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 한 해를 열며
<대구논단> 한 해를 열며
  • 승인 2009.01.11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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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규 (대구보건대 기획홍보처장)

어느 듯 달랑 하나 남아있던 달력 끝장조차 떨어져 나가고 낯설고 두꺼운 새 달력이 떡 하니 허전한 벽을 지키고 있다. 지난 세월을 돌아보고앞으로는 또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를 고민해보아야 할 때가 된 것이다.

항상 생각하는 것이지만 시간이라는 것은 연속된 것이기에 지난해와 올해가 달력 바뀌듯 완전히 다르지 않다. 수많은 점들이 이어져 만들어진 것이 선이기에 선상의 어떤 구간이나 범위 자체는 어쩌면 그리 큰 의미가 없을지 모르겠다.

언뜻 보기에 선으로 보이는 무수히 많고 작은 촘촘한 점들, 하루하루 내딛는 발걸음들이 모여 선이 되고, 세월이 되고, 인생이 되는 것이기에 인생의 범위나 구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오늘 하루, 바로 지금 이 순간이 어쩌면 우리 인생의 전부일지도 모르겠다.

그렇기에 새해 한 해를 알차게 보내고자 한다면 먼저 인생의 축소판인 오늘 하루의 계획을 철저히 세우고 실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 않을까?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면 지구촌 전체가 너무도 큰 고통을 겪었다.

정말 100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한 한 해가 아니었나 싶다.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월가의 금융기업이 무너져 내렸고 미국 역사상 최초로 흑인 대통령이 탄생되었다. 또 지구촌 곳곳엔 전쟁으로 피흘리는 사람들이넘쳐났다.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특히 힘들었던 지난 세월을 감안한다면 새롭게 한 해를 시작하는 우리에게 가장 절실히 필요한 것은 `희망’이 아닐까? 올 한 해도 세계경제가 극도의 상황으로 치달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지만 희망이 존재할 수 없는 상황이란 없는 것 같다. 죽음에 이르는 병은 `절망’이라 하지 않았는가?

희망이란 반드시 외부의 어떤 상황이나 조건에 의해 만들어지거나 소멸되는 것은 아니다.
부러울 것이라곤 눈곱만큼도 없을 것 같은 풍요로운 자들의 절망과 눈물도 선뜻 이해되지 않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한치 앞이 보일 것 같지 않는 많은 사람들의 꿈과 도전은 이해차원을 넘어 우리를 감동시킨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삶의 행복은 결코 외부로부터 제공되는 어떤 조건에 의해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라, 내부로부터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며, 객관적인 어떤 환경조건 자체가 누군가를 행복하게 하거나 불행하게 하지 못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삶은 도전의 연속이고, 희망은 도전을 가능케 한다. 도전은 새로운 길을 내는 것과 같고 무(無)에서 유(有)를 만드는 창조 작업이기도 하다. 인생에는 온갖 위험과 시련이 뒤따르지만 `진실은 통한다’는 믿음과 흔들리지 않는 용기로써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면 어둡고 습한 절망의 땅에도 희망의 새 길이 조금씩 넓게 열리게 되는 것이다.

좋은 출발을 하기 위해서는 좋은 계기와 좋은 만남이 있어야 하고 잘 나갈 때 일수록 항상 기본이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 “산에서 길을 잃으면 골짜기를 헤매지 말고, 높은 곳으로 올라가라”라는 말이 있다.

높은 곳에 올라가면, 길이 보인다. 이 말은 `기본으로 돌아가라’는 말이다. “높은 곳으로 올라가라”와 “기본으로 돌아가라”라는 말은 일맥상통한 말이다. 방향을 잃었을 때 북극성을 보듯이 기본으로 돌아가면 길이 보이기에. 시선은 높은 희망의 봉우리에 두되, 생각은 늘 처음의 자리를 잘 돌아보아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희망의 봉우리에 서면 막혔던 길도 보이고, 처음의 자리에 서면 끝난 줄 알았던 길도 다시 열린다. 설령 삶이 우리를 힘들게 할지라도 인간이 파헤쳐 놓은 판도라의 상자엔 아직도 희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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