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소 문 두드리는 어르신 매년 증가
상담소 문 두드리는 어르신 매년 증가
  • 김지홍
  • 승인 2013.10.01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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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2일 ‘노인의 날’

대구중구노인상담소 8월까지 7천여명 찾아와

내방상담 대부분 우울증, 가족갈등도 대폭 늘어나
#1. J(75· 대구 북구)씨는 지난 5월 ‘우울증’으로 시달리다 검사를 받기 위해 대구시 중구 노인상담소를 찾았다.

평소 같으면 넘길 수 있었던 층간 소음이 어느 순간부터 큰 스트레스를 주고 신경질적으로 변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 상담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J씨는 상담 도중 “죽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며 “집에 있다 보면 갑작스럽게 눈물이 나고, 자꾸 짜증이 난다.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J씨는 윗층 사람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하는 대화 방법을 연습하고 심리적 안정을 되찾아 가고 있다. 상담소 직원들은 노인들이 소외감을 느끼면서 우울증을 앓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2. K(77·경북 칠곡)씨는 지난 3월부터 그동안 다녔던 경로당에 가지 않고 있다.

K씨는 “노인들끼리 있으면 자식의 직업부터 시작해 맛있는 것을 많이 사준다는 등 자식 자랑하러 오는 사람이 많아 그만 다니기로 했다”고 했다.

하지만 집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K씨의 얼굴에서 예전처럼 활기를 찾아볼 수 없자, 걱정이 된 딸 K(45)씨는 “아버지가 경로당에서 왕따를 당하는 것 같다”며 전화 상담을 신청했다. K씨는 자신감을 찾는 상담과 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3. 지난 8월 H(65·대구 수성구) 할머니가 힘겹게 상담소 문을 두드렸다.

H 할머니는 우울증 약을 복용하고 있었다. H씨는 “창피한 이야기라서 숨기고 싶었지만, 도움을 얻고자 찾아왔다”며 “일을 하다 만난 한 남성에게 수차례 성희롱과 협박을 당해 힘들다”고 호소했다.

할머니가 입은 상처는 심리 치료상담과 동시에 상담소에서 연계해 준 법률 관련 기관을 통해 지원받았다.



사회적으로 소외받는 노인들이 의지할 곳을 찾지 못해 전문상담사를 찾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상담내용은 이전 경제문제에서 최근에는 자기계발과 주변인과의 갈등 등으로 다양해졌다.

전국적으로 노인 전문상담을 지원하고 있는 ‘대구중구노인상담소’의 상담 현황에 따르면 노인상담 건수는 지난 2010년 1만289명, 2011년 1만462명, 2012년 1만792명으로 늘었다.

올해 8월까지 진행된 상담은 7천53명이다.

상담 중 직접 상담소를 찾아와 신청하는 ‘내방 상담’의 경우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매년 237건, 426건, 559건이며 올해 8월까지는 674건으로 작년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상담사는 “대부분 몸소 찾아오는 노인들은 심리적 불안감으로 우울증을 앓고 있으며 자녀들은 부모로 인해 심각한 가정 불화를 겪고 있다”며 “우울증 등 심리적인 부분에 대해 주로 상담한다”고 전했다.

상담 내용은 ‘자기 성장(일자리, 취미 활동 등)’(2011년 897명→2012년 1천313명)과 ‘심리 정서(우울증 등)’(689명→1천284건)과 관련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올해 8월까지도 각 856명, 964명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자녀 문제, 부부 관계 등과 관련한 ‘가족 갈등’ 상담은 지난해 106명이였지만, 올해 들어 134명으로 대폭 늘어났다.

성폭력, 부부의 성관계 등에 대한 ‘성 상담’은 상대적으로 작은 비중을 차지하지만, 최근 3년(2010년~2012년)간 평균 상담 수(13명)보다 53.8%(20명) 증가된 수치로 나타났다.

대구중구노인상담소 강난미 소장은 “물질적인 나눔을 넘어 마음의 풍요를 함께할 수 있는 전문적 상담의 손길을 원하는 노인분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 지역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2010년 25만3천여명, 2011년 26만여명, 2012년 27만4천명, 올해 6월말 기준 28만2천여명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김지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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