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보다 일자리 유지가 더 중요
최저임금 인상보다 일자리 유지가 더 중요
  • 승인 2009.05.31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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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가 내년도에 적용할 최저임금으로 지난해의 4000원보다 무려 28.7%나 오른 시급 5150원을 요구했다. 경제위기를 감안하여 사용자 측이 내놓은 지난해보다 5.8% 삭감한 3770원과는 너무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 협상에 난항이 예상된다.

노동계가 요구한 올해 최저임금은 월 급여로 따져선 107만6350원에 이르는 금액이다. 노동계는 지난해 전체 노동자의 월평균 정액급여 추정 액의 절반에 맞춰 요구안을 책정했다고 밝히고 있다. 앞으로 한 달 가량 시간을 두고 최저임금위원회가 조정해나가겠지만 현재의 경제위기 상황과 이에 따른 실업대란 등을 감안해선 노동계 요구는 지나치다는 지적이 많다.

올해로 22년째를 맞는 최저임금제는 그동안 적용대상이 제한적이었고 임금격차 해소에도 미진했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지난 2000년 이후 최저임금은 급격하게 상승세를 지속함으로써 저임금 외국인 근로자에게 크게 의존하고 있는 영세 중소기업들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2000년 이후 지난해까지 최저임금은 연평균 11.3%나 인상돼 왔다. 이는 2000년 이후 연평균 6.5%에 지나지 않은 노동생산성 증가율이나 물가상승률에 비해서도 훨씬 높은 수준이다. 노동부가 5인 이상 사업체의 상용직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현재 정액급여 대비 최저임금 비율은 42.0~45.4%로 나타나 있다. 결코 국제적으로도 낮은 수준이 아니다.

최저임금의 지나친 인상은 고용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영세중소기업의 경영난을 가중시켜 도리어 일자리를 줄어들게 할 수도 있다. 노동생산성이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낮은 상황에서 지나친 임금상승은 가뜩이나 어려운 영세 중소기업 및 자영업의 기반을 무너뜨릴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지금과 같은 경제위기로 한계상황에 몰려있는 영세중소기업들로서는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을 감당할 여력이 없는 실정이다.

또 최저임금의 지나친 상승이 전체 임금수준의 상승을 선도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가뜩이나 어려운 기업의 경영난을 가중시켜 투자와 기술개발 등이 위축될 경우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지금과 같은 위기 상황에선 임금 인상보다는 일자리를 유지하고 창출하는 일이 더 시급하다.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가 오는 11일 부분파업에 돌입키로 하면서 최저임금 107만원 보장을 관철시키겠다고 하는 모양이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한계상황에 몰려있는 영세중소기업들의 문 닫는 사태가 발생하지 않을까 걱정된다. 노동자 측은 임금을 조금이라도 더 받으려다가 일자리 자체를 잃어버리는 어리석은 짓을 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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