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사업장 광고, 지역 업체가 참여할 장치 필요”
“지역 사업장 광고, 지역 업체가 참여할 장치 필요”
  • 승인 2013.10.02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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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인> 조두석 대구경북광고업협회장

1986년 광고업계 입문…대구 1호 ‘카피라이터’ 자부

수도권 집중화 폐해 바꾸려 올 1월 협동조합 만들어

IMF 겪으며 독립해 동료와 함께 ‘애드메이져’ 설립

“온·오프라인 마케팅 능력 모두 갖춘 대행사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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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두석 회장은 “지역 광고대행사들이 지역 분양광고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만드는 것을 마지막 임무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대구 제1호 카피라이터’ ‘운7기3의 사나이’ ‘대구경북광고업협회장’….

대구지역 광고대행사인 에드메이저 조두석 대표에게 따라 붙는 수식어들이다. 1986년 당시 대구에 있던 한 회사의 카피라이터 모집공고를 보고 광고업계에 뛰어든 20대 후반의 청년은 수많은 역경을 딛고 ‘한우물’을 파며, 30년 가까이 지난 현재 광고대행사의 어엿한 CEO(최고경영자)가 됐다.

입사 당시만해도 대구에는 직원수가 60명을 넘는 회사들이 많아 공채모집에 200명 이상이 지원하며 대학 강의실을 빌려 필기시험을 치르기도 했던 지역 광고업계는 지역경제와 건설경기 침체로 지금은 11개사만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2010년부터 대구경북광고업협회장을 맡으며 지역경제 및 건설업과 부침을 함께 해 온 조 대표를 만나 지역 광고시장의 성장과 어려움, 발전방향 및 향후 포부 등에 대해 들어봤다. 조 대표는 지역 광고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작년 11월11일 ‘광고의 날’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지역 광고업계의 경영난이 ‘초토화’에 비유될 만큼 심각한 상황인 걸로 안다. 특별한 원인 및 개선안이 있나

△먼저 수도권 집중화를 거론하고 싶다. 수도권 집중화로 지역경제가 어려움에 처한 것이 어제 오늘 일이 아니고, 특정 업종에 한정된 일도 아니다. 하지만 광고는 이런 수도권 집중화의 폐해가 가장 큰 업종 중 하나다.

건설업체의 아파트 분양광고를 가장 큰 기반으로 하는 지역의 광고대행사는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경제위기와 2000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지역 건설업과 부침과 함께 했다. 지역 광고대행사들의 모임인 대구경북광고업협회 회원사가 2008년 20개사에서 현재 11개사로 줄었다. 지역 광고대행업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수치다.

작년부터 지역 주택시장 경기가 활성화되면서 아파트 신규분양은 많아졌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역외업체들의 ‘잔치판’이 되고 있다. 올 상반기 대구에서 신규분양한 아파트 6천369가구 중 지역업체가 분양한 것은 동구 서한혁신도시와 달성군 서재 동화아이위시를 포함해 2개단지 1천318가구로 전체의 20% 밖에 되지 않는다.

하반기 신규분양 계획 물량을 보면 역외업체들의 비중은 더욱 커진다. 이처럼 현재 지역에서 아파트 사업을 할 수 있는 건설업체는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게다가 역외업체들의 분양광고를 지역업체가 수주하기란 무척이나 어렵다.

당연히 지역 광고대행사의 경영여건도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어려워졌다.

대구경북광고업협회의 오래된 숙원사업이 있다. 바로 역외업체들의 아파트 분양광고를 지역업체가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화하는 방안이다. 수 년전부터 대구시에 지역 사업장 광고는 지역업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인·허가권을 가진 지방정부가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아직도 별반 성과가 없는 상태다. 최근 아파트 신규분양이 활성화되면서 지역 대행사들이 이런 문제에 대해 보다 더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노력하고 있다. 혼자 힘으로 어렵다고 판단해 지역 분양대행사와 협조체제를 갖추며 힘을 키우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지역 광고대행사에 매체집행권을 받는 것이 지역 언론사에도 더 유리한 점을 부각하며, 지역 언론의 여론을 모으는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최근 지역 건설하도급 비율이 60%로 확대된 점은 지역 광고대행업계에는 고무적 소식이다. 지역 광고대행사나 분양대행사도 건설사의 하도급처럼 지역경제를 위해선 지역 관련 프로젝트 및 사업진행시 필수로 공동수급체제로 하는 방안을 지방정부가 관심만 갖는다면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본다.

때문에 지역 분양사업에 지역 광고대행사가 반드시 참여하는 방안을 찾는 것을 반드시 이뤄내야 할 숙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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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두석 대구경북광고업협회장이 작년 11월 대구·경북 지역광고인 과정을 마친 지역 광고인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생각보다 (지역 광고업계 상황이)심각하다. 지역 광고시장에서 조차 역외업체들의 잠식이 심해지는 이유는 무엇인가

△지역 광고시장에서의 수도권 업체 독식현상은 갈수록 더 뚜렷해지고 있다. 지역에서 신규분양되는 아파트를 지역민들에게 마케팅하는 일은 실수요자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매체 상황 등에서 지역업체들이 훨씬 많은 노하우를 갖고 있다. 또 지역 광고대행사들이 가진 아파트 분양 광고 노하우는 상당한 수준에 있다.

그러나 역외업체들이 지역에서 아파트를 분양하는 경우 이미 기존에 있던 자체 협력업체에 일을 수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지역업체에게 기회가 돌아오는 일은 그만큼 줄어들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지역 건설업체가 활성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역 광고대행사들이 성장할 수는 없다. 뚜렷한 대안이 없다는 것이 답답한 심정이다.

그래서 대기업 계열사 중심으로 성장하는 우리나라 광고업계의 기형적 현상을 타개하기 위해 지난 1월 ‘광고대행사협동조합’이 만들어졌다. 여기에는 대구경북광고업협회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광고대행사협동조합의 가장 큰 해결과제로는 대기업 광고대행건의 ‘자회사 일감몰아주기’를 방지하고, 정부 광고의 언론재단 대행 독점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박근혜 정부의 출범 이전인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부터 노력해오고 있다.

대기업 일감몰아주기 문제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중점 과제가 돼 최근 개방을 하는 방향으로 일부 대기업에서 움직임을 보이고는 있지만, 지역 광고대행사에게는 큰 실익이 없는 상황이다. 이것도 수도권 업체간의 경쟁이지 지방 업체의 경쟁력으로는 힘든 일이다. 지방 광고대행사들이 가장 관심을 가졌던 정부 광고의 언론재단 독점문제 역시 정부로부터 개방하기 어렵다는 답을 받은 상태라 별다른 실익이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정부 광고나 공기업 광고 홍보건에 대해 지역업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실적이나 재무상태 등의 심사항목을 현실화하는 방향으로 접근해 문제를 풀어가려고 한다.

특히 지방정부의 광고건이나 혁신도시로 이전하는 공공기관의 홍보·광고·인쇄건은 반드시 지역업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처럼 어려운 현실에서 광고업계에 뛰어든 동기와 경험들이 있다면

△1986년 경북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대학원 진학준비를 하던 중 지역의 한 광고대행사에서 ‘카피라이터’ 모집공고를 본 것이 광고업계 진출의 인연이 됐다. 카피라이터란 생소한 이름이 관심을 끌었고, 남들도 잘 모르는 업종이라 새로운 기회가 있을 것이란 막연한 기대감이 있었다.

그래서 공식적으로 대구에서 명함에 카피라이터란 직함을 달게 된 ‘제1호 카피라이터’인 셈이다. 당시 명함을 받는 사람중에는 카피라이터를 복사하는 사람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있었다. 1988년 당시 ‘주택 200만호 정책’에 힘입어 지역 건설업체들이 서울로 진출하는 등 급성장하던 시절이라 광고대행사들도 거송기획·서진기획·조일기획·현대애드 등을 중심으로 직원수가 60명을 넘기는 호황을 맞기도 했다. 또 공채모집에 200명이상이 지원해 대학 강의실을 빌려 필기시험을 치기도 했던 시절이다.

덕분에 입사 1년만에 카피라이터 2명을 부하직원으로 받아 광고기획을 하는 일에 치중하게 됐다. 이때부터 지역 건설업체인 청구의 광고를 담당하면서 주택분양 광고에서 어느 정도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내 실력보다는 청구의 명성이 커지면서 광고를 담당하던 나 자신의 주가도 덩달아 오른 시절이었다.

이후 1992년 우방에서 파트너로 선정하면서 담당 A.E였던 내가 우방 홍보실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좋은 말로 ‘스카웃’ 된 셈이다. 대행사에서 쌓은 전문지식은 우방에서도 큰 도움이 돼 광고 판촉분야에서는 나름대로 신임을 받게 됐다. 특히 실무자에게 많은 권한을 주던 우방 최고경영자의 경영철학 덕분에 비교적 많은 일에서 책임지고 일을 수행할 수 있었고, 주어진 일을 ‘월급쟁이가 아니라 나 자신의 일’이란 자세로 나름 열심히 일했다. 물론 그 과정에 최고경영자 허락없이 임의로 협력업체를 바꾸려다 재떨이 세례를 받는 에피소드도 있었다.

1997년 IMF가 터지면서 지역 건설업체들이 줄도산을 했다. 다행히 우방은 각고의 노력끝에 2년이란 시간을 워크아웃 상태로 보내다 결국 2000년에 법정관리를 하게 된다. 2년의 시간을 다행이라 하는 것은 줄도산이 이어지던 시절에 거리로 나왔다면 어떤 사업을 했더라도 성공하기 어려웠을 것이기 때문이다. 어려웠던 2년 동안은 일은 없고, 시간은 많았던 시절이었다. 동료들과 매일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었고. 사례 연구와 지역건설업체들의 실패 이유 등에 대해 분석할 수 있었다. 이런 것들이 독립해서 회사를 설립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대구 부동산시장이 2001년 달서구 용산 롯데캐슬과 수성구 만촌 메트로팔레스 재분양에서 상승기가 시작됐는데 우방에서 퇴사한 시기가 이보다 한발 앞선 2000년이었다. 부동산 광고 관련 일들을 시작하기에 가장 적합한 시기였다. 때문에 애드메이저의 성공은 이런 시기적 상황이 맞물리면서 남보다 빠른 시간에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광고인생에 대한 조 대표만의 철학과 앞으로의 포부가 있다면

△‘운이 70%이면, 기술이 30%’란 얘기가 있다. 나 자신은 ‘늘 운이 좋은 사람’이라 생각하며 산다. 실제 내 삶을 돌아보면 이 말은 맞다. 실력보다 더 좋은 평가를 받았고, 노력보다 더 큰 성과를 얻기도 한 것이 내 삶이다. 지금도 클라이언트에게 일을 잘한다는 이야기보다 내가하는 사업들이 대부분 잘됐다고 자랑하는 것을 즐긴다. 물론 ‘운’이란 것이 그저 오는 것이 아니라는 얘기도 빼놓지 않는다.

특히 우리 회사 직원들은 신입사원 몇몇을 빼면 대부분 창업때부터 함께 일해 온 사원들이다. 2002년 사업을 시작할 당시 근무하던 직원 9명이 아직도 함께 일하고 있다. 이런 신뢰 관계가 더 큰 성과를 만든 가장 큰 이유다. 나와 마찬가지로 우리 직원들은 월급쟁이란 사고보다 자기 일이란 자세로 일하고 있다. 이 점이 애드메이저의 가장 큰 강점이다.

알다시피 지역에서 광고대행사를 운영해 크게 성공한 사례가 없다. 그만큼 경영이 어렵다는 말일 것이다. 때문에 회사를 만들때 빚을 내 경영하지 않는 무차입 경영원칙을 세우고, 성장했다고 해서 회사 규모를 키우지는 않겠다고 마음 먹었다. 현재 회사가 성장하면서 직원이 늘기는 했지만, 업무에 비해선 절대 많은 직원이 아니다. 직원보다 일이 많아야 회사가 잘된다고 믿는다.

광고대행사에서 여유있는 인력체제로는 경영이 힘들다. 그런 생각을 바탕으로 대구에서 성공한 대행사 모델을 만들고 싶다. 또 서울에 지사를 두고 중앙영업을 강화하는 동시에 대구에서 크리에이티브를 생산하는 업무 효율성을 기하고 있다.

네이버 DA광고를 주영업권으로 하는 엔앤피를 설립해 온라인 광고와 블로그 운영 등을 통해 온라인 마케팅 영역을 넓히는데도 주력하고 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 마케팅능력을 모두 갖춘 대행사를 만들어 가고 있다.

대구에서 1호 카피라이터란 자긍심은 광고쟁이로서 지금까지 살아오는데 큰 힘이 되고 있다. 1987년 입사 이후 지금까지 한번도 광고업계를 떠난 적이 없다는데도 자부심을 느낀다. 그래서 늘 선배라는 자리를 잊지 않고, 나름대로 할 수 있는 역할을 하려고 한다.

1990년대 대구 최초로 대구경북카피라이터 클럽을 만들어 초대회장으로 역할을 했으며, 2010년부터 대구경북광고업협회장을 맡아 쌓은 실적이 없어서 부끄럽지만 어려운 여건속에서 협회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위안으로 삼고 있다.

지역 광고대행사들이 지역 분양광고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만드는 것을 마지막 임무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강선일기자 ksi@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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