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이스트우드의 인간탐구 '체인질링'
<새영화> 이스트우드의 인간탐구 '체인질링'
  • 대구신문
  • 승인 2009.01.09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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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장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인간'을 향한 관심은 갈수록 뜨겁고 집요해지고 있다. 비정하고 가혹한 세상에서 인간이 짜낼 수 있는 극한의 용기와 의지, 희미하게 찾아오는 희망과 구원의 이야기는 '체인질링'에서도 이어진다.

실제로도 이스트우드는 지난해 5월 칸 영화제 기자회견에서 "이 영화는 인간의 정신, 본성에 관한 연구"라며 "진실이란 가장 중요한 것이고 이야기란 대부분 진실을 찾아내는 과정"이라는 가치관을 소개했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체인질링'은 1928년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배경으로 삼았다. 직장여성 크리스틴(앤젤리나 졸리)은 홀로 키우던 어린 아들 월터가 갑자기 사라지자 아들을 찾아줄 것을 눈물로 호소한다.

경찰이 몇 달이 지나도록 단서조차 잡지 못하자 시민들은 경찰의 무능을 성토하며 분노를 쏟아낸다. 다급해진 경찰은 여론을 가라앉히려 엉뚱한 아이를 데려다 놓고 크리스틴에게 아들로 인정하라고 강요한다.

크리스틴이 이를 거부하고 제대로 아들을 찾아달라고 요구하자 경찰은 그의 정신에 이상이 생겨 아들조차 알아보지 못하고 양육을 회피하는 것으로 몰아가고, 크리스틴은 진실과 아들을 찾기 위한 외로운 싸움을 시작한다.

'미스틱 리버', '밀리언 달러 베이비' 등 진한 페이소스를 담은 작품들로 호평받아온 노장의 연출력은 더욱 노련해졌다. 단순히 할리우드 톱스타를 기용해서가 아니라 이스트우드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신파에 가깝게 극적이고 강렬해 대중적인 호소력이 짙다. 시각적으로도 어둡고 침울한 분위기를 유지하면서도 생생하고 뚜렷한 영상을 보여줘 관객의 심금을 적절히 울린다.

무능하고 부패한 권력집단을 향한 이스트우드의 비판적 목소리는 이전보다 더욱 뚜렷해졌다. '체인질링'에서 1920년대에 홀로 아이를 키우는 크리스틴이 도시 전체를 뒤집어놓는 과정이 신랄하게 묘사돼 있다.

이스트우드의 연출 못지않게 관객이 눈여겨 볼만한 부분은 앤젤리나 졸리의 모성 연기다. 졸리는 아들을 잃은 엄마의 숨 막히는 심정, 침착하게 이성을 지키려는 강인함, 극한의 상황에 몰려 분노를 쏟는 모습까지 어려운 내면 연기를 기대 이상으로 소화했다.

그는 그동안 액션영화로 섹시하고 거친 이미지를 각인시켜왔지만, 워낙 언론에 아이를 끔찍이 사랑하는 실생활에서의 모습이 자주 노출돼온 터라 그의 연기 변신은 어색하지 않다.

22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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