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대량 미등록사태의 시사점
로스쿨 대량 미등록사태의 시사점
  • 승인 2009.01.09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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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에 문을 여는 제1기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의 합격자 등록결과, 당초 우려대로 지방 소재 로스쿨의 대량 미등록 사태로 종결됐다. 합격자의 상당수가 수도권출신인데다가 그나마 등록률이 극히 저조하고 보니 충격파도 예사롭지 않다. 로스쿨 도입의 취지마저 무색해졌다.

전국 25개 대학 로스쿨의 합격자 1차 등록 결과를 보면 정원 2천명 가운데 1584명이 등록해 79%의 등록률을 보였다. 경북대는 75%의 등록률을, 영남대는 67%의 등록률을 보여 전국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부진한 결과를 나타냈다. 전북대 88%, 전남대 84%, 부산대 82%에 비하면 지역대 로스쿨의 부진상이 더욱 두드러진다. 지망생들 나름의 평가결과로 보고 반성의 자료로 삼아야 한다.

지역대 로스쿨의 대량 미등록 사태는 대부분 미등록자들이 서울과 수도권 로스쿨에 이중 합격하면서 등록을 포기한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당장의 수습책은 학교별로 추가합격자를 발표한 뒤 추가등록을 받는 것으로 보충할 수 있고, 여기에서도 결원이 생기면 다음 달 초 추가모집 할 기회가 있기는 하다.

하지만 지방 로스쿨에 합격한 학생 중 상당수가 수도권 출신인데, 수도권 대학이 추가모집에 나서면 등록한 학생조차 다시 빠져나갈 것이 예상된다고 하니 걱정이 태산이다. 그런 결과가 현실화 됐을 때 그 황폐감을 어떻게 만회할 것인가.

등록을 마치고 이수하면서도 기회만 있으면 수도권으로 빠져 나갈 궁리를 할 것이 분명해졌으니 결국 지역 출신 학생들을 법조인으로 양성하여 지역사회의 법률수요에 기여토록 한다는 당초목적은 증발된 상태다. 이래저래 지방대 로스쿨은 수도권을 위한 희생양으로 전락할 판국인 것이다.
로스쿨 지방생의 수도권 편향은 이미 예견됐던 것으로 이를 방지할 제도적 보완책이 필요해졌다

하지만 더 시급한 것은 지방 로스쿨이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이다. 세계적으로 특화되고 전문화된 시스템을 갖춤은 물론 변호사 시험합격률을 높여 로스쿨간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더불어 각종 장학금제도와 다양한 부대시설 및 특전 등의 유인책을 개발해야 한다. 결국 법제도로 이탈을 막는 것보다 매력적인 강점을 보유하는 것이 첩경이다.

지역대 로스쿨은 나름대로 많은 투자와 노력을 쏟았지만 높은 미등록사태가 말해주듯 결과는 타지역에 비해 낮은 평가를 받은 셈이 됐다. 영남대의 경우 입학생 전원에게 등록금 전면기준 50% 이상의 장학금을 지급하는 등의 다양한 복지혜택을 내놓았지만 시기를 놓친 감이 있다. 이미 불은 발등에 떨어졌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해 주기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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