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이명박 정부를 향한 시국선언의 의미
<기고> 이명박 정부를 향한 시국선언의 의미
  • 승인 2009.06.14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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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영 (대구대 불어불문학과 외래교수)
최근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계기로 촉발된 사회적인 시류로 그간 있었던 이명박 정부의 문제점들을 지적하는 시국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도미노현상과 같은 시국선언을 지켜보면서 우리사회가 아직은 양심의 경고음을 들을 수 있는 사회라는 입장과 반대 진영에서는 시국 선언은 국민적인 혼란만을 가중시킨다는 말로 이들을 비난하는 입장으로 서로 맞서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면 이러한 시국선언이 과연 어떠한 의미가 있을까? 우선 시국선언은 현재 당면한 국내 및 국제 정세나 대세 그 나라의 시대상황 특히 정치나 사회적으로 큰 혼란이 있거나 뭔가 문제가 있다고 판단될 때 교수들이나 종교계 인사들, 재야 운동가, 사회 지도층이 담화문 형태로 보다 발전적이고 생산적이며 민주주의를 지향하고 권위주의를 타파하고 국정 쇄신을 요구하는 형태로 자신들의 우려를 표명하며 해결하기를 촉구하는 것을 말한다.

역사적으로 볼 때, 시국선언은 예전 군부독재시절에 자주 발표하였는데 민주화를 열망하는 국민적인 힘을 결집시켰고 독재정권에게 상당한 압력으로 작용하였다. 그리고 얼마 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로 인해, 서울대 시국선언에서는 민주주의의 후퇴를 방관할 수 없으며 작금의 위기상황을 국민화합의 계기로 삼고 일방적인 독주를 중단하며 국민의 의견을 존중해야 된다는 지적을 하였다.

우리는 현재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로 한국의 민주주의는 세계 어디에도 그 유례를 볼 수 없는 후퇴의 길을 걷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본래 민주주의는 감성보다도 이성과 합리성을 기초로 한 법치주의의 기틀을 갖추어야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는 너무나 안타깝다. 그러나 이제 예의를 다 갖춘 국민장을 끝낸 이 시점에서 본연의 위치로 돌아와 이성과 합리성을 바탕으로 하는 자기 성찰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본다.

물론 민주사회의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는 상황에서 현 정부에 대한 비판의 자유는 누구에게나 있다. 또한 비판받을 만하면 받아야 함이 옳다. 하지만 이 시국선언이 전체성의 관점에서 조화, 즉 국민들에 선출된 대통령과 정부를 끝까지 믿고 국가와 국민이 함께 도약의 계기로 삼아야 되지 않을까?

시국선언을 악용하는 경우는 생기지 않으리라 생각하지만, 만약 이러한 시류를 악용하여 정치적 이득을 보려는 세력과 결탁하거나 다른 목적의 이데올로기로 시국선언을 한다면 그것은 자제해야 할 것이다. 결국 시간이 지나면 당시의 정부는 역사 속에서 평가를 받기 마련이다. 지금은 조목조목 세부적인 평가 이전에 전체적인 사항을 보고 가야할 때가 아닌가?

우리는 현재 실업, 물가, 대북 문제 등 산적한 현안들이 많으며 이로 인해 새로운 위기를 맞고 있다. 그러므로 이때가 어느 시기보다 중요한 시기이며, 시국선언으로 인해 동정심, 선동성, 편 가르기, 군중심리가 작용하는 때가 아닌 온 국민이 하나 되는 모습을 보여야 할 때라 생각된다.

한국인에게는 예로부터 정(情)이라는 것이 있다. 이 정은 우리문화에서 볼 수 있는 특징 중 하나이다. 서양에는 정(情)이라는 단어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이러한 정(情)을 통해 항상 다른 사람이 실수를 할 경우, 용서하고 그들과 다시 화해하는 강한 힘을 가진 민족이다. 이명박 정부는 지금 진정한 모습으로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떳떳이 인정하고 국민들에게 사과해야 할 것이며, 잘한 부분에 대해서는 국민들에게 인정받는 정부가 되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이명박 정부는 우리 국민 모두의 가슴에서 타오르고 있는 민주적 요구에 대해 진지하고 성의 있게 대응함으로써 지금의 어려운 상황을 국민적 화합과 연대를 바탕으로 한 민주주의의 큰 길로 나아가는 전환점으로 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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