 번영하기를 기원 해 본다. 평소 혈압이 높아 혈압 약을 복용하기에 체조가 오장육부와 사지에 혈액순환이 잘 된다기에 맨손체조를 꼭 한다.

내려 올 때는 땀이 배어 몸에 옷이 붙어 끈적거리고 찝찝하지만 그래도 온몸이 깨운 하고 한결 가뿐하다. 내려오면서는 오늘의 일과를 머릿속에 일정표를 그리며 어제보다 한 발자국이라도 더 나은 삶을 살라가려고 생각의 시간을 가지면서 내려오면 어느 듯 발걸음이 집에 도착 한다.

샤워하고 식사하고 빡빡한 하루일정표대로 열심히 생활하다보면 밤이 된다. 다이어리 수첩에 오늘 행적을 간략하게 옮겨 기록하여 읽어보면서 마음속으로 평가해보면 뿌듯하기도 하고 더러 한숨도 쉬며 잠자리에 들면 하루일과는 마감 된다.

잠자리에 들면서 자고 나면 또 내일이 있으니 행복하다며 내일도 두꺼비 바위에 올라 새벽 창공을 열며 밤에는 좋은 일기로 하루를 닫는 나날들이 반복되기를 바라면서 잠을 청 한다.

김 종 한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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