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전탑 반대하면서 구덩이는 왜 파?
송전탑 반대하면서 구덩이는 왜 파?
  • 승인 2013.10.13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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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열 객원大記者
인류의 발명 중에서 가장 획기적인 게 ‘전기’라고 하는 사실을 부정할 사람은 없다. 지금까지 발명된 수백만, 수천만 개의 과학의 결실들이 모두 인류 생활의 발전과 번영에 기여하지 않은 것이 없지만 전기는 이들 모두를 있게 하는 원동력이다.

전기 공급이 끊어진다면 인류의 생활은 하루아침에 무너진다. 모든 생산 공장이 올스톱하고 세계가 어둠에 휩싸이며 서서히 죽어갈 것이다. 전기가 없었던 원시시대로 돌아갈 수밖에 없겠지만 그것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눈을 감고 곰곰이 생각해보자. 태양이 떠오르는 아침부터 낮 시간 동안 나무를 마찰시켜 불을 만들 수는 있겠지만 60억이 넘는 지구상의 인류가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소름이 끼치지 않는가?

다행히도 인류는 전기를 발명하여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비약적인 과학의 발달을 구가하고 있다. 세상에 나온 모든 생산품은 직접, 간접적으로 전기의 힘을 빌어서 태어난다.

전력을 이용하지 않은 제품은 단 한 가지도 없다는 사실을 우리는 잊고 산다. 공기 중에 산소가 없으면 생존할 수 없다는 것을 생각하면서 숨을 쉬는 사람이 없듯이 전기의 존재도 이제는 공기와 똑같다.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서 수력발전소를 건립한다. 막강한 화력을 가진 기름과 무연탄을 이용하는 화력 발전소를 짓는다. 발전에 필요한 경비를 줄이기 위해서 풍력과 태양광을 이용한 발전소도 만들지만 생산원가가 비싸 크게 선호되지는 않는다.

발전경비가 가장 싸게 먹히는 것은 원자력을 이용한 발전소인데 이에는 위험이 따른다. 제2차 세계대전을 종식시킨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대한 원자탄 투하는 엄청난 살상능력을 보여주며 인류를 공포에 몰아 넘었다. 일본은 서둘러 무조건 항복 선언을 했으면서도 5년 후 터진 한국 전쟁의 특수에 힘입어 경제적으로 부흥했다. 개구리가 올챙이 적 생각을 못 하는 게 일본이다. 그들은 전쟁을 일으켜 수많은 나라들을 괴롭히고 피해를 준 당사국이면서도 오히려 원폭 피해국임을 자처하며 반성하는 모습을 보인일이 없다.

러시아의 체르노빌 발전소에서 사고가 났을 때 일본은 자국의 원자력 발전소만은 안전하다고 큰소리쳤지만, 후쿠시마 발전소에 탈이 나니까 핵 물질 유출사실을 숨기기에 급급하다.

우리나라도 원자력 발전소라면 둘째 가라면 서운할 만큼 기술도 뛰어나고 안전성에도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러나 그 뒷면에는 원자력 발전소라는 특수 분야에 대한 국민의 무지(無知)를 틈타 이른바 전문가들의 사복(私腹) 채우기가 극성을 부려왔다. 발전소에 들어가는 부품을 납품 받으면서 비품(非品)을 눈 감아주고 뒷돈을 받아 챙긴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이들의 부정행위는 오랜 세월에 걸쳐 너무나 광범위하게 진행되어 왔기 때문에 원자력 발전소의 안전에 영향이 있지 않을까 뒤늦게 조사가 진행 중이다. 그런데 이처럼 고심참담한 과정을 거쳐 생산된 전기가 수요자에게 전달되려면 반드시 유선(有線)을 통해야한다. 발전된 전기는 반드시 발전소를 통하여 공장 또는 가정에 알맞은 전력으로 바꿔 공급된다. 문제는 송전의 기술이다.

우리가 애용하는 전자제품은 리모콘이라는 무선(無線)기능이 있지만 전기를 보내는 방법은 오직 유선뿐이다. 발전소에서 송전할 때에는 엄청난 전력을 한꺼번에 보내야하기 때문에 이를 이겨낼 수 있는 안전장치가 필요하다. 먼 곳에 있는 변전소에 보내기 때문에 대부분 산악지대를 이용하여 중간 중간에 송전탑을 세우고 고압전류를 이겨내는 전선을 연결하는 방식이다.

선진국에서도 모두 이 방법을 사용하여 최종 수요자에게 도달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밀양에서는 송전탑 건립 반대운동이 거세다.

고압전류가 흐르는 송전탑이 보기 좋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송전탑은 지역주민의 거주지와는 상당거리 떨어져있고, 그들이 주장하는 지하선로는 수십배의 경비 때문에 아직 우리의 실정에서는 수용하기 힘들다. 한전에서는 피해보상도 약속하고 있다. 반대농성자의 80~90%는 현지주민이 아니고 통진당 등 외부세력이다.

그들은 농성장 주변에 구덩이를 파고 그 위에 보기에도 끔찍한 사형수에게나 해당되는 교수용 밧줄을 늘여 놨다. 퍼포먼스라는 허울 좋은 이름을 내걸었지만 성급한 누군가 목을 매는 사태가 벌어지지 않는다고 속단할 수 없다. 전기를 안 쓰고 살려면 몰라도 이 사회에 있는 한 그것은 불가능하다. 이제는 반대의 기치를 거두고 제 자리로 돌아가 송전탑에서 공급한 전기로 텔레비전을 켤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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