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완수
책임완수
  • 승인 2013.10.06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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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종 시인
(1)

국민에게 일말의 감동도 주지 못하는 한길정치, 장외투쟁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장외 투쟁의 이슈도 공감할 수 없는 국가사회 현실을 도외시 한 식상한 메뉴들 뿐이다.

종북세력이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북의 통일전술이 극성을 부리는데, 국정원의 대공기능을 약화시키려는 책동은 정상적인 국가관을 가진 자라면 꿈에도 생각할 수 없는 사안이다.

우리나라 여러 분야에서 정치가 최하위 수준이라는 것은, 정상적인 상식을 갖춘 국민이라면 전적으로 공감할 것이다.정치인이 국리민복을 외면하고 당리당략만을 위해 정쟁에 몰두하면, 관전하는 국민들은 피곤할 수밖에 없다. 국민에게 시원함을 선사하는 정치가 언제쯤 이 땅에 정착할 것인가? 짓나니 한숨이요, 나오나니 눈물뿐이다.

서울 도심 촛불시위가 쉬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촛불에서 나오는 매연가스가 눈에 안 보이게 시민건강을 헤치고 있다. 촛불을 켜들고 세상의 어둠을 밝히겠다고 흰 소리하지 말고, 왜곡된 어둠에 쌓인 자기 마음부터 고치는 게 급선무라고 확신한다. 촛불을 함부로 밝혀, 더 어두워지는 게 우리 사회의 현실이다.

태평성대에 반역의 촛불을 계속 켜드는 것은 국가에 대한 심각한 자해(自害) 행위일 뿐이다. 촛불시위의 덕을 보는 것은 양초 생산공장 밖에 없고, 신성한 민주공화국은 촛불장난으로 화상을 입을 뿐, 백해무익한 경거망동이다. 세상을 밝게 보는 눈이, 가장 좋은 눈이다. 사람은 생각대로 된다. 밝게 생각하면 밝게 되고, 부정적으로 보면 생각대로 일이 꼬이게 된다.

다행히 M당이 장외투쟁과 국회입성을 병행한다고 하니, 얼마나 국리민복을 챙겨주는지 눈 똑바로 뜨고 지켜봐야겠다.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란 지언(至言)이 있지만, 여야도 국민의 심기를 배려하는 우정(友情)어린 정치가 꼭 필요하다. 그래야 나라가 잘 된다. 국민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다.



(2)

뾰족한 정치비평보다 따뜻한 삶의 이야기를 칼럼에 담고 싶지만, 현실을 직시(直視)하는 비평안(批評眼)이 가만 있지 않아 필자도 어쩔 수 없이 날카로운 붓을 구사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1971년 필자의 나이 만 29세때, 역사교사로 문경중학교 2학년 7개 학반 430여명을 가르쳤다. 학급담임은 2학년3반을 맡았다. 2학년3반 실장(급장)은 고윤환이었다. 키가 작은 편이라 앞자리 쪽에 앉았다. 학급담임이었던 필자는 급훈을 ‘책임완수’로 정하여 학생들이 학교생활을 충실히 하기를 바랐다.

필자가 맡은 2학년3반은 시험을 보면, 2학년 7개반 중에서 늘 1위를 차지했다. 당시 2학년 사회교과서는 전반은 국사가 실렸고, 후반은 세계사가 차지했다. 유머와 위트를 적절히 구사하여, 필자의 수업시간엔 제자들이 뿅(?) 가게 만들었다. 수업 시작 때 윤활유로 명시 한 편 소개를 잊지 않았다.

2학년3반 담임시절 제자들이 꼭 모두가 책임완수를 이행한 것 같지는 않지만 사회생활을 함에 책임을 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급훈을 ‘책임완수’로 정하고 실천을 노력하게 했던 것이다. 교육의 성과는 곧바로 나타나는 게 아니라, 적어도 20년 세월은 기다려야 한다.

필자가 가르쳤던 문경중학교 23회 졸업생들은 문경중의 초창기(1948년)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가장 성공한 인사들이 많은 모범적인 졸업생들이다. 사법시험에 합격한 이상욱 변호사, 행정고시에 합격하고 부산시 행정부시장을 거쳐 문경시장으로 당선된 고윤환 시장은 필자가 담임했던 2학년3반 학생이었다. 학과담임을 했던 다른 반에서도 민영진(기술고시 합격. 담배인삼공사 사장), 이상팔(기술고시 합격. 한강환경청장), 박용수(입법고시 합격. 국회사무처 이사관), 임종철(해군소장), 황재혁(한국항공대 교수) 등 일일이 거명할 수 없을 정도로 고관 명사들이 즐비하다.

중학교 마지막 입시를 거친 기(期)라서 그런지 참으로 알찬 23회 졸업생들이다. 출세한 제자들이 많다고 자랑하는 게 아니라, 인간성도 모나지 않아 내심으로 아끼고 있다.

필자의 제자들 뿐 아니라, 이 땅의 정치가들도 자기의 책무를 잘 챙겨 책임완수를 하면, 이 땅이 틀림없이 살기 좋고 살고 싶은 좋은 나라가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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