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섬유의 세계화 위한 도전 멈추지 않겠다”
“한국 섬유의 세계화 위한 도전 멈추지 않겠다”
  • 김정석
  • 승인 2013.12.04 17:3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손상모 한국섬유마케팅센터 이사장
지역 섬유업계와 해외 바이어들 사이 연결고리 역할
올해 KTC 설립 8년…수주실적 4천만 달러 초과 전망
지난 10월 美 뉴욕서 신상품 기획전 열어 폭발적 반응
“품질·기술 차별화 이룬 기업은 경쟁에서 살아남을 것”
와이드인터뷰2
손상모 이사장은 “똑같은 시장 환경 속에서라면, 고객의 요구에 맞춘 품질·기술 차별화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 기업만이 살아남는다”고 말했다.

지역 섬유업체들을 해외시장과 연결시켜주는 한국섬유마케팅센터(이하 KTC)의 ‘섬유수출거점강화사업’이 순항하고 있다.

총사업비 24억원(국비 12억원, 시비 10억1천600만원, 민간 1억8천400만원)을 투입해 지난 3월부터 시행 중인 대규모 수출지원사업이 참여기업들의 호평 속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은 ‘섬유수출거점강화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는 KTC 구성원들의 숨은 노력 덕택이다.

KTC는 올해 수주지원 실적 목표를 4천만달러로 정했다. 9월 말 기준으로 KTC의 수주지원 실적은 3천500만달러에 달해 연말까지 약 120%의 초과달성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에는 ‘패션의 도시’ 미국 맨해튼에 국내 원단을 소개하는 섬유제품 전시회까지 개최하며 한국 섬유 알리기에 매진하고 있다.

KTC가 탄생한 것은 지난 2006년이다. 1997년 우리나라에 외환위기가 닥치면서 지역 섬유업체들의 수출 업무를 담당하던 직물조합이 와해됐고, 지역 섬유업계들은 수출 항로가 막혔다.

개별 기업들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해외 시장과 연결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지만 한계가 있었다.

반대로 해외 바이어들도 국내 섬유제품을 구입하고 싶어도 구입처를 찾기 어려웠다.

요컨대, 섬유 수출입의 중개자가 사라진 것.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태어난 곳이 바로 KTC다.

설립 원년 100만달러의 수주실적으로 낳으며 출발했던 KTC는 현재 인도와 칠레, 러시아, 브라질, 중국, 홍콩, 터키, 폴란드 등에 마케팅거점을 설립했고 프랑스 파리에 정보거점을 확보했다.

올해는 콜롬비아 보고타에 신규 마케팅거점을 구축했다. 상해와 로스앤젤레스, 뉴욕 등 3곳에 해외지사를 두고 있다.

KTC의 수장으로서 섬유수출거점강화사업을 이끌고 있는 손상모(61) KTC 이사장을 만났다.

-섬유수출거점강화사업이 올해 큰 성과를 거뒀다

△올해 해외마케팅 기반구출, 마케팅 활동, 마케팅 지원 등 12개 지원사업을 수행하면서 상호 연관된 시너지 효과가 일어났다. KTC가 설립된 2006년 첫해 100만달러 남짓했던 수주실적이 8년차인 올해는 4천만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지난 9월 말까지 신규바이어 확보사업은 해당 기간 목표치 75개사를 넘어서는 83개사를 확보해 111% 달성률을 기록했고 같은 기간 해외바이어 초청상담회에도 18명을 초청, 120% 달성률을 나타냈다.

센터의 지원사업 연륜이 쌓이는 동시에 해외거점 및 바이어가 늘어나면서 탄탄한 기반구축으로 향후 성장 전망도 밝다고 생각한다.

-사업에는 60개의 섬유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번 사업을 통해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둔 기업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

△참여기업 대부분이 내수 및 로컬 판매 위주의 영업을 하고 있던 곳이다. KTC의 섬유수출거점강화사업에 참여하면서 이들 업체는 해외 직수출 위주의 사업으로 전환을 꾀하고 있다.

여성 드레스용 번아웃(두 가지 서로 다른 직물을 사용해 제작한 다음 화학약품으로 산화 용해시켜 무늬를 얻어내는 직물) 전문업체인 ㈜신화의 경우 본래 모든 매출이 로컬을 통해서만 이뤄지다가 지난 2006년부터 KTC 사업에 가입해 100% 해외 직수출 기업으로 전환된 케이스다. 섬유수출거점강화사업을 통해 참가한 해외 전시회에서 영업 기반을 닦고, 해외지사 및 거점을 활용해 신제품 프로모션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 신화는 KTC 해외 지사 및 거점을 통해 미주, 중국, 유럽 등 세계 전 지역의 바이어와 직거래를 하고 있다. 또한 캐주얼 및 아웃도어 의류 소재인 폴리스판물 생산업체 ㈜지현의 경우, 내수 판매 위주의 업체였지만 현재는 해외 직수출 비중이 매출의 50% 정도를 차지하는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상해 지사화 사업 참가업체 중 중국 매출 신장률이 높고, 텍스월드 파리 등 유럽 전시회를 통해 이탈리아, 독일 등 유럽 시장으로 판로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 10월 열린 뉴욕 맨해튼 섬유제품 전시회가 특히 큰 성과로 거론되고 있다

△‘뉴욕 우수바이어 초청 신상품 기획전’이라는 이름으로 올해 10월 3일 열린 KTC 단독 기획전은 생각보다 훨씬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뉴욕에서는 매년 세계적인 전시회가 개최되고 있고 그러한 전시회에 KTC도 참여하고 있지만, 이번 기획전의 경우 한국기업의 상품만을 전시하고 상담할 수 있어 의미가 있었다. 캘빈 클라인, 랄프 로렌, DKNY, 빅토리아 시크릿 등 유명 브랜드 디자이너와 바이어 150여명이 방문해 총 751개 아이템 중 583개 아이템에 대한 바이어 상담이 이뤄지는 성과를 올렸다. 특히 개소한 지 아직 2년이 채 되지 않은 KTC 뉴욕지사의 신뢰도와 명성이 높아져 향후 현지 프로모션에서 큰 탄력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평가한다.

이전에는 바이어와 상담을 하기 위해 수차례 전화나 메일을 보내야 했지만, 이번 행사 이후에는 오히려 바이어들이 먼저 전화를 해 상담일정을 잡아줄 정도로 현지에서의 성과가 상당했다. 이러한 성과가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현지에서의 차년도 후속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한국 섬유’라고 하면 곧장 KTC 신상품 기획전을 떠올릴 수 있도록 내실있는 행사를 마련하고자 한다.

-최근 원화가치의 상승으로 수출 위주의 업계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섬유수출 시장도 예외가 아닌데, 환율 문제를 딛고 일어설 타개책이 있는가

△원화가치 상승으로 인한 수출의 어려움은 자주 있었던 일이지만, 원화가치 상승과 환율 문제는 개인이 풀어나가기는 언제나 어려운 일이다. 그런 문제에 대한 타개책은 KTC뿐만 아니라 본인이 경영하는 사업체 안과 내 주변의 다양한 지원 제도 등을 활용해 풀어나가는 것이 최선의 해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수출 전선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지속적인 연구를 통한 신제품 개발이다. 신제품 개발을 최우선에 두고 더 나아가 다품종 소량생산이라든가 신속 대응 시스템 구축, 인력 등 내부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 더불어 KTC의 해외 마케팅 지원사업과 같은 정부 및 지자체의 지원제도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환율 문제를 이기는 해결책이 될 것이다.

-지난 2006년 KTC가 설립될 당시부터 KTC와 대구경북섬유마케팅센터(DMC)의 통합이 꾸준히 거론돼 왔다. 두 기관의 통합은 어떻게 추진되고 있는가

△해외 마케팅 지원기관인 KTC와 국내 내수 마케팅 지원조직은 DMC 간의 통합은 상호 시너지적인 면에서 보더라도 통합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만 이 문제는 제 개인적인 의견보다는 대구경북 섬유업계의 여론을 수렴하는 동시에 KTC의 해외마케팅지원사업에 대한 중앙부처의 의견 수렴 과정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KTC 이사장직에 앞서 1986년부터 ㈜현대화섬의 대표로서 경영활동을 펼쳐오고 있는 것으로 안다. 지난달 섬유의 날 기념식에서 동탑산업훈장을 수상할 정도로 내실 있는 기업으로 성장한 현대화섬은 올해 35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현대화섬의 성장 원동력과 경영철학은 무엇인가

△성장의 원동력이라면 고급화 및 차별화된 고부가가치의 신제품 개발, 다품종 소량생산과 소품종 대량생산이 모두 가능한 체제, 적절한 시점에서의 과감한 시설투자와 생산부터 판매까지의 과정을 단축시키고 소비자의 니즈를 즉각 반영하는 신속대응시스템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직원들의 노고일 것이다. 현대화섬을 경영하며 늘 갖고 있었던 철학은 ‘정도경영, 신뢰경영, 품질경영’이다.

-현대화섬의 노사관계가 타사에 모범이 될 정도로 원만한 것으로 알고 있다. 노사관계에 대한 철학 또한 궁금하다

△‘안정과 화합’이 가장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 직원 채용 시 학연이나 지연을 배제하고 업무능력과 화합능력을 최우선 기준으로 정하고 있다. 또한 채용한 직원에 대해서는 갖고 있는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충분히 교육을 하고, 시간을 두고 지켜본다.

아울러 사내 의사소통 시스템과 제도개선제도를 통해 직원의 다양한 의견을 업무에 반영하고 기숙사 및 식당 등 복리 후생적 성격의 시설물에 대한 정기적이고 지속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우수 직원의 연수기회제공, 장기 근속자에 대한 포상 등도 빼놓을 수 없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장실 문을 언제, 누구에게나 개방해 개인적인 고충이나 불만을 상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보통 기업들은 급박한 재정난을 극복하기 위해 직원들의 임금을 줄이거나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는 방법을 쓰기도 하지만, 현대화섬은 지난 외환위기 당시에도 직원들의 상여금을 지급하는 등 직원들의 노고에 보답하기 위해 적극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 때문에 현대화섬에서는 5년 이상 장기근속자가 직원의 70%를 차지, ‘출근하고 싶은 직장’으로 거듭나게 됐다.

-많은 이들이 섬유산업이 사양산업의 길을 걷고 있다고 말한다. KTC를 비롯한 대구경북의 섬유 관련 기관 및 업체들의 부단한 노력에도 섬유산업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지배적인 것이다. 지역 섬유업체가 활기를 찾기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이 필요한가

△매번 기회가 있을 때마다 누차 전하는 말이 있다. ‘사양기업은 있어도, 사양산업은 없다’는 말이다. 똑같은 시장 환경 속에서라면, 고객의 요구에 맞춘 품질차별화 및 기술차별화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 기업만이 살아남는다. 그러한 기업이라면 환율하락이나 후발국과의 가격 경쟁에서도 무리 없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 본다.

김정석기자 kjs@idaegu.co.kr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