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유재석이다
그래도 유재석이다
  • 승인 2013.10.01 09:2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효진 스피치 컨설턴트
얼마 전 이런 기사가 떴다. 강호동의 ‘무릎팍 도사’가 폐지 된 이후 예능가 MC는 유재석-김구라-신동엽으로 재편된다는 기사였다. 한마디로 예능 MC계는 ‘좋은 놈, 나쁜 놈, 야릇한 놈’의 시대가 될 것이라는 말로 정리된다.

이중, 유재석이 오랫동안 예능 MC로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비결에 대해 물어봤다. 무한도전의 김태호 PD의 말에 따르면 유재석은 자기보다는 다른 출연자의 캐릭터와 분량에 신경을 쓴다는 점이다. 그리고, ‘야, OO 봐라‘ 식으로 타인의 디테일을 잡아내고 이끌어주는 역할을 한다고 평가했다.

해피투게더의 손지원 PD의 말은 또 다르다. 유재석이 출연자에 대한 사전 정보가 제작진보다 더 많고, 과거 출연자가 다시 나오면 예전에 무슨 얘기를 했는지를 기억하고 최근 근황까지 짚는다고 칭찬했다.

그러나, ‘배려의 아이콘’이라는 평가가 어쩌면 유재석의 굴레가 될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하지 않았다. 어쩌면 새로운 유행에는 적응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요즘 시청자의 취향에 맞게 직설화법을 선호하는 김구라나, 야한 얘기를 불편하지 않게 하는 재능을 지닌 신동엽처럼 신선하지 않는 부분이다.

예능 MC로서의 유재석에 대한 가능성과 한계를 넘어, 얼마 전 발표된 설문조사에서 유재석의 매력을 또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한 공무원 전문 교육 기업이 920여명을 대상으로 ‘멘토로 삼고 싶은 남녀 연예인’이라는 주제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위가 유재석이었다. 모범적이고 건전한 이미지의 대표주자로 전 연령층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국민 MC 유재석이 항상 겸손하고 주위 사람들을 먼저 생각하는 배려심이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그리고, 구직자가 뽑은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뛰어난 사람 1위로도 뽑혔다. 한 온라인 취업포털 사이트가 구직자 64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뛰어난 사람 1위로 유재석이 차지했다. 2위는 손석희, 3위는 안철수였다. 뭘 해도 1인자인가라는 생각이 든다. 어쩔 수 없는 1인자일 수 밖에 없는 이유.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가 가진 배려 정신에서 온다고 생각한다.

그는 방송 현장에서 다른 스타들이 쉬고 있는 시간에도 경험이 없는 신인이나 방송 감각이 떨어지는 컴백한 연예인들에게 다가가 항상 말을 붙인다고 한다. ‘이럴 땐 이렇게 하는 게 어떤가’, ‘내가 이렇게 할 테니 네가 저렇게 하는 게 좋겠다’고 말이다.

방송 중에도 마찬가지다. 인기가 떨어지는 출연자에겐 다른 출연자보다 더 자주 말을 건넨다. 프로그램 내의 출연 비중을 묘하게 조율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절대로 분위기를 장악하려 하지 않는 것이 그의 소통기술이자 생존전략이다.

그렇다고 유재석의 배려 커뮤니케이션이 만능은 아니다. 일례로 무한도전이 20%를 넘나드는 지금과 같은 시청률을 보이는데는 무려 2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했다.

그와 대척점에 있다 할 수 있었던 강호동의 ‘무릎 팍 도사’는 불과 한 두 달만에 폭발적인 반응을 얻어낼 수 있었다. 그리고, 무한도전을 장수 프로그램이라는 궤도에 올려 놓을 수 있었던 건 유재석의 힘만이 아니었다. ‘호통’치고 ‘화’를 내는 전통적인 리더십의 대표격인 박명수가 존재했기에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었다. 단, 수많은 캐릭터와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이 존재하는 지금의 복잡한 사회에서 유재석의 소통기술이 어쩌면 많은 이들에게 가장 환영받는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