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사키 대사는 이날 미국 텍사스주의 샌 앤토니오에서 열린 바탄과 코레히도르 미국 수비대 모임에 나와 사죄를 표명했다고 샌 앤토니오 익스프레스 뉴스가 전했다. 해마다 열리는 이 모임은 올 해 64번째로 이번 모임은 예정된 마지막 생존자 집회였다.
이날 모임에는 바탄 죽음의 행진 생존자 73명이 나와 후지사키 대사의 사죄를 경청했다. 모두 미 육군 또는 육군항공대 소속이었던 이들은 당시 전쟁포로로 수많은 사상자를 냈던 죽음의 행진에서 살아남았던 사람들이다.
후지사키대사의 사죄 표시에 대해 참석자들은 환영했지만 비판적 분위기도 만만치 않았다.
이들은 사과가 너무 늦은 데다가 미국인들을 직접 명시해 사과한 것도 아니고 일본 정부 전체로 부터 나온 것 같지도 않다는 반응이었다.
후지사키 대사는 이 자리에서 “일본의 전 총리가 거듭 말했듯 일본 국민들은 과거를 되돌아보고 역사의 교훈을 배워야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바탄 반도와 코레히도르섬에서 비극적 체험을 한 전쟁 포로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에게 엄청난 피해와 고통을 야기시킨 데 대해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를 표한다”고 말했다.
후지사키 대사의 이 연설에 전쟁 포로의 친척들을 포함400-500명 쯤 되는 참석자들 중 절반 정도가 기립 박수를 보냈다. 샌 앤토니오에 거주하는 참전 용사 조 알렉산더는 “마침내 우리가 원하던 사과를 받아냈다”며 만족해했다.
하지만 일부 참석자들이 후지사키 대사와 악수를 하고 함께 사진을 찍는 동안 다른 사람들은 따끔한 발언을 잊지않았다. 전쟁 포로였던 허셸 바우시는 후지사키 대사에게 “당신의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말하며 그때 많은 사람들이 겪었던 고난과 학대는 정말 심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전쟁포로로 살아남은 토니 먼토야도 후지사키 대사의 연설에 진정성이 있어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젊은 사람은 (당시의) 참상에 대해 제대로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 9년 간의 군 생활 중 3년을 전쟁 포로로 지냈던 애비 에이브러햄(95)은 그러나 이제는 앞으로 나아가야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은 이제 미국의 우방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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